AI 핵심 요약
beta- 국산차 가격이 올라 소비자 선택이 좁아졌다
- BYD가 2000만원대 상품성으로 국내서 급성장했다
- 현대차그룹은 가격 인상보다 소비자 이탈을 경계해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국산차는 옵션 더하면 3000만원대 훌쩍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이제 웬만해서는 2000만원대로 국산차를 사기 어렵다. 가격표에는 여전히 2000만원대 기본 트림이 남아 있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편의·안전사양을 더하면 가격은 금세 3000만원을 넘어선다. 최저가격은 광고에 등장할 뿐 실제 구매 과정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숫자가 되고 있다.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가 부담을 줄여 선택했던 '국민차'의 자리가 빠르게 좁아지는 셈이다. 차급과 성능이 향상된 만큼 가격이 오르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저렴한 트림을 유지하기보다 인기 사양을 묶어 기본화하고 가격을 올리는 방식이 반복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도 함께 줄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빈틈을 파고든 곳은 중국 브랜드다. 중국차가 국내에 진출할 때마다 안전성과 품질, 개인정보 유출, 배터리 화재 가능성 등이 먼저 거론됐다. 인증과 보조금 심사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반드시 검증해야 할 문제도 있었지만 확인되지 않은 소문과 '중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품질을 단정하는 프레임도 뒤섞였다.
그러나 가격 앞에 장사는 없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BYD는 8월 국내에서 3002대를 판매했다. 테슬라와 BMW,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수입차 브랜드 4위다. 1~8월 누적 등록 대수는 1만752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0% 증가했다.
법인과 렌터카 물량이 만든 착시도 아니다. BYD가 누적 판매 1만대를 돌파했을 당시 구매자의 79%는 개인 고객이었고 98%는 한국 국적이었다. 중국차가 호기심의 대상을 넘어 국내 소비자의 실질적인 구매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BYD의 무기는 단순히 싼 가격만이 아니다. 소형 전기차 돌핀은 보조금 적용 전에도 2450만원부터 시작한다. 그러면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앞좌석 열선, 열선 스티어링 휠, 티맵 내비게이션, 무선 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 등을 기본으로 갖췄다. 국산차에서는 트림을 올리거나 별도 선택품목으로 구입해온 기능 상당수가 2000만원대 전기차에 기본 탑재된 것이다.
PHEV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씨라이언 6 DM-i도 3750만원에 출시됐다. 웬만한 국산 중형 하이브리드 SUV보다 저렴하면서 다양한 안전·편의사양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소비자가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부족한 서비스망을 감수할 이유를 가격과 상품성에서 동시에 제시한 셈이다.
반면 현대차·기아의 가격표는 계속 위를 향한다. 현대차 신형 아반떼는 2398만원부터 시작해 기존 모델보다 336만원 높아졌다. 하이브리드는 3042만원부터다. 기아 셀토스는 2512만원, 니로와 스포티지는 각각 2927만원과 2944만원부터 시작한다. 여기에 선호 트림과 옵션을 고르면 3000만원대 진입은 어렵지 않다.
현대차그룹도 할 말은 있다. 원자재와 물류비, 인건비가 올랐고 첨단 안전·편의사양도 늘었다. 국산차가 중국차보다 촘촘한 서비스망과 높은 잔존가치를 갖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우위가 지속적인 가격 인상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할 이유는 아니다.
소비자는 국적이 아니라 가격과 상품성을 비교해 차를 산다. 가격 차이가 커지고 기본사양에서도 밀리면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불안을 감수하고 중국차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중국차가 한국 시장의 문을 억지로 비집고 들어온 것만은 아니다. 국산차가 가격을 올리며 비워둔 자리를 중국차가 채웠다.
현대차그룹이 진정 경계해야 할 것은 BYD의 저가 공세만이 아니다. 더 이상 국산차를 당연한 선택으로 여기지 않는 한국 소비자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