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4일 최장 재임 총리가 됐다.
- 멜로니 총리는 1413일 재임으로 베를루스코니 기록을 하루 넘겼다.
- 극우 출신이지만 온건 노선으로 EU 협력과 재정 안정에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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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 이탈리아 총리'에 등극했다. 정치 위기와 연립정부 붕괴가 빈번한 것으로 악명 높은 이탈리아 정치 세계에서 역사적 기록을 세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멜로니 총리는 4일(현지시각) 총리 재임 1413일을 맞았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두 번째 임기(2001년 6월 11일~2005년 4월 23일) 기록을 하루 경신했다.

멜로니 총리가 속한 집권여당 이탈리아형제들 소속 의원인 일렌야 루카셀리는 "이탈리아에서 정부가 4년 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는 매우 소중한 성과"라고 말했다.
멜로니는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안정은 자랑할 기록이 아니라 국가가 계획을 세우고, 결정을 내리며, 약속을 지키고, 존중받을 수 있게 하는 조건"이라며 "성과는 분명 존재하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도 잘 알고 있다"고 썼다.
FT는 "멜로니 집권기의 정치적 안정은 영국 등 다른 나라들과도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며 "같은 기간 영국은 벌써 네 번째 총리를 맞았다"고 말했다.
로마 루이스대학교 정치학과 교수 조반니 오르시나는 "멜로니의 가장 큰 성과는 지정학적 격변기를 무사히 헤쳐 나가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그는 "유럽연합(EU)과 효과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엄격한 재정 규율을 유지했으며, 우크라이나를 지속적으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멜로니는 배가 침몰하지 않도록 잘 버텨냈다"고도 했다.

10대 시절 베니토 무솔리니의 충성파 생존자들이 창당한 신파시스트 정당 이탈리아 사회운동(MSI)에서 정치활동을 시작한 멜로니는 취임 당시 유럽 정계에서 무솔리니 이후 가장 극우적인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강한 이탈리아를 내세우며 반이민·반유럽연합(EU) 등을 내세워 인기를 끌었다.
당시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독일보다 220bp(2.20%포인트) 높아 이탈리아의 위험도가 상당하다는 인식이 반영돼 있었다.
하지만 집권 이후 온건 실용주의 노선을 취하며 유럽을 안심시켰다. 취임 때 내세웠던 '반EU' 공약에서 물러나 'EU 개혁'으로 수위를 낮췄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
멜로니가 신중한 행보를 보이자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은 상향됐고, 독일과의 금리 차도 꾸준히 축소됐다. 스프레드는 올해 2월 약 60bp로 15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의 남유럽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 필리포 타데이는 "멜로니 정부는 재정 측면에서 매우 신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두 차례의 에너지 위기를 겪었지만 재정 건전성을 상당히 잘 관리했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스의 유럽 금리 전략 책임자 로한 칸나도 "멜로니는 이탈리아를 유럽의 정치적 안정의 상징 같은 존재로 만들었다"며 "시장은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는 방식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불법 이민 이슈를 잘 처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멜로니 정부는 지중해의 자선단체 구조선 압류와 알바니아 역외 수용시설 건설 등 강경한 방식으로 불법 이민 유입을 막는 한편 노동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합법적인 외국인 노동자 취업 허가도 확대했다.
하지만 그가 당면한 과제도 만만치 않다는 진단도 제기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20~64세 고용률은 지난해 사상 최고인 67.6%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EU 평균인 76.1%를 크게 밑돌며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올해 초 실질임금은 2021년 초보다 약 6.1% 낮아졌다.
이탈리아는 내년 말까지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 판세가 유지된다면 멜로니 총리의 재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FT는 "여론조사기관들은 멜로니의 지지율이 지난 1년 동안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분석한다"며 "뛰어난 소통 능력과 진정성 있는 이미지, 무엇보다 이탈리아 유권자들의 정부에 대한 기대 수준이 낮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고 했다.
여론조사기관 유트렌드(YouTrend)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 로렌초 프레글리아스코는 "멜로니의 입지가 분열된 중도좌파 야권의 약세와 낮은 인기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