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한국 남자배구가 9월 4일 후쿠오카 아시아선수권에 나선다.
- 허수봉과 임동혁 복귀로 높이와 결정력을 끌어올렸다.
- 일본·이란·중국을 넘어 28년 만의 올림픽을 노린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국 여자배구가 아시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제 한국 배구의 시선은 일본 후쿠오카로 향한다. 임동혁과 허수봉까지 돌아온 남자대표팀이 아시아 정상과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출전권에 도전한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오는 9월 4일부터 13일까지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2026 아시아배구연맹(AVC) 남자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한다.

앞서 차상현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지난 27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여자 아시아선수권 8강에서 태국에 세트스코어 0-3으로 패했다. 2023년에 이어 또다시 4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우승팀에 주어지는 LA 올림픽 직행 티켓도 놓쳤다.
이제 시선은 남자대표팀으로 향한다. 남자대표팀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한국은 대회를 앞두고 지난달 29~30일 천안에서 바레인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러 모두 승리했다. 1차전을 3-1로 잡은 데 이어 2차전에서는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3-0으로 완승했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바레인과 만날 때마다 팽팽한 승부를 벌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결과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가장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이 사실상 '완전체'에 가까워졌다는 점이다. 에이스 허수봉(현대캐피탈)이 돌아왔다. 비시즌 대표팀 일정에 합류하지 못했던 허수봉은 지난달부터 볼 훈련을 시작하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약 4개월 만에 실전을 치른 탓에 아직 완벽한 경기 감각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바레인과 1차전에서 13점, 2차전에서 11점을 기록했다.
고질적인 허리 문제로 컨디션 관리가 필요했던 임동혁(대한항공)도 돌아왔다. 바레인과 1차전에서는 어택라인 침범 등 범실이 나오며 실전 감각에서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팀 내 최다인 18점을 올렸다. 2차전에서도 13점을 책임졌다. 두 경기에서 임동혁은 31점, 허수봉은 24점을 합작했다.

두 선수의 복귀는 단순히 득점원이 두 명 늘어났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196㎝ 허수봉과 201㎝ 임동혁이 동시에 코트에 서면서 한국의 높이가 크게 올라간다. 임동혁이 빠졌을 때 대표팀은 187㎝ 신호진(현대캐피탈)을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용했다. 신호진은 동아시아선수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될 정도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지만 일본과 이란, 중국 등 장신 선수들이 즐비한 아시아 강호들을 상대할 때 블로킹 높이에서는 한계가 있었다.
임동혁이 돌아오면서 네트 앞 높이부터 달라진다. 공격에서도 높은 타점과 강한 힘을 활용해 어려운 공을 해결할 수 있는 확실한 아포짓이 생겼다. 리시브가 흔들려 세터가 완벽한 공격을 구성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높은 공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의 존재는 단기전에서 더욱 중요하다.
임동혁의 복귀는 허수봉의 활용도를 높이는 효과도 가져온다. 허수봉은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대표팀 최고의 멀티 공격수다. 임동혁이 아포짓을 책임지면 허수봉을 측면에 배치해 높이를 강화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두 선수의 위치를 조정하며 변화를 줄 수도 있다. 공격뿐 아니라 서브와 블로킹에서도 힘을 보태는 허수봉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라미레스 감독이 사용할 수 있는 카드가 크게 늘어난다.
두 선수만 있는 것도 아니다. 임성진(상무)은 안정적인 리시브와 수비를 바탕으로 공격에서도 힘을 보탤 수 있는 대표팀의 핵심 아웃사이드 히터다. 정한용(대한항공) 역시 강한 서브와 공격력을 갖췄다. 바레인과 1차전에서도 임동혁과 허수봉이 31점을 합작한 가운데 임성진과 정한용이 각각 9점을 올렸다.

여기에 신호진도 있다. 임동혁이 빠진 사이 주전 아포짓으로 국제경험을 쌓았고 지난달 동아시아선수권에서는 대회 MVP까지 차지했다. 187㎝로 신장은 작지만 빠른 스윙과 탄력을 활용하는 공격은 임동혁과 스타일이 확연하게 다르다. 경기 흐름을 바꾸거나 상대 블로킹의 타이밍을 흔들 수 있는 또 하나의 옵션이다.
중앙까지 살아난다면 한국의 공격은 더욱 까다로워진다. 이상현(상무)을 비롯한 미들 블로커진의 속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상대가 임동혁과 허수봉에게만 블로킹을 집중하기 어렵다. 바레인과 평가전에서도 한국은 측면이 막히는 순간 중앙 활용도를 높이며 상대 블로킹을 분산시켰다.
이를 조율하는 세터가 이번 대회의 중요한 변수다. 기존 주전 황택의(KB손해보험)가 발목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한태준(우리카드)과 황승빈(현대캐피탈)이 공격을 이끌어야 한다. 특히 2004년생 한태준에게 이번 대회는 대표팀의 새로운 야전사령관으로 올라설 기회다. 빠른 토스와 과감한 중앙 활용이 장점인 한태준은 바레인과 2차전에서 선발로 나서 공격을 조율하면서 블로킹으로도 4점을 올렸다.
라미레스 감독이 그동안 대표팀에 입혀온 배구도 이 같은 선수 구성과 맞물린다. 한국이 일본이나 이란을 상대로 높이와 힘만으로 정면승부를 벌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라미레스 감독은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어 공격 선택지를 제한하고 블로킹과 수비를 통해 반격 기회를 만든 뒤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하는 배구를 구축해왔다.
공격 역시 한 명에게 의존하기보다는 여러 선택지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임동혁에게 어려운 공을 맡기되 허수봉과 임성진, 정한용을 폭넓게 활용하고 중앙 속공까지 섞어 상대 블로킹을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선수들의 높이와 파워를 살리면서도 속도와 조직력을 함께 가져가는 것이 라미레스호가 아시아 강호를 넘어설 방법이다.

올해 국제대회에서 가능성도 확인했다. 한국은 지난 6월 AVC 네이션스컵에서 첫 경기 태국전 패배 이후 인도네시아와 오만을 연달아 잡았고 카타르까지 3-1로 제압했다. 특히 카타르전에서는 상대의 높은 블로킹에 고전하면서도 강한 서브로 리시브를 흔들며 승리를 가져왔다.
7월에는 평가전이지만 세계적인 강호 브라질을 3-1로 꺾었다. 당시 허수봉과 임동혁 등 일부 핵심 전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호진이 20점, 임성진이 18점, 정한용이 12점을 기록했다. 특정 선수 한 명이 아닌 여러 공격수가 세계적인 팀을 상대로 점수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8월 동아시아선수권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임동혁과 허수봉 없이 출전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일본과 대만, 마카오를 차례로 제압했다. 준결승에서는 중국을 3-0으로 완파했고 결승에서 다시 일본을 3-1로 꺾으며 정상에 올랐다. 신호진은 대회 MVP를 차지했다. 핵심 공격수들의 공백 속에서도 결과를 만들어내며 선수층까지 넓혔다.
그리고 이제 임동혁과 허수봉이 돌아왔다. 그렇다고 아시아 정상 도전이 쉬워진 것은 아니다. 넘어야 할 벽은 여전히 높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는 개최국 일본이다. 일본은 최근 몇 년 사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정상권으로 올라섰다. 이시카와 유키와 다카하시 란, 니시다 유지, 미야우라 겐토 등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빠른 템포의 공격과 안정적인 수비, 강한 서브까지 갖춰 한국이 우승을 노린다면 결국 넘어야 할 상대다.

이란도 빼놓을 수 없다. 로베르토 피아차 감독이 이끄는 이란은 국제무대에서 꾸준히 세계적인 강호들과 경쟁하고 있다. 203㎝ 아포짓 아민 에스마일네자드와 지난 시즌 우리카드에서 뛰었던 알리 하그파라스트까지 높이와 파워를 갖춘 선수들이 즐비하다. 중국 역시 압도적인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언제든 우승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조별리그에서는 카타르가 최대 경계 대상이다. 한국은 카타르, 대만, 태국과 C조에 편성됐다. 카타르는 아시아에서도 손꼽히는 높이와 힘을 갖춘 팀이다. 지난 AVC 네이션스컵에서 한국이 3-1로 꺾었지만 당시에도 상대 블로킹에 상당히 고전했다. 이번 맞대결은 라미레스 감독이 추구하는 강한 서브와 빠른 공격이 아시아 상위권의 높이를 다시 한번 무너뜨릴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대표팀이 바라보는 곳은 단순히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그치지 않는다. 아시아선수권이 끝나면 곧바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기다리고 있다. 라미레스 감독 부임 후 가장 중요한 한 달이다. 이번 두 대회를 통해 한국이 다시 아시아 정상권으로 올라갈 수 있는지를 증명해야 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올림픽이다. 허수봉 역시 바레인과 평가전을 마친 뒤 "올림픽이라는 꿈에 도전하자는 생각이다. 올림픽에 가자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라며 "선수들 모두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있다. 다른 나라와의 대결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남자배구가 마지막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것은 2000년 시드니 대회다. LA 올림픽 출전에 성공한다면 무려 28년 만이다.
바레인과 평가전 2연승이나 최근 국제대회의 상승세만으로 아시아 정상 등극을 낙관할 수는 없다. 일본과 이란, 중국 등 한국보다 객관적인 전력이 앞서는 팀들이 버티고 있다.
그래도 이전과 비교하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확실히 많아졌다. 허수봉과 임동혁이 돌아오면서 높이와 결정력이 강화됐고 임성진과 정한용이 측면을 받친다. 그동안 주포들의 빈자리를 메우면서 성장한 신호진이라는 새로운 카드도 얻었다. 젊은 세터 한태준을 중심으로 중앙과 측면을 폭넓게 활용하는 공격도 조금씩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완전체를 구성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여러 선수를 시험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린 라미레스호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가장 강력한 전력을 갖췄다.
이제 확인할 것은 하나다. 다시 완성된 한국 남자배구가 아시아 정상권에서도 통할 수 있느냐다. 28년 동안 닿지 못했던 올림픽 무대로 향하는 도전이 후쿠오카에서 시작된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