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허태정 대전시장은 27일 20만 원 재난지원금 지급이 어렵다고 밝혔다.
- 선거 때는 재정 악화를 비판하며 지급 공약을 내세워 논란이 커졌다.
- 시민사회는 공약 검토와 철회 이유를 투명하게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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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재정상황 생각보다 악화" 이유 되레 비난 자초
지역정가 "상황파악 못한건지 변경이유 설명해야" 지적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허태정 대전시장이 지난 지방선거 당시 1인당 20만 원의 '대전형 고유가 재난지원금' 을 공약했다가 취임 두 달 만에 사실상 철회해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이에 시 재정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공약했거나 재정 부담을 알고도 현금성 '맹탕 공약'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선거 과정에서 대전시의 지방채 증가와 재정 악화를 직접 비판했던 허 시장이 당시 상황파악을 못한 것인지 아니면 재정 상황을 알면서도 시민 표심을 잡기 위해 공약을 내세운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된다.
허태정 시장은 지난 27일 온통대전 2.0 브리핑에서 "후보 시절 고유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시에 와서 살림을 살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재정 상황이 훨씬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어 "실질적으로 2000억 원 이상 들어가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에는 대전시 재정 여건이 도저히 안 되는 상황"이라며 "약속했던 재난지원금 지급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불과 넉 달 전 자신이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 결선투표를 앞두고 대전시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내놓은 공약과는 정반대 판단으로, 표를 얻기 위한 '맹탕 공약'이었다는 거센 비판과 함께 정치적 신뢰도에 치명상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허 시장은 지난 4월 대전시장 후보로 나서 고유가와 물가 상승으로 커진 시민 부담을 덜겠다며 1인당 20만 원 상당의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선 즉시 긴급 추가경정예산 편성'까지 내걸었다. 지방교부세 증액분 등을 활용하겠다는 재원 조달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대전시 재정 사정은 선거판의 주요 쟁점인 상황에서 당시 허태정 후보는 누구보다 이를 강하게 문제 삼았다.
허 시장은 당시 선거 과정에서 민선8기 대전시의 지방채 증가를 거론하며 재정 운용을 여러 차례 비판했다. 선거 방송 TV토론에서도 지방채 규모가 크게 늘었다며 민선8기 시정의 재정 건전성 문제를 직접 제기했다.
재정 악화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2000억 원 이상이 소요되는 현금성 공약을 제시한 셈이다. 더구나 당선 이후인 지난 6월에도 시 재정 상황을 점검한 뒤 지원 대상·지급 시기·방식을 구체화하겠다고 밝혀 공약 추진 의사를 거두지 않았다.
그런데 불과 취임 두 달여 만에 지급 불가를 공식화해 충격을 더한다. 선거 전부터 재정 악화를 알고 있었다면 2000억 원대 공약의 재원 검토가 얼마나 충실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취임 이후 이전에는 알 수 없었던 재정 문제가 확인됐다면 무엇이 새로 드러났는지를 공개해야 한다.
세입 감소인지, 채무 증가인지, 기존 사업에 따른 재정 부담인지도 제시되지 않았다. 공약 발표 당시 재원으로 지목했던 지방교부세 증액분을 왜 활용할 수 없게 됐는지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허태정 시장은 민선7기 대전시정을 4년간 이끈 당사자다. 대전시의 세입·세출 흐름과 대규모 사업에 따른 재정 부담을 일반 후보보다 상세하게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그런 만큼 '시청에 와서 살림을 살펴보니' 예상보다 어려웠다는 설명만으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더구나 대전형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원론적인 복지 확대 공약도 아니다. '1인당 20만 원'·'당선 즉시 추경'처럼 지급액과 추진 시기까지 못 박은 현금성 공약이다. 유권자가 받을 혜택을 구체적인 금액으로 제시한 공약인 만큼 선거 전에 재원과 실현 가능성을 더 엄격하게 따졌어야 한다는 지적이 타당한 이유다.
대덕구에 거주하는 70대 A씨는 "20만 원을 준다고 할 땐 언제고 그새 말이 바뀌냐"며 "정치인 입이 그렇게 가벼워서 어찌 신뢰를 얻을지 우려된다. 대전시장으로서 약속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약 철회에 대한 시민 불만과 비판이 거센데도 허태정 시장은 공약 변경에 대한 기자회견이나 설명회를 열지 않았다. 온통대전 2.0 브리핑 도중 지원금 지급이 어렵다고 밝힌 것이 사실상 공약 철회 통보가 된 셈이다.
2000억 원 이상 소요되는 허태정 시장 대표 민생공약을 거둬들이면서도 당초 어떤 검토를 거쳐 공약을 만들었는지, 취임 이후 재정 판단이 왜 달라졌는지에 대한 세부 설명은 은근슬쩍 넘어가는 모양새다. 공약 수립 당시 비용 추계와 재원 검토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가 지역 시민사회에서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정치권에서도 대전시장 경험까지 있는 허태정 시장이 선거판을 흔들었던 1인당 20만 원의 '대전형 고유가 재난지원금' 지급 사업을 재정 사정을 이유로 취임 두 달 만에 대표 현금성 공약 포기를 선언한 것을 두고 '아니면 말고'식 공약 아니었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모든 공약을 지키지 못할 때는 분명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시민들에게 변경 이유와 판단 과정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며 "선거 때 재정 악화를 강하게 지적하면서 20만 원 지급을 약속해 놓고 두 달 만에 같은 재정 문제를 이유로 접는다면 당시 약속이 어떤 검토를 거쳐 나온 것인지부터 설명하는 게 순서다. 허 시장은 상황에 대해 책임지고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선거 전 후보 시절에는 재정난을 지적하면서도 시민에게 20만 원 지급을 달콤하게 약속하고 당선 뒤에는 같은 재정난을 이유로 시민약속을 거둬들인 만큼 비난을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시민들이 납득할만한 설명을 해야 하는 책임이 당연히 허 시장에게 있기 때문이다.
gyun50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