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키움 박준현이 26일 삼성전서 2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 키움은 박준현의 제구 난조에도 2군행 대신 재기회를 줬다.
- 설종진 감독은 다음 등판에서 공격적 승부를 주문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고척=뉴스핌] 남정훈 기자 = 키움이 공들여 키우고 있는 '특급 신인' 박준현이 프로 데뷔 후 가장 혹독한 하루를 보냈다. 한때 신인왕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박준현은 후반기 들어 급격한 기복을 노출하고 있지만, 키움은 당장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하기보다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
박준현은 지난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 4피안타(1피홈런) 5사사구 1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졌다. 키움이 2-12로 대패하면서 시즌 7패째를 떠안았다. 2이닝 투구, 5실점 모두 박준현에게는 프로 데뷔 후 최악의 기록이었다.

더 뼈아픈 것은 상대가 삼성이었다는 점이다. 박준현에게 삼성은 특별한 상대였다. 북일고를 졸업하고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키움에 입단한 박준현은 지난 4월 26일 삼성과 프로 데뷔전에서 5이닝 4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역대 13번째 고졸 신인 데뷔전 선발승이었다.
6월 17일 두 번째 삼성전에서는 한 단계 더 강렬했다. 7이닝 동안 4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작성했다. 두 경기에서 삼성 상대 성적은 12이닝 8피안타 6사사구 10탈삼진 무실점, 평균자책점 0.00. 올 시즌 상대했던 팀 가운데 유일하게 승리를 따낸 팀도 삼성이었다.
그래서 26일 경기는 반등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전 두 번의 삼성전과는 완전히 다른 박준현이 마운드에 서 있었다.
시작부터 제구가 흔들렸다. 1회 선두타자 박승규에게 안타를 맞은 뒤 김성윤과 구자욱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무사 만루. 여기서 박준현은 최형우에게 초구 시속 152㎞ 직구를 던졌지만 가운데로 몰렸고, 타구는 그대로 중앙 담장을 넘어갔다. 만루 홈런이었다.

한 방으로 끝나지도 않았다. 류지혁에게 다시 안타를 허용했고 도루와 폭투까지 겹쳤다. 김영웅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가까스로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지만 이재현에게 또 볼넷을 내줬고, 박세혁에게 적시타를 맞아 1회에만 5점을 허용했다.
2회에는 가까스로 무실점으로 버텼다. 그러나 3회 선두타자 류지혁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자 키움 벤치도 더 기다리지 않았다. 결국 박준현은 아웃카운트 6개만 잡은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박준현이 던진 61구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28개에 불과했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45.9%에 그쳤다. 아무리 시속 150㎞를 훌쩍 넘는 공을 가지고 있어도 스트라이크존에서 승부하지 못하면 위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준 경기였다.
사실 이상 신호는 이미 전부터 나타나고 있었다. 박준현은 시즌 초반 최고 시속 150㎞ 후반대 강속구를 앞세워 키움 선발진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키움 설종진 감독도 6월까지만 해도 "생각보다 더 많이 성장하고 있다"라고 평가할 정도였다. 선발 수업을 받던 신인에서 후반기에는 사실상 4선발 역할까지 맡게 됐다.

하지만 7월부터 흐름이 완전히 달라졌다. 7월 4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10.69로 크게 흔들렸다. 8월에도 26일 삼성전까지 2패, 평균자책점 8.71에 머물고 있다. 지난 7월 31일 SSG전에서는 타선이 일찌감치 대량 득점을 지원했지만 볼넷에 발목을 잡혀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5실점했다.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둔 이후 좀처럼 시즌 2승째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26일 경기 전까지 시즌 성적도 15경기 1승 6패, 평균자책점 5.04였다. 최근 10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승리 없이 5패, 평균자책점 6.29. 여기에 삼성전 5실점까지 더해지면서 시즌 평균자책점도 5.53으로 다시 치솟았다.
구위 자체가 약해진 것은 아니다. 결국 지금 박준현에게 필요한 것은 더 빠른 공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강력한 직구를 스트라이크존에 얼마나 안정적으로 넣을 수 있느냐다. 제구가 흔들리면서 불리한 카운트가 늘어나고, 주자가 쌓인 뒤 스트라이크를 넣으려다 가운데로 몰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키움 설종진 감독도 이 부분을 정확하게 짚었다. 설 감독은 27일 박준현에 대해 "아직 커맨드가 덜 잡혔다. 1년 차라 경험이 부족하고 밸런스가 완벽하지 않다"라며 "어느 날은 잘 던지고 어느 날은 볼넷이 많아지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준현에게 주문한 것은 '도망가지 않는 투구'였다. 설 감독은 경기 후 직접 박준현과 면담을 갖고 "투수라면 안타나 볼넷을 내주기 싫은 마음은 알지만 도망가는 피칭은 하지 말자"라며 다음 등판에서는 보다 공격적인 승부를 펼칠 것을 주문했다.
키움은 당장 박준현을 2군으로 보내지는 않는다. 설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서 나올 수 있는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다음 주까지는 선발로 한 번 더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음 주 화요일 등판 내용과 투구 수를 확인한 뒤 향후 선발 로테이션 운영을 결정할 예정이다.
결국 다음 등판이 중요해졌다. 7월 평균자책점 10.69, 8월 8.71이라는 숫자가 보여주듯 단순히 한 경기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 번 더 제구가 크게 무너진다면 1군에서 계속 선발 수업을 이어가는 것이 성장에 도움이 되는지를 키움도 다시 고민할 수밖에 없다.
박준현의 재능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 프로 데뷔전 선발승과 삼성전 7이닝 무실점으로 그 가능성을 이미 보여줬다. 그러나 시즌이 길어지면서 고교 시절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체력 관리와 투구 밸런스 유지, 위기에서의 경기 운영이라는 새로운 숙제가 동시에 찾아왔다. 성장통을 극복해야 '큰' 투수가 될 수 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