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미국서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AI 데이터센터 반발이 커졌다
- 주민들은 소음·물 부족·전기료 급등을 우려하며 시위했다
- 공화당까지 규제에 나서며 선거와 투자 향배가 흔들렸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표심을 뒤흔드는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수자원 고갈, 전기료 폭탄을 우려하는 지역 민심이 분출하면서 경합주 선거판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1년 넘게 누적됐던 인근 주민들의 불만에 정치권이 호응하면서 판이 커졌다. 하이퍼스케일러를 비롯한 AI 빅테크들에게는 치솟는 AI칩 비용만큼이나 묵직한 난제가 생겼다.
◆ "축구장 크기·소음·전기 폭탄"…지역 주민들 분노 폭발
일명 'AI 님비(NIMBY)' 현상의 핵심 배경은 주민들의 삶의 질 파괴와 생활비 부담 문제다. 님비는 '내 뒷마당에는 안 된다(Not In My Backyard)'의 약자로, 공공의 이익에는 부합하지만 자신들이 속한 지역에는 이롭지 않다고 판단되는 시설의 유치를 반대하는 사회적 현상을 뜻한다.

AP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네바다 등 경합주를 포함한 미국 주요 지역의 청문회와 표밭 현장에서는 데이터센터 유치를 둘러싼 주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주민들은 축구장 수십 개 크기에 달하는 데이터센터가 동네에 들어설 경우 발생할 피해를 호소한다. 가동을 위해 24시간 내내 돌아가는 거대한 냉각팬 소음과 공해, 수질 오염은 물론 지하수 고갈과 전기요금 폭등에 대한 공포가 지역사회를 덮쳤기 때문이다.
2023년 조지아주 코웨타 카운티로 이사했다는 로라 베스 씨는 일부러 주요 도로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 마을을 선택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 집 뒤편 드넓은 들판에 490만 평방피트(약 45.5헥타르) 규모의 하이퍼스케일러 데이터센터가 들어설 계획이라는 보도를 접하자 페이스북 커뮤니티 페이지를 개설해 반대 주민들을 모았다. 현재 8천300명 이상이 이 운동에 동참했으며, 코웨타 카운티와 프로젝트 추진사인 '아틀라스 디벨롭먼트(Atlas Development)'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진행 중이다.
타임지에 따르면 7월 18일 '데이터센터 전국 시위의 날'을 맞아 미국 42개 주에서 142건의 시위가 열렸다. 현장에 모인 주민들은 "빅테크가 막대한 세제 혜택을 누리며 천문학적인 이익을 올리는 동안, 주민들은 마실 물을 빼앗기고 전기료 폭탄을 맞고 있다"며 "그렇게 AI 데이터센터가 좋다면 정치인과 빅테크 임원진 집 앞에나 지어라"라고 야유와 고성을 터뜨렸다.
가뜩이나 고물가로 힘든 상황에서 데이터센터로 인해 전기료마저 오를까 우려하는 민심은 사납다. 6월 로이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3분의 1만이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인근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것을 편안하게 생각한다고 답한 비율은 14%에 불과했다. 퀴니피액 여론조사에서도 유권자 10명 중 4명(약 40%)이 이번 하원 선거에서 표를 행사할 때 'AI 데이터센터 이슈'를 매우 중요한 결정 요인으로 꼽겠다고 답했다.
단순한 지역 민원을 넘어 11월 중간선거의 향배를 가를 실질적인 표심 변수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데이터센터가 목에 걸린 닻"…공화당의 비상
이 같은 'AI 님비' 현상은 당초 친(親)기업 성향을 띠던 공화당 후보들에게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공화당 상원 선거위원회(NRSC)는 지난 20일 내부 메모를 통해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유권자들의 분노가 선거 승패를 가를 수 있다고 공식 경고했다. NRSC는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데이터센터가 존 휴스테드 의원 목에 걸린 무거운 닻(anchor hanging around Husted's neck) 역할을 하고 있다"며 빅테크 기업들에 긴급 자구책을 요구했다.
실제로 11월 본선에서 휴스테드 의원과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당의 셰러드 브라운 전 의원은 탈환을 노리며 휴스테드 후보를 '데이터센터의 얼굴'로 지칭하는 공격용 TV 광고를 대대적으로 송출하고 있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휴스테드 의원도 지난 7월 20일, 빅테크 기업이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전력망 및 인프라 구축 비용 전액을 직접 부담하도록 강제하는 '전기 소비자 보호법(Ratepayer Protection Act)'을 긴급 발의하며 불씨 끄기에 나섰다. 기업에 제공하던 세제 혜택을 전면 재검토하고 주민 피해를 막는 법안을 직접 주도함으로써 '빅테크 대변인'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필사적인 방어막을 친 셈이다. 그러나 상대 후보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면서 승패는 여전히 안개 속에 갇혀 있다.

비상이 걸린 일부 공화당 정치인들 역시 "빅테크가 주민들을 밀어내지 못하겠다, 데이터센터를 짓지 못하게 하겠다"며 급격히 선회하는 모습이다. 지난 3일, 대표적 친기업 성향인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공화)는 주 내 모든 신규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연결을 즉각 동결하고 대대적인 전수 감사를 지시하는 긴급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텍사스 전력망(ERCOT) 전체 신규 전력 신청의 90%를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면서 전기료 급등과 전력망 과부하 우려가 폭발하자, 보수 진영의 핵심 인사이자 친기업파였던 주지사마저 "텍사스 주민의 안전과 삶의 질이 최우선"이라며 빅테크를 향해 전격적으로 칼을 빼든 것이다.
이러한 급선회 움직임은 주(州) 단위 정치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디애나, 조지아, 위스콘신 등 전통적 공화당 강세 지역의 카운티 지방의회들 역시 보수 성향 주민들의 표심 이탈을 막기 위해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 모라토리엄(일시 중단)을 연이어 의결하거나, 기존에 약속했던 세제 혜택을 철회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미중 경쟁에서 AI 주도권을 잡기 위해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충을 독려하는 중앙 정부의 정책 기조와 달리, 표밭을 직접 관리해야 하는 지역 공화당 정치인들은 주민들의 'AI 님비' 정서에 굴복해 빅테크와의 거리 두기에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AI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는 필수적이며, 많은 일자리와 세수를 창출한다"고 방어막을 치고 있으나, 선거를 앞둔 유권자들의 불만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중간선거 결과가 빅테크의 AI 인프라 확장 속도와 방향성을 좌우할 결정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