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파라다이스시티가 1일 A.A.무라카미 한국 첫 전시를 열었다.
- 전시는 ‘뉴 스프링’ 등 자연과 기술을 결합한 작품을 선보였다.
- 비눗방울과 조개껍질로 덧없음과 생성의 순환을 드러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내년 2월 10일까지 대표작 '뉴 스프링' 등 예술과 기술 결합된 작품 선보여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쿠사마 야요이의 시그니처 작품인 노란색 '호박' 조각, 영국 작가 데이미언 허스트가 그리스신화 속 날개 달린 말인 페가수스를 형상화한 작품 '골든 레전드', 미국 작가 KAWS의 초대형 조각 '투게더' 등 세계적 아티스트들의 유명 작품이 곳곳에 들어선 인천 영종도의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국내외 작가들의 회화 조각 사진 오브제 등 3000여 점의 미술품을 보유하고 예술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아트테인먼트'를 컨셉으로 밀고 있는 파라다이스시티에 이번에는 아름다운 비눗방울 꽃나무 작품이 들어서 화제다. 파라다이스시티 아트스페이스의 초입에 설치된 6.4m의 하얀 금속으로 된 나무 모양의 조형물에는 24개의 나뭇가지가 달려 있고 그 끝에서 커다란 비눗방울이 꽃송이처럼 맺힌 뒤 천천히 바닥으로 떨어진다.
리조트를 찾은 방문객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솜사탕처럼 폭신한 비눗방울을 손에 받아보느라 여념이 없다.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는 'New Spring'이라는 이 작품은 일본과 영국을 오가며 활동 중인 듀오 작가 A.A.무라카미의 회심의 역작이다. 파라다이스시티는 A.A.무라카미 듀오의 한국 첫 작품전을 리조트 내 아트스페이스에서 지난 9월 1일 개막했다. 《New Nature》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전시는 내년 2월 10일까지 계속된다.

일본인 아내 아즈사 무라카미(42)와 영국인 남편 알렉산더 그로브스(43)가 팀을 이뤄 활동하는 A.A 무라카미는 매년 봄이면 꽃망울을 흐드러지게 터뜨리는 벚꽃축제에서 영감을 받아 'New Spring'을 제작했다. 화려한 벚꽃잎이 한꺼번에 떨어지는 아쉬운 순간을 붙들기 위해 듀오 작가는 첨단 테크놀로지로 이 비눗방울 꽃나무를 만들어냈다.
A.A.무라카미 작업의 주요 개념인 '에페머럴 테크'(Ephemeral Tech)에 기반한 이 작품은 안개처럼 뽀얀 비누거품이 나뭇가지 형상의 조형물에서 반복적으로 떨어지는 설정을 통해 관객에게 사라짐의 순간을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관객은 비눗방울을 만지고, 손에 담으면서 작품의 일부가 되고 작품과 상호작용한다. 두 작가는 이 과정을 통해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사라져 버리는 찰나, 그 덧없음을 느끼게 하고 있다.
직접 고안한 고도의 정밀 기계시스템을 기반으로 구현한 'New Spring'은 인공과 자연의 경계를 가볍게 넘나들며, 기술을 바라보고 경험하는 우리의 시각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작가들은 이 작품이 흩날리듯 떨어지는 꽃잎처럼 존재의 덧없음을 감상자들이 감각으로 체험케 함으로써, 생명을 이루는 생성과 사라짐의 순환을 돌아보게 한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세계 미술계의 이목이 서울에 집중되는 9월 '키아프리즈'에 맞춰 대형 기획전을 4년째 열고 있다. 2023년에는 뱅크시와 키스 해링, 2024년에는 조쉬 스펄링, 2025년에는 조엘 메슬러 전시를 개최한 데 이어 올해는 A.A.무라카미의《New Nature》전을 개막했다.

◆수천 개 비눗방울이 피고지는 작품…매 순간 달라지는 '자연의 찰나'
이번 전시는 '자연 이후의 자연(Nature after Nature)'을 주제로 기술과 예술이 결합해 만들어내는 새로운 자연 현상을 탐구한 작품들이 나왔다. 두 작가는 비눗방울과 안개, 빛, 공기가 끝없이 생성되고, 변화하다가 소멸하는 과정을 독특한 설치작품으로 구현하고 있다. 관람객은 작품 속을 거닐며 매 순간 달라지고 다시는 같은 모습으로 반복되지 않는 풍경을 직접 경험하게 된다.
전시장에서는 가지 끝에서 수천 개의 비눗방울이 꽃망울처럼 피었다 순식간에 사라지고, 바지락조개 껍질에 쌓이고 쌓인 시간이 추상화처럼 펼쳐진다. 작가들은 자연의 모습을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생성과 변화, 소멸의 원리를 성찰하며 이를 기술로 구현하고 있다.

아트스페이스 1층 전시장에는 입구의 'New Spring'에 이어 '비욘드 더 호라이즌(Beyond the Horizon)'이 설치돼 있다. 어두운 장막같은 공간에 구현된 '비욘드 더 호라이즌'은 안개와 비눗방울이 뽀얀 구름처럼 피어올랐다가 사라지는 작품이다. 끊임없이 형태를 바꾸는 구름은 마치 달빛 아래 펼쳐진 정원을 연상시키는 초현실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기계 장치가 비눗방울을 반복적으로 분출하긴 하나 공간 속 공기 흐름, 사람들의 움직임에 따라 구름의 크기와 형상이 매번 달라진다. 어떤 구름은 마치 조선백자 달항아리 형상을 하고, 어떤 구름은 우주에서 낙하하는 혜성 같기도 하다. 이렇듯 작품은 자연의 우연성과 찰나의 미학을 드러낸다. 1층의 두 작품은 다시 만날 수 없는 자연의 한순간을 우리 앞에 시처럼 펼쳐 보이는 것이 공통점이다.
◆조개가 껍질을 쌓는 방식이 한 폭의 풍경화로
2층에서는 조개껍질의 성장원리를 페인팅 머신으로 구현한 '머드 페인팅: 수천 겹의 위장 시리즈'(Mud Paintings From 'A Thousand Layers of Stomach' Series)가 관객을 맞는다. 이 작품이 공개되는 것은 한국에서의 전시가 처음이다.

작가들은 바지락 조개껍질의 오묘한 무늬에서 바닷 속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자연의 질서에 주목했다. 그리곤 끈질기고 다각적인 연구를 통해 조개껍질 무늬에 담긴 성장원리를 생물학적 알고리즘으로 해석하고 이를 컴퓨터 코드로 변환했다.
갯벌을 연상시키는 전시장 중앙의 자율형 머드 페인팅 머신은 화폭 위를 천천히 움직이며 생성된 패턴을 한 겹씩 쌓아올린다. 이로써 하나의 풍경이 만들어진다. 두 작가는 카오스 같은 무질서 속에서 질서가 형성되는 자연의 원리를 구현하기 위해 이 지난한 작업에 도전했다. 바다 생명의 장엄한 시간을 담은 이번 신작은 영종도 갯벌과 인접한 파라다이스시티의 입지와도 잘 맞물린다.
A.A.무라카미 듀오는 "우리는 '뉴 스프링'과 '비욘드 더 호라이즌'에서 인간은 광활한 우주 속에 잠시 머무는 존재이며 우리의 시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순간임을 드러내고 싶었다"며 "존재와 비존재 사이를 수없이 오가면서 우리는 조금은 '슬픔'을 불러일으키는 작업에 끌린다"고 했다. 이어 "분명히 여러가지 연구와 첨단기술이 뒷받침된 작품이지만 예술이 전면으로 드러나 관객과 만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A.A.무라카미는 국제적으로도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세계 각국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작품전을 가졌으며 뉴욕 현대미술관(MoMA)을 비롯해 파리 퐁피두센터(Centre Pompidou), 홍콩 엠플러스 뮤지엄(M+ Museum) 등 세계 유수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파라다이스시티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비눗방울과 조개껍질이라는 친숙한 소재가 기술과 만나 새로운 자연으로 태어나는 과정을 누구나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자리"라며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머드 페인팅, 천 겹의 위장 시리즈'를 비롯한 작품을 통해 자연과 기술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