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미 국채금리가 21일 다시 상승해 국내 증시가 시험대에 올랐다.
- 20일 코스피는 외국인 1조7241억원 순매수에 5.89% 급등했다.
- 전문가들은 바이백만으로 장기금리 안정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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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채 매력 하락에 위험자산 투자 유인 ↑, 반도체주도 부담 줄어
외국인 1.7조 귀환했지만 "美 재정적자 등 구조적 요인은 그대로"
[서울=뉴스핌] 이정아 기자 = 미국 재무부의 장기국채 바이백 확대에 급락했던 미 국채금리가 하루 만에 다시 상승했다. 전날 코스피가 6% 가까이 뛰고 외국인이 1조7000억원 넘게 사들이며 안도 랠리를 펼쳤지만, 바이백만으로 장기금리를 안정시키기 어렵다는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국내 증시도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81.41포인트(5.89%) 오른 6852.58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6904.55까지 치솟으며 69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지수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수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코스닥은 16.43포인트(1.99%) 오른 840.89로 마감했다.

증시를 끌어올린 직접적인 동력 중 하나는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주주환원이었다. SK하이닉스가 4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해 전량 소각하기로 하면서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여기에 미국 국채금리가 진정된 점도 국내 증시의 부담을 덜었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19일 장중 5.34%까지 올라 2007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미 재무부가 장기국채 바이백 규모를 회당 최대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확대한다고 발표한 뒤 5.18%대로 급락했다.
2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10bp(1bp=0.01%포인트) 내렸고 30년물은 9bp 하락했다. 10년물도 6bp 떨어졌다. 반면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2bp와 1bp 하락하는 데 그쳤다.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 상승 압력이 빠르게 완화된 셈이다.
하지만 안도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한국시간으로 21일 새벽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다시 상승하면서 재무부의 바이백만으로 금리 상승세를 억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3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전장보다 약 4bp 오른 5.24%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도 5bp 상승한 4.70%를 나타냈다.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 발표 직후 5.18%대까지 떨어졌던 30년물 금리가 하루 만에 다시 상승한 것이다.
금리 반등에 뉴욕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2%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87%, 1.00% 하락했다. 코스피 야간선물 역시 0.6% 내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재무부의 바이백이 금리 상승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데다 특히 바이백을 종목당 40조 달러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재정 건전화방안이 구체화하지 않는 한 관련 조치만으론 금리를 지속해서 낮추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국채금리가 국내 증시에 영향을 주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금리가 내려가면 주식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면 투자자는 주가 하락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도 대표적인 안전자산에서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그만큼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할 유인은 낮아진다. 금리가 떨어지면 반대 효과가 나타난다.
기업가치에 적용하는 할인율도 영향을 받는다. 주가는 기업이 미래에 벌어들일 이익과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평가한다. 금리가 높아질수록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는 낮아지고 금리가 내려가면 기업 실적 전망이 같더라도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여지가 생긴다.
금리 안정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주에도 우호적이다.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기대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외국인 수급도 빠르게 개선됐다. 외국인은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241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2조2757억원, 4881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매수세는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조1398억원, SK하이닉스를 5410억원어치 순매수해 각각 순매수 1·2위에 올렸다. 전기·전자 업종에서도 외국인은 3458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이처럼 미국 금리와 외국인 수급은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미 국채로 글로벌 자금이 이동할 유인이 커진다.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까지 겹치면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의 가격 변동뿐 아니라 환차손 위험까지 부담해야 한다.
반대로 미국 장기금리가 안정되고 달러 강세 압력이 낮아지면 국내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은 대형주의 코스피 영향력이 큰 만큼 미국 금리와 환율의 안정 여부가 외국인 매수세 지속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간밤 미 국채금리의 재상승은 바이백만으로 장기금리를 추세적으로 낮추기 어렵다는 점도 보여준다. 재무부의 국채 매입이 단기적인 수급 부담을 완화할 수는 있지만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는 근본적인 원인까지 없애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바이백 확대는 11월 4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조치로 재정적자와 국채 발행 구조, 장기자금을 둘러싼 경쟁, 해외 공적수요 둔화 등 구조적 요인은 그대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재무부가 용인할 수 있는 장기 금리 수준의 대략적인 레벨을 확인한 정도의 의미를 갖는다"며 "장기금리의 스티프닝 압력을 상쇄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봤다.
스티프닝은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오르면서 국채 수익률 곡선의 기울기가 가팔라지는 현상을 뜻한다. 재무부가 바이백을 통해 장기금리 급등을 진정시키겠다는 신호를 보냈지만 재정적자와 국채 공급 부담까지 해소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김선경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도 "예상치 못한 바이백 발표로 미 국채금리는 단기적으로 하락할 수 있지만 재무부 차입 계획에 대한 기존 가이던스의 신뢰성 약화가 기간 프리미엄 상승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고 짚었다.
plu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