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미국이 5일 전술핵 확대 핵전략을 검토했다.
- 중국·러시아 제한적 핵사용에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 한국도 확장억제 강화와 핵전장화 우려가 커졌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핵전략 변화, 저위력·전술핵 배치해 중·러에 대응
핵사용 문턱 낮아져 '국지충돌- 핵전면전' 우려
확장억제 강화하지만 동맹국 영토 '핵 전쟁터' 위험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지역 분쟁에서 저위력 전술핵 옵션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핵전략 조정이 국제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핵옵션'을 명분으로 새로운 핵전략을 채택하게 되면 국제 안보 환경이 급격히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이 이같은 전략을 구상하게 된 근본 이유가 중국·러시아의 핵전력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안보 환경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전 사용 가능한 핵무기 확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전략 검토 보고'(Nuclear Strategy Review)의 핵심은 단거리 전술핵 및 저위력 핵무기의 역할 확대다. 적대국의 지역적 핵위협 증대와 제한적 핵사용 시나리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다.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은 지난 5일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비공개 연설을 통해 미국이 '합리적인 핵 옵션'을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콜비 차관은 "지역 전쟁에서 핵무기가 국지적으로 사용되고 거기서부터 확전되는 상황이 우려된다"면서 핵역량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같은 날 NBC 방송은 미국이 검토 중인 NSR 초안에 도시 전체를 초토화하는 대규모 보복용 장거리 전략핵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단거리 전술핵무기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이 담겨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 고위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신뢰할 수 있는 핵 옵션이 필요하다는 게 우리의 견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미국의 핵전략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등 '핵전력 3축'이 기본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기존 핵전략으로는 국제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어마어마한 위력을 갖고 있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사용하기 어려운 대량살상무기 대신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저위력의 핵무기를 배치해 '억제의 신뢰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핵전략 변화를 추구하게 된 배경은 여러 가지다. 가장 먼저 중국·러시아·북한 등의 '제한적 핵사용' 교리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을 들 수 있다. 이들이 국지전이나 지역 분쟁에서 전술핵을 사용함으로써 미국의 개입을 차단하려는 전략에 대응하기 위한 비대칭 대응 수단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소규모 지역분쟁에서 사용할 수 없는 ICBM이나 SLBM 같은 대규모 전략핵무기 대신 전술핵·저위력 핵무기를 다변화하는 것은 미국이 언제든 실전 투입이 가능한 '유연하고 합리적인 핵 옵션'을 보유하고 있음을 과시함으로써 적의 오판을 방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구하는 '가성비 높은 안보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규모 재래식 지상군을 해외에 상시 주둔시키는 전략에 비해, 유연하고 정밀한 전술핵 및 저위력 핵전력을 고도화하는 것이 비용 대비 효과적인 억제력을 제공한다고 보고 있다.
최근 이란과의 전쟁에서 드러난 미국의 재래식 무기 및 정밀 유도 탄약 재고 부족도 미국의 핵전략 변화를 추동하는 현실적이고 중대한 원인으로 보인다. 많은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란 전쟁을 통해 '재래식 무기는 언젠가 바닥나지만 강력한 전술핵 억제력은 상대의 시도 자체를 단념시킬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핵사용 문턱' 낮추고 군비 경쟁 가속화
미국이 합리적 핵옵션을 명분으로 실전 사용이 가능한 핵무기를 배치하려는 것은 국제 안보질서의 급격한 변화를 가져온다. 극도의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핵무기는 쓸 수도, 써서도 안되는 무기'라는 인식이 무너지는 것이다.

저위력·전술핵은 파괴력이 상대적으로 작고 오염 범위가 크지 않기 때문에 실전에서 쉽게 사용하려는 유혹을 갖게 한다. 한번 핵무기가 사용되면 다른 핵보유국이 관여된 분쟁에서 최소 규모의 핵사용이 제한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이로 인해 국지적 재래식 충돌이 순식간에 핵전쟁으로 확대될 위험이 커진다. 정부의 한 군축 전문가는 "국지전에서 선제적으로 사용될 전술핵 한 발이 인류를 전면적 핵전쟁으로 몰아 넣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전 사용 가능성'을 강조하는 핵전략은 역설적으로 상대방의 선제 타격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분쟁 초기 단계부터 핵이 사용될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핵을 사용하는 것은 모두가 공멸하는 길이라는 인식은 더 이상 작용하지 않게 될 가능성이 높다.
세계 군비 경쟁을 촉발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미국이 전술핵 배치를 늘리면 중국과 러시아, 북한도 이에 맞서 전술핵·저위력 핵무기 생산 및 전진 배치를 대대적으로 가속하게 된다. 과거 냉전 시절의 '군비 경쟁'이 되살아 나고 현재의 핵비확산체제와 각종 군축 협정은 무력화될 것이다. 결국 미국의 전략핵 확대는 러시아·중국의 핵전력 증강을 유발해 다극적 핵 경쟁을 촉발함으로써 미국의 안보 딜레마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동맹국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
미국의 핵전략 변화는 동맹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의 실효성과 신뢰성을 높이려는 목적도 있다. 적대국이 지역 전구에서 전술핵으로 동맹국을 위협할 때 미국이 본토 타격 위험을 무릅쓰고 전면적 전략핵을 사용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한 동맹국들의 우려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저강도 전술핵 전력 강화가 한국·일본·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 대한 확장억제의 신뢰성을 높인다는 분석이 있다.

그러나 이는 동맹국 영토를 '핵 전장화'하는 위험을 내포한다. 적대국들의 1차 타격 목표는 미국 본토가 아닌 전술핵이 배치된 동맹국의 영토가 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동맹국들은 확장억제 강화 대신 핵전쟁의 직접적 전장이 되는 위험을 안게 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미국의 개입 문턱이 낮아짐으로써 확장억제가 강화되는 효과는 있지만, 한반도가 '핵 전쟁터'가 될 위험은 더 커진다. 특히 억제가 실패했을 때 한국이 떠안아야 할 피해 규모는 상상하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한국에 미국의 전술핵이 재배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미국이 과거처럼 주한미군 기지 등 지상에 핵무기를 상시 고정 배치하는 방식은 적의 선제 타격 표적이 될 위험이 클뿐 아니라 외교적 부담도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지 않다.
하지만 공격형 원자력 잠수함(SSN)이나 수상함에 저위력 핵 순항미사일을 탑재해 한반도 주변 및 대만 해협 인근 해역에 상시 순환 배치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이 경우 중국과 러시아를 강하게 자극하고 동북아시아 전체의 진영 대립을 심화시켜 한국을 지정학적 최전선에 노출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거래적 동맹관'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이 전술핵이나 해상발사 순항미사일(SLCM-N) 등 역내 전술핵 전력을 한반도 주변에 순환 배치·운용하면서 천문학적인 반대 급부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opent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