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부동산 업계는 3일 지방 미분양 급증과 수도권 편중 정책을 지적했다.
- 전국 미분양 주택의 3분의 2가 지방에 몰렸으나 세제·공공매입 등 사후처리 위주 정책으로 수요 회복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 전문가들은 LTV·DSR 등 금융·세제·공급 규제를 지역 실정에 맞게 차등 적용하고 인프라·일자리 확대와 연계한 장기 처방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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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공공매입에도 거래 회복은 더뎌
대토론회서도 지방 대책 실종
"금융·공급·산업정책 차별화해야"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공급 부족에 직면한 수도권과 수요 기반 붕괴 우려가 커지는 지방을 비슷한 잣대로 관리하는 방식으로는 부동산 양극화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방 주택시장의 회복을 위해서는 미분양 해소를 넘어 금융·세제·공급 규제를 지역 여건에 맞게 차등 적용하고, 산업과 일자리 창출을 연계한 근본 처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또 느는 지방 미분양…악성 물량 쏠림 심화
3일 부동산 업계에선 전국 미분양 주택의 3분의 2 이상이 지방에 몰렸지만 부동산 정책은 수도권 주택 가격 안정에만 골몰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집계 결과 지난 6월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7464가구로 전월(6만5239가구) 대비 3.4%( 2225가구) 증가했다. 수도권 27.8%(1만8770가구), 지방 72.2%( 4만8694가구)로 약 3배 차이다.
한 달 동안 늘어난 전국 미분양의 92.4%도 지방에서 발생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0곳에서 미분양 물량이 불어났다. 경북은 1개월 사이 1005가구 늘어난 5284가구의 미분양 주택으로 23.5%의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충남은 8894가구로 2018년 10월(9141가구) 이후 7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2만9786가구로 전월보다 436가구(1.5%) 늘었다. 이 가운데 지방 물량은 2만5091가구로 전체의 84.2%를 차지했다. 공사 완료 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많아질수록 시행사나 건설사가 분양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자금 경색을 불러오는 뇌관으로 지목된다.
현 주택 정책의 무게중심은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압력이 큰 수도권에 놓인 추세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연평균 27만가구씩 총 135만가구를 착공하기로 했다. 지난 1월에는 용산·태릉·과천 등 수도권 도심에 6만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추가로 발표했다. 5월에는 수도권 비아파트를 2027년까지 4만1000가구, 2030년까지 11만가구 공급하고 장기간 착공이 미뤄진 수도권 아파트 10만가구의 조기 착공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지방 대책은 이미 발생한 미분양을 세금 감면과 공공매입으로 처리하는 데 집중돼 있다. 인구감소지역 주택을 추가로 사도 1주택 혜택을 유지하는 세컨드홈 특례를 운영 중이다.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종합부동산세 특례와 취득세 감면 기한도 올해 말까지로 연장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지방 준공 후 미분양 매입 규모는 지난해 3000가구와 올해 추가 물량 5000가구를 합쳐 8000가구로 확대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공정률 50% 이상인 지방 준공 전 미분양 사업장을 대상으로 미분양 안심환매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원책에도 지방의 매수 수요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올해 1~5월 지방 주택 매매량은 15만4901건으로 최근 5년 평균보다 3.2% 적었다. 같은 기간 수도권에서는 17만2554건이 거래돼 5년 평균을 24.7% 웃돌았다. 세금 감면이나 미분양 매입만으로는 인구 유출과 소득·일자리 부족으로 약해진 지방의 주택 수요를 회복시키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 "수도권·지방은 딴 세상"…대출규제 완화·수요 기반 회복 요구
최근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는 지방 주택시장에 대한 정책적 소외 우려가 제기됐다. 토론회의 주요 의제는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규제 개선과 실수요자 금융 지원, 보유세·거래세 개편 등이었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과 초고가주택 기준 설정 문제 등이 거론됐지만, 지방 미분양 해소나 지역 건설사 위기와 관련한 별도 발제는 마련되지 않았다.
지방 주택시장에 적용되는 금융 규제를 손봐야 한다는 의견은 나왔다. 현재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규제지역 40%, 비규제지역 70%로 차등 적용되고 있으며, 수도권·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에는 한도 제한 등 추가 규제가 적용된다.
하지만 차주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소득과 비교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기준은 지역과 관계없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지방의 소득 수준과 주택 가격 현실을 금융 규제에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배경이다. 제주에서 공인중개사로 활동하는 안모씨는 토론회에서 "지방과 수도권 모두 스트레스DSR이 적용되고 있는데, 지방과 조정대상지역은 분리해 지방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역에서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총량관리가 주택 가격이 높은 수도권 대출에 먼저 소진되면서 지방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송원배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부회장은 "수도권 거주자가 지방 주택을 취득할 때에는 다주택 중과 대상에서 원천 배제하고 취득세, 재산세, 보유세 등도 제외해야 한다"며 "서울과 지방의 임금 격차에 DSR 규제가 겹치면 젊은 사람들이 지방 주택을 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지방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국 단일 기준에서 벗어나 지역별 위험 수준과 수요 기반을 함께 반영하는 체계가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미분양이 늘기 시작한 지역은 신규 인허가와 분양 물량을 조절하고, 우량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장에는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는 식이다.
황관석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관심 단계에서는 유동성 지원을 중심으로 공급자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위험진입 단계에서는 미분양주택 매입 시 취득세 감면과 매입임대사업자 지원 등 수요자 지원 정책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위험발생 단계에서는 공공의 미분양주택 매입을 중심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교통·교육·의료 인프라와 지역 산업을 확충해 주택을 실제로 살 인구와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방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는 결국 지역별 거점도시 육성을 통한 교통망, 병원, 교육 등의 인프라 확충과 특화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 근본 해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