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토교통부와 부산·경남 건설사들이 31일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인상과 특례 마련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
- 광주 군공항 부지는 반도체 국가산단 후보지로 지정됐지만 무안군이 선결조건 이행계획을 요구하며 이전 절차가 제동이 걸렸다.
- 정부는 공사비 급등과 이전지역 지원, 재원조달 방식 재검토 필요성 속에 갈등관리와 상생방안 마련 요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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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전 물가 상승 사각지대
광주 반도체 국가산단 후보지 지정됐지만
군공항 이전, 지자체 수용성 관건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지역경제 활성화와 균형발전의 상징으로 추진돼 온 지방 신공항 사업이 공사비 급증과 지역 갈등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재원 마련 방안과 이전 지역에 대한 지원책이 구체화되지 않으면서 일부 사업은 착공 일정이 지연되고, 공항 이전 계획 역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 가덕도신공항, 계약 전 공사비 급등에 컨소시엄 '흔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맡은 대우건설 컨소시엄에 참여한 부산·경남 지역 건설사 13곳은 국토교통부와 부산시 등에 공사비 현실화를 요구하는 공동 탄원서를 냈다. 이들 업체의 지분은 전체 컨소시엄의 약 13%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컨소시엄 탈퇴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공사비 10조7176억원 규모로 올해 2월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올 3월부터 기본설계에 돌입했다. 컨소시엄 안팎에서는 중동 전쟁 이후 유류비와 자재비, 해상 장비 운용비가 뛰면서 수천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사비 규모가 크기에 상승분은 5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 경우 지역 건설사들은 손실을 피하려면 5000억~6000억원의 증액이 필요하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전쟁 영향으로 공사비 원가가 지속 상승하고 있으며, 현재도 입찰 당시보다 5% 이상 오른 상태"라며 "불가항력적 사유로 발생한 손실 부분을 민간사업자가 모두 떠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건설 원가 상승세는 여전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조사한 지난 5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7.67로 전년 동월보다 5.1% 올랐다. 연내 우선시공분 착공을 추진하고 있지만 공사비 조정이 늦어지면 일정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 큰 문제는 공사비가 급등한 시점이 본계약 체결 전이라는 점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계약 이후 물가나 특정 자재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바뀌면 계약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입찰 뒤 설계를 진행하고 본계약을 맺기 전까지 생긴 비용 상승분은 반영하기 어렵다. 설계 기간이 긴 기술형 입찰 사업일수록 제도 공백이 커진다.
업계에선 전쟁과 같은 외부 충격이 발생하면 입찰 시점이 아니라 본계약 체결 시점의 원가를 기준으로 사업비를 다시 계산할 수 있도록 특례를 마련해 달라는 요구가 나온다. 정부 또한 특정 사업에만 예외를 적용할 경우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관계부처와 공사비 인상 및 적용 기준을 함께 검토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덕도의 건설 여건상 해상 매립과 연약지반 처리, 호안공사가 공사비 상승 핵심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원활한 재원조달을 위한 세부 방안을 논의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 반도체 산단 속도 내는데…광주 군공항 이전, 무안군에 제동
광주 군공항 부지 개발이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 계획과 맞물리며 새로운 동력을 얻고 있다. 지난 29일 군공항 부지 일원 826만4463㎡가 호남권 반도체 첨단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되면서 개발 논의가 본격화됐다. 해당 면적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수요를 우선 반영한 규모다.
현재 두 기업은 총 800조원 규모의 투자를 바탕으로 반도체 팹(생산공장) 4기를 건설하고, 오는 2030년 양산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 실무진은 지난 25일 현장을 방문해 부지 여건과 용수 공급 가능성 등을 점검했다. SK하이닉스 고위 관계자들도 군공항 부지를 살펴본 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구체적인 사업 추진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군공항 부지는 현재 군 시설로 사용되고 있어 반도체 국가산단을 본격적으로 조성하려면 군공항 이전이 선행돼야 한다. 정부는 무안군과 함께 지난해 12월 광주 군·민간공항을 무안으로 통합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국방부는 올해 4월 무안군 망운면 일대를 예비이전후보지로 선정했다. 현재 주민투표와 무안군의 유치신청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무안군은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선이전과 1조원 규모의 정부 지원, 국가 차원의 인센티브 제공 등 3대 선결조건의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요구한다. 지난달 30일에 이어 이달 28일 예정된 이전 후보지 선정위원회에도 불참하면서 사업 지연 가능성이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민간공항 이전과 1조원 지원은 큰 틀에서 협의가 진척됐지만 국가산단 지정 시기와 절차에 대한 정부의 확약은 나오지 않았다는 게 무안군의 판단이다.
재원조달 방식도 다시 짜야 할 가능성이 있다. 광주 군공항 이전은 예정지에 대체 시설을 우선 건설한 뒤 추후 개발을 진행한 다음, 개발 수익으로 사업비와 이전지역 지원금을 충당하는 기부대양여 방식으로 진행된다. 종전부지에 주거·상업시설 대신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이 들어서면 토지 매각과 개발이익 중심의 기존 구조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반도체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만큼 이전 대 지역이 체감할 지원책을 함께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여흥구 KDI 공공투자관리센터 실장은 "용지 및 이전보상 지연은 전체 공사기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사업 초기부터 예정지와의 상생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갈등관리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