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국내 조선 빅3가 23일 2분기 실적을 앞두고 연간 영업이익 10조원·수주잔고 200조원 시대 진입 슈퍼사이클에 올라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 고부가·고선가 선박 중심 수주와 IMO 탄소 규제, 에너지 운반선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물량 호황이 아닌 구조적·질적 슈퍼사이클로 평가되고 있다.
-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갈등, 방산·특수선 프로젝트 불확실성, 인건비 상승 등 리스크가 상존해 조선 빅3의 호황 지속 여부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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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올해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국내 조선 빅3(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가 올 2분기에도 '역대급 호황'을 이어가며, 연간 10조원 영업이익·수주잔고 200조원 시대에 본격 진입하는 '슈퍼사이클'에 올라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 업계는 이번 호황기를 계기로 10여년 만에 수주잔고 200조원 재돌파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선박 수요가 증가하는 수익성 중심의 구조로 돌아선 만큼, 빅3의 초호황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중 갈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 등 변수는 여전하다.

◆ 연간 영업이익 '10조 시대' 맞이하나
23일 에프앤가이드와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2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약 8조6000억원 수준이며, 삼성중공업은 3조3000억원대, 한화오션은 3조5000억원대로 집계된다. 세 회사의 매출을 합치면 13조원을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약 30% 증가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HD한국조선해양이 1조4000억원,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각각 4000억원대, 5000억원대로, 전년 동기 대비 40~90% 안팎의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빅3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을 9조원대로, 사상 첫 '10조 시대'에 성큼 다가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HD한국조선해양 5조6000억원대에 달한다. 또 삼성중공업 약 1조5000억원, 한화오션 약 1조9000억원으로, 합산하면 9조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빅3는 1분기에 이미 2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2조3000억원 안팎의 흑자가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에도 고선가 물량 비중이 더 커질 경우 연간 10조원 돌파 가능성에 증권사와 업계가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슈퍼사이클'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배경에는 수주잔고 200조원 덕이다. 빅3의 수주잔고는 최근 기준 약 190조원(달러 기준 1370억 달러)으로, 2007~2010년 초호황기 이후 최대치에 근접했다.
조선 업계에서는 빅3의 수주잔고가 이미 190조원을 넘어선 만큼, 연내 200조원 재돌파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도크 스케줄로는 2026~2027년 약 3년치 일감이 사실상 채워져 있어 신규 발주는 선가와 인도 시점을 놓고 조선사가 선주를 상대로 조건을 조율하는 구조가 굳어졌다는 평가다.
조선 업계의 수주 잔고는 2008년·2014년에도 200조원 수준까지 올라간 바 있다. 업계에선 이번 슈퍼사이클을 계기로 10여년 만에 수주잔고 200조원 재돌파를 확실시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약 15년 만에 선주가 아닌 조선사가 주도권을 쥔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된 상황"이라며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VLGC(초대형 가스선)·특수선 등 고부가 선종 위주의 선별 수주 덕에 선가 협상과 인도 슬롯 배정에서 조선사가 가격과 조건을 주도하는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물량 호황'에서 '질적 슈퍼사이클'로...변수는?
이번 호황은 과거와 달리 '질'이 바뀐 슈퍼사이클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2000년대 호황기에는 물량 경쟁 속에서 저가 수주가 뒤섞이면서 실적 변동성이 컸지만, 최근 몇 년간 빅3는 LNG 운반선·VLGC·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친환경 이중연료 선박 등 고부가·고선가 선종만 골라 수주하는 전략을 강화해 왔다.
여기에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규제 강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지정학 리스크 등으로 에너지·원자재 운반선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 고가 선박의 인도와 신규 발주가 동시에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IMO는 2050년 국제해운 탄소중립을 목표로 2027년부터 5000톤 이상 선박에 대해 연료의 온실가스 집약도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기준을 넘는 배출에 톤당 100~380달러 수준의 탄소 부담금을 부과하는 중기조치를 승인했다.
때문에 기존 중유·경유 중심 노후 선박은 규제를 맞추려면 연료 전환이나 새 선박으로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글로벌 선박 교체 주기가 앞당겨지고 친환경·고부가 선박 교체 수요가 한꺼번에 폭발하는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조선 업계의 중론이다.
빅3는 상선 외에도 성장축을 넓혀 슈퍼사이클의 '길이'를 최대한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HD현대중공업은 선박용 힘센엔진을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용 등 육상 발전 시장으로 확장해 엔진·발전 사업을 키우고 있고, 한화오션은 잠수함·함정 등 특수선과 해양플랜트 수주에 공을 들이며 방산 축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말레이시아·캐나다·모잠비크 등지의 FLNG 프로젝트와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등 신규 해양 사업을 통해 상선에 더해 또 하나의 수익 축을 만드는 전략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저가 물량은 대부분 소진되고, 고선가·고부가 선종 비중이 높아진 만큼 조선 빅3의 수익성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슈퍼사이클은 예전처럼 물량만 늘어나는 국면이 아니라 이익 체질 자체가 바뀌는 구조적 호황에 가깝다"라고 말했다.
다만 빅3의 변수는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선박 발주 조정, 미·중 갈등과 방산·특수선 프로젝트 불확실성, 숙련 인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 환율 변동성 등이다. 미·중 갈등이 심해질수록 글로벌 선주들이 한국산 군함 등 발주에 '정치 리스크'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people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