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6일 여성폭력 피해자 주거지원 연구 결과와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 임대주택 상당수에 비상벨 등 안전설비와 지원 인력이 부족해 독립주거 지원체계 보완이 필요하다고 했다.
- 연구진은 법적 근거 강화와 다양한 주거지원 경로 마련, 공공임대 등 주거제도에 여성폭력 피해자 안전·자립 수요 반영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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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상담원 1명이 10호 담당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여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임대주택 일부에 비상벨과 침입감지기 등 안전설비가 설치되지 않아 독립주거 지원체계를 보완해야 한다고 6일 밝혔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이날 '여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대안적 주거지원 방안 연구' 주요 결과와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여성폭력 피해자의 주거지원이 단순한 임시 보호를 넘어 폭력에서 벗어나 일상을 회복하고 자립을 준비하는 기반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폭력피해자 주거지원 임대주택 10호 가운데 4호가량은 비상벨, 침입감지기, 현관·창문 이중잠금장치 등 안전설비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폭력 피해자는 가해자의 재접근과 추가 피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독립주거 제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주거 공간 자체의 안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원 인력도 부족한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자립상담원 1명이 주택 10호를 담당하고 있어 입주와 퇴거 관리, 생활상담, 새로운 주거지 마련 지원까지 충분히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가 보호시설을 벗어나 독립생활을 시작하더라도 안정적 정착을 돕는 인력과 체계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취지다.
그동안 여성폭력 피해자 주거지원은 폭력이 발생한 공간에서 피해자를 분리해 안전을 확보하는 데 의미가 컸다. 쉼터와 생활시설은 피해자 보호와 회복을 위한 핵심 공간으로 역할을 해왔다.
다만 보호시설 중심 지원만으로는 피해자의 장기적 자립을 뒷받침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도 커지고 있다. 노후 시설과 협소한 공간, 공동생활에 따른 개인공간 부족, 개인 생활과 자율성 보장 미흡 등이 지적되면서 보호시설 이후의 안정적인 주거지원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보호시설 밖에서 피해자가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주거지원도 충분하지 않았다. 폭력피해자 주거지원사업은 피해자에게 개별 임대주택을 제공하는 대표적 사업이지만 2025년 기준 전국 354호에 그쳤다. 지역별 편차도 컸다.
특히 폭력피해자 주거지원 임대주택의 80% 가까이가 비수도권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은 공급 자체가 부족한 데다 주거비 부담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일부 노후 주택은 난방과 단열, 생활설비, 가구·가전 상태 개선도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임대주택 제도에서도 여성폭력 피해자의 상황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었다. 국민임대주택 우선공급 대상에는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가 포함돼 있지만 다른 주거취약계층과 함께 경쟁해야 해 실제 선정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현행 공공임대주택 신청과 선정, 입주 절차는 안전 문제로 기존 거주지를 떠나야 하는 피해자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피해자가 공공임대주택을 통해 안정적인 주거를 마련하는 데 제약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시설 퇴소 이후에도 피해자들은 주거 정보를 얻거나 선택 가능한 주거 대안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주거지원제도를 이용하더라도 주거환경이 열악하거나 가해자로부터의 재피해 위험에서 충분히 안전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고 안정적인 주거로 전환하기 위한 지원도 부족했다.
황정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호시설 중심 지원만으로는 피해자가 이후 안정적인 생활을 이어가기 어렵다고 보며, 여성폭력 피해자가 공공임대주택 등 주거지원 제도를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여성폭력 피해자 주거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보호시설을 거친 뒤 주거를 제공하는 단선적 방식에서 벗어나 피해자의 여건과 수요에 맞는 다양한 주거지원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아울러 현행 여성폭력 피해자 지원체계 안에서 주거지원 역량을 높이고 운영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제도 역시 여성폭력 피해자의 안전과 자립 수요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종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여성폭력 피해자의 주거 문제는 피해자 개인이 감당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피해자 보호와 주거정책 차원에서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며 "여성폭력 피해자가 주거지원 제도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법적 근거를 분명히 하고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협력해 실질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