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29일 살인·강도 등 중대범죄에 한해
- 형사미성년자 기준을 만13세 미만으로 낮추려 했다
- 전문가들은 강력범죄 위주 논의로 대다수 비행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촉법소년 절도 비중 절반가량…4대 강력범죄는 3.9% 그쳐
전문가 "연령 하향보다 상담·치료·가족 개입 병행해야"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정부가 살인과 강도 등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촉법소년에 한해 형사미성년자 기준을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정책 논의가 일부 강력범죄에 쏠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엄벌 기조가 앞서면서 보호와 교육이 필요한 대다수 비행 청소년 대책은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다.
29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부는 살인과 강도, 성범죄 등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한해 형사미성년자 기준을 현행 만 14세 미만에서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에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방안은 공론화 결과와는 다른 방향이다. 이재명 대통령 지시에 따라 성평등가족부가 운영한 '촉법소년 연령 논의를 위한 사회적 대화협의체'는 지난 3~4월 공론화를 거쳐 현행 기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연령을 낮춘다고 범죄가 줄어든다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고 낙인효과를 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가 조건부 하향을 택한 데에는 여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1%가 연령 하향에 찬성했다. 다만 범죄 통계는 여론이 떠올리는 촉법소년 범죄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촉법소년 소년부 송치 건수는 2016년 6551건에서 2025년 2만1095건으로 늘었다. 그러나 절도가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4대 강력범죄 비율은 3.9%였다.
전문가들은 일부 흉악사건이 사회적 관심을 끌면서 정책 논의가 강력범죄 중심으로 기울고 있다고 우려한다. 촉법소년 연령 의제를 여러 차례 논의한 경험이 있는 아동·청소년 전문가는 "촉법소년 연령 논의 때마다 연령 하향에 부정적인 의견이 늘 과반이었던 건 실제 범죄 예방 효과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중대범죄에 한정해 기준을 낮추더라도 재범 감소 효과와는 별도로 봐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촉법소년 사건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절도 같은 생계형 재산범죄 비중이 크다. 4대 강력범죄 3.9%에 정책 역량이 집중되면 정상적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큰 95% 이상의 소년범을 돌보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엄벌 논의가 커질수록 정작 필요한 보호와 교육 지원은 뒷순위로 밀릴 수 있고, 소년범이 방치된 채 성인으로 성장하면 더 큰 사회병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해외 사례도 연령 하향의 효과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쪽에 무게를 싣는다. 덴마크는 2010년 형사책임 최저연령을 15세에서 14세로 낮췄지만 이후 분석에서 청소년 범죄 억제 효과가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개정 기간 14세 청소년의 신고 범죄가 늘었고 기존 전력이 있는 청소년에게서 증가 흐름이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덴마크는 2012년 형사책임연령을 다시 15세로 되돌렸다.
소년사법 체계가 추가 사건을 감당할 수 있는지도 쟁점이다. 소년범 사건 의뢰 경험이 많은 한 변호사는 "연령 기준이 내려가면 수사기관과 법원이 이를 감당할 인력과 소년 사건 특성에 맞는 판례 연구, 실무 기준이 충분히 마련돼 있는지 먼저 점검해야 한다"며 "연령 하향에 필수불가결한 추가 보호시설과 수용공간, 치료·상담 인력, 예산과 부지 확보 방안까지 같이 나와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소년 사건에서 만나는 청소년들은 가정 내 폭력이나 방임, 학교 부적응, 또래관계 갈등을 함께 안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처벌 범위를 넓히는 것만으로는 재범을 막기 어렵고 성인과 같은 단순 수용보다 가족 참여와 상담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책 효과를 높이려면 소년사법 체계 개편도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상당수 비행 청소년이 취약한 환경에서 성장하는 만큼 부모교육과 가족 지원, 정신건강 치료, 보호관찰 강화 등을 같이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조건부 연령 하향을 확정할 경우 향후 논의는 '중대한 범죄'의 범위를 어디까지 정할지와 함께 대다수 비행 청소년의 재범을 막을 보호·교화 체계를 어떻게 보완할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제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촉법소년 관련 형법 개정안을 참고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법안은 살인, 강도, 강간·추행 등 성범죄, 집단폭행 등을 중대한 범죄로 규정했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