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서울시는 22일 임차상인 보호와 사업성 갈등으로 시장정비사업이 장기 표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 임차상인 보상·퇴거와 대규모 점포 의무 등으로 정비사업 사업성이 낮아 소유주 동의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 전문가들은 임차상인 보상 기준을 법에 명확히 규정하고 대규모 점포 개설 규제를 추가 완화해 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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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상승·수익성 불확실성에 소유주 참여도 저조
전문가 "명확한 보상 체계 마련·사업성 확대 방안 필요"
온라인 유통 확산과 전통시장 노후화로 시장정비사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상인 보호와 사업성, 공공성과 시장 정체성 사이의 갈등으로 사업이 표류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3회에 걸쳐 시장정비사업의 쟁점과 해법을 살펴본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서울 시내 시장정비사업이 장기 표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임차상인 보호와 사업성 확보라는 상충하는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일반 재개발·재건축보다 사업 추진이 훨씬 까다롭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임차상인 보상 기준을 명확히 마련해 이주를 유도하고, 대규모 점포 개설 의무 등 사업성을 저해하는 제도는 현실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 임차상인 보상·퇴거 문제, 시장 정비사업 지연 주요 원인
22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 정비사업이 일반 재개발·재건축보다 사업 추진이 더욱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차상인에 대한 보상 문제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전통시장법)은 사업추진계획에 임차상인 보호대책을 포함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구체적으로 ▲사업 기간동안 임차상인이 영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임시 시장 제공 ▲영업을 중단하는 경우 금전적 손실 보상 ▲정비사업 완료 후 재입점을 위한 각종 혜택 제공 등 내용이다. 문제는 보상 대상과 보상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보상 범위와 금액을 둘러싸고 조합과 임차상인 간 갈등이 발생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일정 기간 이상 영업한 상인에게 보상을 제공하도록 규정된 경우에도 영업 도중 업종을 변경했거나 사업자 명의를 가족에게 이전한 이력 등이 있으면 영업기간이 단절된 것으로 판단돼 보상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례가 있다. 이 과정에서 임차상인들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영업을 이어왔음에도 보상 대상에서 배제됐다며 반발하면서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임차상인의 퇴거 거부 역시 사업 지연의 주요 원인이다. 정비사업이 추진되면 임차상인들은 영업장을 비우고 다른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 기존에는 노후 건물에서 저렴한 임대료로 영업을 했던 상인 입장에서는 이전 시 더 높은 임대료 부담을 안아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사업 완료 후 재입점에 대한 우선권을 부여받더라도 유인이 크지 않다. 시설 개선에 따라 임대료 수준도 과거보다 크게 높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 시장 정비사업 사업성 불투명...소유주 사업 동기 낮아
사업성 문제도 사업 지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 정비사업은 전통시장법에 따라 사업 내용에 '대규모 점포 개설'을 포함해야 한다. 대규모 점포란 ▲하나의 건물 또는 서로 붙어 있는 여러 건물 안에 다수의 점포가 입점 ▲매장면적의 합계가 3000㎡ 이상 ▲상시 운영 등 조건을 충족하는 시설이다.
상가는 경기 상황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달라지는 자산이다. 이 때문에 개발 이후 기대 수익에 확신을 갖지 못하는 소유주들이 적지 않다.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비 부담까지 커지면서 사업성에 대한 우려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특히 임대수익을 얻고 있는 소유주 입장에서는 정비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끊긴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소유주들의 시설 노후화 체감도 낮다는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주택은 노후화에 따른 주거 불편이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시장은 소유주 상당수가 해당 공간에서 영업만 할 뿐 실제 거주하지 않아 시설 노후화에 대한 체감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이 때문에 사업 추진에 필요한 동의율 확보 단계부터 난관에 부딪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 시장 정비사업 활성화 필요..."보상 기준 마련·규제 완화해야"
전문가들은 시장 정비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건물 노후화에 따른 위생 문제와 화재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형탁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미국 IAU 교수)도 "서울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시장 정비사업을 통한 물량 확보가 부동산 안정화에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임차상인 보상 기준 마련을 통한 퇴거 갈등 해소가 해법으로 언급된다. 정은애 중소기업벤처연구원 연구위원은 "온라인 유통이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에서 전통시장 상인들은 정비사업으로 영업장을 옮기게 되면 기존 단골 고객을 유지하기 어렵고, 경우에 따라서는 생업 자체를 잃을 위험도 있다"며 "이 같은 현실에 비해 임차상인에 대한 보상 체계는 충분히 정비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 보상 제도가 상인들의 실질적인 피해를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지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승은 LKB평산 변호사는 "시장 정비사업은 전통시장법에 근거해 추진되지만, 임차상인의 이주비나 휴업 손실보상금 산정 과정에서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따라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공익사업법)이 준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승은 변호사는 "도정법은 주택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설계된 제도인 만큼 전통시장 정비사업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시장 정비사업과 관련한 보상 기준과 절차를 전통시장법 내에서 보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대규모 점포 개설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은애 연구위원은 "신도시에 생기는 상업시설도 공실이 많은 상황에서 시장 정비사업 진행 시 매장면적의 합계가 3000㎡ 이상인 대규모 점포를 개설해야 한다는 규정은 사업을 저해하는 요소"라며 "2023년 전통시장법과 서울시 조례 개정을 통해 시장 면적이 좁은 사업의 경우 개설 의무 대규모 점포의 규모를 줄여주는 등 기준이 일부 완화됐지만 추가적인 완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blue9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