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7월 초 인도 아삼주에서 모디 총리와 만나 안보·경제 협력 확대를 논의할 예정이다.
- 다카이치 총리는 5월 한국·필리핀 정상과 연쇄 회담을 갖고 경제안보·공급망·안보 협력을 강화하며 관계를 격상했다.
- 전문가들은 미 동맹을 축으로 한 대중 견제와 공급망 안정 속에서 한·필리핀·인도를 잇는 인도·태평양 협력 네트워크 구축 전략으로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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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인도·태평양 주요국을 잇는 정상외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과 필리핀에 이어 인도 방문까지 추진하면서 일본이 미국 동맹을 축으로 역내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 본격 나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NHK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7월 초 인도 북동부 아삼주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해 모디 총리의 일본 방문 당시 제시된 향후 10년 협력 청사진인 '공동 비전'을 토대로 안보·경제 협력 확대, 에너지 안보, 핵심 광물 공급망 강화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삼은 일본 외교에 상징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2019년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아삼주 중심도시 구와하티를 방문해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었으나, 현지 치안 악화로 계획이 무산된 바 있다. 이번 방문이 성사된다면 일본과 인도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는 의미도 갖게 된다.
이번 인도 방문 추진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다카이치 총리의 적극적인 정상외교의 연장선에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5월 19일 경북 안동을 방문해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국 정상은 경제안보와 첨단산업 공급망 협력, 역내 정세 등을 논의하며 미래지향적 협력 확대 의지를 확인했다.
이어 5월 28일 도쿄에서는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를 기존 '전략적 파트너십'에서 '포괄적·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안보와 해양 협력, 경제 협력 확대 방안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표면적으로는 각각 별개의 양자외교처럼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최근 다카이치 총리의 행보가 하나의 전략적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한다.

◆ '중국 견제'와 '공급망 안정'이라는 두 개의 축
일본이 최근 가장 중시하는 외교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는 안보 협력 강화와 특정 국가 의존도를 줄이는 공급망 재편이다.
필리핀과의 관계 격상은 그 상징적 사례로 꼽힌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긴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은 미국, 필리핀과 함께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관계 격상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미·일·필리핀 3각 안보 협력을 제도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과의 협력 역시 경제안보와 공급망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반도체와 배터리,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유한 한국은 일본이 추진하는 공급망 다변화 전략의 중요한 파트너로 평가받는다.
인도는 일본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사실상 핵심 축이다. 세계 최대 인구 국가이자 거대 시장이며, 중국과 국경 문제를 안고 있는 인도는 일본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안보 협력을 확대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상대다.
최근 중요 광물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인도와의 협력은 공급망 안정 측면에서도 전략적 가치가 커지고 있다.

◆ 아베의 구상을 계승한 다카이치 외교
이 같은 움직임은 일본 외교가 지난 10여 년간 추진해 온 인도·태평양 전략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FOIP)' 구상을 제시하며 일본 외교의 지평을 동아시아에서 인도양까지 확대했다. 이후 기시다 후미오 정권은 경제안보를 외교의 핵심 의제로 끌어올렸고, 공급망과 첨단기술 협력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다뤘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러한 흐름 위에서 안보와 경제안보를 결합하는 형태의 외교를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과는 첨단산업 협력을, 필리핀과는 해양안보 협력을, 인도와는 경제·전략 협력을 각각 확대하면서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안동과 도쿄, 그리고 아삼을 잇는 최근의 외교 행보는 개별 국가와의 관계 개선을 넘어선 의미를 갖는다. 미국 동맹을 기반으로 한국·필리핀·인도 등 주요 파트너 국가들과의 협력을 촘촘히 연결함으로써 인도·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협력 질서를 구축하려는 것이 다카이치 외교의 핵심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일본이 그 중심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다카이치 총리의 잇따른 정상외교는 그 방향을 보여주는 하나의 신호탄으로 읽히고 있다.

goldendo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