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김나경 아리바이오 부사장이 28일 치매 치료제 AR1001 국내임상 진행 계기와 의미를 밝혔다.
- 경구용 치매 치료제 AR1001은 한국 환자 200명이 참여했고 연장시험 참여율 95%로 부작용과 편의성 면에서 강점을 보였다.
- 아리바이오는 6월 임상 3상 마지막 투약 후 9월 결과 발표와 함께 중국 푸싱제약과 최대 7조원 규모 판권 계약을 체결하며 상용화를 노린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경구용·낮은 부작용 강점…연장시험 참여율 95%
상장 실패·자금난 속 3상 진행…"개인주주의 힘"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새벽에 혼자 집 밖으로 나가시는 어머니를 찾아다니며 치매 환자와 돌봄 가족의 현실을 직면했어요. 치매는 가족 전체가 무너질 수밖에 없는 질병이에요."
지난 28일 서울 판교 아리바이오 본사에서 만난 김나경 부사장은 치매 환자 가족으로서 어머니를 돌봤던 기억을 꺼내들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20년 넘게 의약품 허가와 심사 등을 담당한 그가 치매 치료제 개발사인 아리바이오에 합류하게 된 계기 중 하나는 어머니였다.

김 부사장의 어머니는 8년 가까이 중증 치매를 앓았다. 초기에는 기존에 출시된 치료제를 복용하며 잠시 호전되는 듯했다. 가족도 알아보고 대화도 가능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기억을 잃었다.
그는 "치매는 전두엽 손상으로 자기 제어가 어려운 질병"이라며 "밤늦게 가족들을 깨우거나 갑자기 외출을 하는 경우도 많다. 보호자들이 집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치매 가족을 요양시설에 보내면 시설에서도 케어가 어렵기 때문에 휠체어에 묶인 채 생활하는 경우도 많다"며 "가족들은 요양원을 보내는 걸 마치 고려장처럼 느끼며 죄책감을 갖는다"고 전했다.
이 같은 경험은 김 부사장을 아리바이오로 이끌었다. 그는 3년 전 회사에 합류해 경구용 치매 치료제 'AR1001'의 국내임상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국내 임상의 가장 큰 의미로 한국 환자 200명이 참여했다는 점을 꼽았다.
김 부사장은 "글로벌 빅파마들도 국내에서 치매 치료제 임상을 진행했지만 실제 한국인 환자 참여 규모는 10여명 정도로 제한적이었다"며 "아리바이오가 한국 회사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많은 임상 정원을 받게 됐다"고 했다.
AR1001의 국내 임상은 25개 의료기관에서 진행됐다. 다만 모든 치매 환자가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에 따라 혈압이나 고지혈증 수치 등의 기준을 충족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환자 가족들의 참여 열기는 뜨거웠다. 대부분의 신청은 자녀들이 직접 진행했다.
그는 "치매 환자 본인이 임상을 신청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자녀들이 국가 임상시험 참여 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신청했다"며 "부모를 위해 뭐라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희망처럼 여기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모집이 끝난 뒤에도 "지금이라도 참여할 수 없느냐"는 문의가 이어졌다고 한다.
김 부사장은 AR1001이 경구용 제형인 만큼 임상 호응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치매 치료제인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와 키순라(성분명 도나네맙)은 정맥주사 방식으로 투약된다. 보호자 동행이 필요하고 투약 후 병원에서 장시간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부담도 있다.
반면 아리바이오 치료제는 하루 한 번 복용하는 경구용 방식이다. 그는 "어르신들이 집에서 아침마다 약 한 알 먹는 것과 병원에 모셔가 주사를 맞는 건 차이가 크다"며 "환자 순응도도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임상 연장시험 참여율은 95% 이상에 달했고 중도 탈락률도 10% 수준에 그쳤다.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고 복용 편의성이 높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기존 항체 치료제에서 우려되는 부분인 뇌부종·뇌출혈 부작용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임상 참여 환자들과 보호자들의 부담을 덜었다.
아리바이오의 AR1001 임상은 현재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오는 6월 임상 3상 마지막 환자 투약을 완료하고 9월 중 탑라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 사이 좋은 소식도 들려왔다. 최근 중국 푸싱제약과 AR1001에 대해 최대 7조원 규모의 글로벌 판권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임상 마무리를 앞둔 김 부사장은 "홀가분하다"는 심경을 전했다. 임상을 진행하면서 자금에 쫓기고 이를 마련하기 위해 애썼던 시간들은 김 부사장을 포함한 아리바이오 임직원들에게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김 부사장은 "임상은 돈의 블랙홀이라고 표현하고 싶다"며 "작은 회사가 조 단위의 자금을 마련해 임상 3상을 직접 끌고 온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아리바이오는 과거 상장에 도전했지만 실패했고, 이후 개인주주 중심 투자로 임상 3상까지 버텨왔다. 그는 "기관들은 규정과 고정관념 속에서 회사를 바라봤지만, 개인주주들의 애정이 회사를 살렸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이제는 더 이상 임상 비용을 조달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가장 홀가분하다"며 "임상은 돈이 입급되지 않으면 진행되지 않는다. 국내 임상을 담당하는 기관에서도 돈을 못 받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시기도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까지 가서 기업설명회(IR)를 하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애쓰는 성수현 대표님의 모습을 보면서 안쓰럽기도 하고 때로는 눈물이 날 정도였다"고 전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치매상병자(진료 인원) 기준 치매 환자는 120만명을 넘는다. 병원 진료를 보러 오지 않는 치매 환자까지 포함하면 그 숫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부사장은 앞으로 치매 환자가 더 빠르게 늘어날 가능성을 우려했다. 스트레스와 불면, 우울증 같은 환경적 요인에 노출된 현대인이 증가하면서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다.
김 부사장은 "치매는 환자 한 명의 병이 아니라 가족과 사회 전체의 문제"라며 "환자와 보호자들이 조금이라도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치료제가 빨리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R1001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어 치매 환자들과 가족들의 아픔이 조금이나마 해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s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