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KT 외국인 투수 보쉴리가 26일 두산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반등했다.
- 시즌 초반 데뷔 22이닝 연속 무실점 후 패턴 노출로 부진했으나 투구 패턴과 볼배합을 바꾸며 위력을 되찾았다.
- 선발진이 흔들린 KT는 보쉴리의 부활로 상위권 경쟁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변화구로 카운트 잡은 뒤 패스트볼 결정구로 사용
"많은 이닝 던지는 걸 목표로 공격적으로 투구하려고 했다"
[잠실=뉴스핌] 남정훈 기자 = KT의 외국인 투수 케일럽 보쉴리가 다시 시즌 초반의 위력을 되찾기 시작했다. 한때 KBO리그를 뒤흔들었던 '무실점 에이스'의 모습이 최근 사라지며 우려를 낳았지만, 두산전에서 완전히 달라진 투구 내용을 선보이며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보쉴리는 올 시즌 개막과 동시에 리그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정규시즌 첫 등판이었던 3월 31일 대전 한화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그는 이후에도 압도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4월 5일 수원 삼성전에서는 6이닝 무실점, 4월 12일 수원 두산전에서도 다시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KBO리그 타자들을 압도했다.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았다. 네 번째 등판이었던 4월 18일 수원 키움전에서도 5회까지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으며 또다시 승리를 챙겼다. 이 경기로 보쉴리는 데뷔 후 22이닝 연속 무실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기존 키움 김인범이 보유하고 있던 데뷔 후 19.2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넘어선 KBO리그 신기록이었다. KBO리그 역사상 데뷔 후 가장 긴 무실점 기록의 주인공이 된 순간이었다.
당시 보쉴리는 4경기 4승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3차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했다. 평균자책점과 다승 부문 선두권을 달리며 단숨에 리그 최고의 외국인 에이스로 떠올랐다.
무엇보다 다양한 구종 조합이 인상적이었다. 투심 패스트볼을 중심으로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 커브, 스위퍼까지 자유롭게 섞어 던졌다. 패스트볼 계열의 움직임과 변화구의 낙차가 동시에 살아나면서 타자들은 좀처럼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시즌 초반 KT 상승세의 중심에는 보쉴리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기록 행진이 끝난 뒤 분위기는 급격하게 달라졌다. 4월 24일 인천 SSG전에서 5이닝 4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완벽했던 흐름이 처음으로 흔들린 경기였다. 이어 4월 30일 수원 LG전에서도 4이닝 3실점으로 조기 강판되며 시즌 초반 압도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5월 들어서는 더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5월 등판한 3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6점대를 기록했고, 19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4.2이닝 4실점(3자책)으로 다시 패전 투수가 됐다.
무엇보다 내용이 좋지 않았다. 22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 이후에는 단 한 번도 무실점 경기를 하지 못했고, 퀄리티스타트 역시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 타자들을 압도하던 위압감도 사라졌다.
문제는 단순한 구속 저하가 아니었다. 보쉴리는 여전히 140km 중후반대 패스트볼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시즌 초반 위력을 발휘하던 투심 패스트볼의 움직임이 점점 읽히기 시작했다.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맞춰 나가는 장면이 많아졌고, 장타 허용도 늘어났다.
이강철 KT 감독 역시 "구위 자체는 크게 나쁘지 않다"라며 반등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패턴 노출이 더 큰 문제로 드러났다. 시즌 초반에는 빠른 공과 변화구 조합이 효과적이었지만, 상대 팀들이 반복해서 상대하며 공략법을 찾아낸 것이다.
초반 보쉴리는 빠른 공으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 유리한 카운트에서 변화구를 떨어뜨리는 전형적인 패턴을 사용했다. 하지만 타자들이 여기에 적응하기 시작하자 보쉴리는 점점 승부를 피하는 투구를 하기 시작했다. 변화구를 낮게 빼며 볼카운트 싸움에서 밀렸고, 불리한 카운트에서 다시 스트라이크를 넣으려다 한가운데 몰린 공이 장타로 연결되는 경우가 잦아졌다.

그러던 보쉴리가 26일 잠실 두산전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선발 등판한 그는 7이닝 동안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치며 KT의 6-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초반 22이닝 무실점 행진 이후 가장 인상적인 경기였다. 최근 부진으로 평균자책점이 3.99까지 치솟았던 그는 이날 호투로 평균자책점을 3.49까지 끌어내렸다.
가장 달라진 부분은 경기 운영 방식이었다. 그는 낮은 코스를 꾸준히 공략하며 땅볼 유도를 늘렸고, 수비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내·외야 수비 안정감 속에 불필요한 출루를 최소화했고, 투구 수도 효율적으로 관리했다.
특히 타순이 한 바퀴 돈 이후의 변화가 인상적이었다. 두산 타자들이 첫 타석에서 보쉴리의 구종과 타이밍을 어느 정도 파악한 상황에서, 보쉴리는 과감하게 승부 패턴 자체를 뒤집었다.
기존에는 패스트볼로 카운트를 잡고 변화구를 결정구로 사용했다면, 이날은 반대로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중요한 순간에는 패스트볼을 결정구로 활용했다.

두산 타자들이 변화구를 예상하는 카운트에서 오히려 몸쪽 높은 패스트볼이 들어왔다. 낮은 변화구로 시선을 흔든 뒤 갑작스럽게 패스트볼을 찔러 넣자 타자들의 타이밍은 반 박자씩 늦어졌다. 맞더라도 정타가 잘 나오지 않는 구조였다.
결국 구위 자체는 여전히 살아 있었고, 문제는 패턴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경기였다. 보쉴리는 이날 스스로 패턴 변화를 시도하며 해답을 찾아냈다.
볼카운트 운영도 공격적으로 달라졌다. 최근 부진기에는 볼을 먼저 던지며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이날은 초구와 1·2구부터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했다.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면서도 맞혀 잡는 피칭을 병행했고, 덕분에 7이닝을 던지면서도 투구 수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었다.

경기 후 보쉴리도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것을 목표로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존에 투구하려고 했다. 포수 한승택의 볼배합이 좋았고, 야수들이 좋은 수비로 도와줬다. 오늘은 정말 팀 전체가 만들어 낸 승리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KT 입장에서도 보쉴리의 반등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최근 선발진은 전체적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소형준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고영표와 오원석은 기복을 보이고 있다. 배제성 역시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 원투펀치까지 흔들린다면 선두 경쟁에서 밀려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그런 의미에서 잠실 두산전의 호투는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시즌 초반 KT 상승세를 이끌었던 '그 보쉴리'가 돌아올 가능성을 보여준 경기였기 때문이다.
KT가 다시 상위권 경쟁에서 치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결국 시즌 초반 리그를 지배했던 보쉴리의 모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잠실에서 보여준 7이닝 무실점 투구는, 그 귀환을 알리는 가장 강력한 신호탄이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