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발언 이후 미국이 한국과 대북 정보 공유를 제한하고 있다.
- 미국은 문재인 정부 시절의 독자적 남북 사업 추진 경험에 기반해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부터 정보 공유를 조심스러워했다.
- 북한과의 소통이 단절된 상태에서 미국과의 정보 공유까지 제한받으면 북·미 대화 시 한국이 상황 파악을 못할 위험이 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韓 진보 정부에 대한 美 우려 여전하다는 증거
남북 단절·한미 불통에 북·미 접촉 열리면 최악
대북공조 복원 못하면 李정부 한반도 정책 좌초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지난 17일 한 국내 언론이 평안북도 구성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다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공개발언으로 미국이 한국과 대북 정보 공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보도한 뒤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미국이 대북 정보를 한국과 공유하지 않는 것은 안보적으로 심각한 사안이다. '통일부 장관이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해서 미국이 한국에 대북 정보를 주지 않고 있다'고 단순하게 볼 상황이 아니다.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어떤 배경에서 취해진 조치인지 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이 모든 대북 정보를 한국과 공유하지는 않는다. 한국 정부도 마찬가지다. 과거 대북 협상이 활발할 때도 한·미는 상대가 북한과 몰래 뭘 하고 있지 않은지 살폈다. 한·미 당국자가 마주 앉으면 '우리가 지금 같은 책의 같은 페이지를 읽고 있는지' 확인하곤 했다.

미국은 대북 정보 공유를 줄여도 한국에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확인이 안 된다. 공유하는 정보량이 현저히 줄었다든지, 오던 게 안 온다든지 등의 상황에 따라 짐작할 뿐이다. 현재 상황은 어떨까. 정보 당국 소식통의 말을 종합해 보면 미국의 대북 정보 제공이 줄어든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미국이 정보 공유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정 장관과 통일부는 '구성 우라늄 농축시설'은 이미 싱크탱크 보고서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사실이므로 기밀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를 정부 차원에서 확인한 적은 없다. 민간 연구소나 전문가들은 얼마든지 말할 수 있지만, 책임있는 정부 당국자는 이 문제에 대해 "정보 사항이므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해야 한다.
실제로 2016년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보고서에 이 내용이 처음 공개됐을때 외교부 당국자에게 이를 문의했더니 같은 답이 돌아왔다. 정 장관의 주장은 틀린 말은 아닐지라도 공직자의 말로는 적절치 않다.
미국이 정 장관의 이번 발언으로 정보 공유를 제한한 것은 아닐 것이다. 정 장관은 그동안 DMZ법 추진, 남북 군사합의 복원 등 미국이 신경을 곤두세울 만한 언행을 여러번 했다. 이번 발언이 '하나의 이유 또는 명분'이 됐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가장 근본적으로는 미국이 과거 문재인 정부와의 경험에 기반해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부터 대북 정보 공유를 조심스러워 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졌을 때 남북 관계 진전으로 북·미 대화를 추동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면서 굵직한 남북 사업을 독자 추진했다.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설치, 9·19 남북 군사합의 및 남북 정상 평양공동선언 등 남북 관계 역사에 획기적인 일들은 모두 이 시기에 이뤄졌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독자 행동을 우려했다. 당시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남북연락사무소 설치를 두고 "미국의 정보력이 닿지 않는 곳에서 남북 당국자가 24시간 함께 있는 상황이라면 한국과 민감한 대북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실제로 문재인 정부와 대북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 대북 정보뿐 아니라 북·미 협상과 관련한 미국의 전략도 공유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미국이 어떤 입장을 갖고 가는지 알지 못했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포기하면 미국이 대북제재 대부분을 풀어줄 것으로 잘못 판단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회담 결렬 이유를 파악하는데도 몇 달이 걸렸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를 거칠게 비난했고 남북 관계도 파탄났다.
미국은 이재명 정부를 '문재인 정부 시즌 2'로 인식했다. 이재명 정부는 미국의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많은 외교력을 투입했고, 지금도 투입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은 여전히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번 일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한국에게는 매우 위험한 신호다.
이번 사안은 문재인 정부 시절 정보 제한보다 심각하다. 북한과 소통이 단절된 상태에서 미국과의 정보 공유도 제한받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상태에서 북·미 대화가 열린다면 한국은 견디기 어렵다. 한반도 문제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영문도 모르고 북·미를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트럼프가 김정은과 대화하려는 목적이 '한반도 냉전구도 해체와 평화정착'이라고 믿을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정부와 여당은 정 장관의 언급이 정보 사항인지 아닌지, 미국이 항의를 했는지 안 했는지 등을 놓고 야당과 정쟁을 벌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 내에서 정 장관을 밀어내기 위해 언론 플레이를 한 내부 유출자를 색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내부 갈등'으로 불길이 옮겨붙고 있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미국과의 대북 공조 체계를 시급히 복원하는 일이다. 이게 선결되지 않으면 북·미 정상회담도 막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 시절 북한 문제를 둘러싼 한·미 간의 난맥상이 재현되면 이재명 정부가 목표했던 한반도 정책은 첫 발도 못 떼고 물거품이 될 수 있다.
opent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