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중소기업들이 7일 기술 탈취 피해 간담회에서 가해 대기업 엄정 수사 촉구했다.
- 대기업이 로펌 동원해 협의 회피하고 입증 책임 중소기업에 전가한다고 비판했다.
- 입증 책임 전환과 정부 지원, 패스트트랙 제도 도입을 강력히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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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기업 고의 회피 막아야...엄정한 수사 必
기술 도용 증명 어려워...입증 책임 전환해야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기술 탈취 피해를 주장하는 중소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가해 기업에 대한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대기업이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대형 로펌을 선임한 뒤 피해 기업과의 협의를 회피하는 관행을 지적하며, 관련 악습을 근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기술 도용 여부에 대한 입증 책임이 중소기업에 과도하게 전가돼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피해 기업들은 구조적 한계를 고려해 입증 책임을 가해 기업 측에 보다 적극적으로 부과하는 방향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대기업의 사법적 고문...신속한 조치 통해 中企 억울한 죽음 막아야"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소재 중소기업중앙회 본관에서 '기술 탈취 피해 중소기업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송재봉, 김종민 의원실과 재단법인 경청이 주최한 이번 간담회는 기술 탈취와 관련한 법적 분쟁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현황을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열렸다.

이날 참석 기업들은 대형 로펌의 도움을 받는 가해 기업들이 분쟁 협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한화솔루션의 기술 탈취를 주장하고 있는 CGI는 국회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회피하는 대기업의 태도가 갈등을 키웠다고 말했다.
조영수 씨지아이 대표는 "반복적으로 한화솔루션에 동일 기술을 사용하지 말라고 공문을 보냈지만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다"며 "대형로펌의 비호를 받아 '법적 절차 진행 중'이라는 사유를 들어 피해 기업과의 상생 협의를 고의로 회피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술 탈취에 관한 경찰청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대기업의 법적 대응 및 검증거부 등으로 지연되고 있다"며 "작년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조사, 국회 국정 조사 청문회 및 중소기업벤처부(중기부) 자체 조사를 통해 해당 사안의 정황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필수 인프라를 활용해 분쟁 중인 중소기업의 서비스에 해를 끼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태블릿 테이블오더 플랫폼 스타트업 티오더는 KT가 출시한 '하이오더'가 자사 서비스와 UI가 유사하다는 이유를 근거로 기술 탈취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더 나아가 티오더는 KT가 지난 2023년 4월 하이오더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인터넷 연결 회선 수를 매장당 인위적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일괄 시행해 자사 서비스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고 강조했다.
권성택 티오더 대표는 "KT는 인터넷 연결 회선 수 제한이라는 망 운용 조치를 통해 당사 서비스를 실질적으로 무력화했다"며 "이는 기간망 사업자의 지위를 남용해 당사 제품의 정상적인 작동을 방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피해 기업, 기술 탈취 입증 어려워...입증 책임 전환 필요"
중소기업들은 한목소리로 기술 탈취 피해의 입증 책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본 여유가 충분치 않은 중소기업들이 장기간 법적 분쟁을 통해 기술 탈취 피해를 입증하는 게 매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권성택 대표는 "사업 협력 및 인수 협상 과정에서 제공된 정보의 유용 여부에 대해 대기업의 입증 책임을 강화해달라"며 "현행 부정경쟁방지법은 투자, 인수 실사 과정 중 제공된 정보의 탈취에 대해 명확한 규정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 입증 책임이 스타트업에 집중돼 있지만, 스타트업이 대기업 내부의 침해 증거를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입증 책임의 전환 또는 완화 규정 신설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심재용 엔이씨파워 대표는 "무형의 기술은 도용 후 약간의 변형만으로도 추적이 불가능해 피해 기업이 이를 증빙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AI(인공지능) 기술 분쟁에 한해서는, 피해 기업이 일정한 개연성(기술 제안 사실 및 결과물의 유사성)을 입증할 경우, 가해 혐의를 받는 기업이 자사의 '독자 개발 과정'을 직접 증명하도록 하는 입증 책임의 실질적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간 소송으로 발생하는 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수사 절차를 줄이거나, 직접적인 비용 지원 제도를 확충해 달라는 주장이다.
법무법인 율촌 소속 김찬미 변리사는 "명백한 기술 탈취 정황이 있는데도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의 고의적인 사법 지연 전략 앞에서는 어떤 중소기업도 버틸 재간이 없다"며 "기술 탈취 사건이 중소기업의 존망과 직결되는 만큼, 법원이 의무적으로 기한 내에 신속하게 판결을 내리도록 하는 패스트트랙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영수 대표는 "기술 탈취 사건에 대한 경찰청 및 관계 당국의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만약 대기업이 상생 협력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정부 주관 국책사업참여 박탈 및 공정위의 징벌적 과징금 부과 등 강력한 패널티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이러한 중소기업계의 요구에 화답했다. 김종민 의원은 "초기 단계에서 신속한 수사를 통해 형사 처벌이 가능한 그런 트랙을 만들어 놓아야 이 문제에 대한 자정 노력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술을 지킨다는 건 단순히 실무적인 일이 아니라 중소기업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stpoemseo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