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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사남'의 아이콘 '충절'과 '절의'의 고장...봉화를 새롭게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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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500만 관객을 모으면서 단종에 대한 충절과 절의가 새로운 아이콘으로 부각됐다.
  • 봉화 지역의 도계서원과 야옹정은 단종을 향한 충절을 평생 지킨 선비들의 삶과 정신을 보여주는 역사 현장이다.
  • 청량산박물관의 기록 자료와 함께 봉화는 조선 시대 선비 정신과 충절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문화유산의 고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봉화=뉴스핌] 남효선 기자 = 조선조 비운의 왕으로 지칭되는 단종을 컨텐츠로 개봉된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가 관객 1500만 명에 육박하면서 한국 영화사의 한 획을 긋고 있는 가운데 '왕사남' 서사의 전편을 관통하는 '충절'과 '절의'가 한민족의 새 아이콘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조선 왕조 역성 혁명의 본거지인 경북 봉화 지역에 면면히 내려오는 '충절과 절의의 역사'가 재조명받고 주목된다.

봉화는 조선을 설계한 삼봉 정도전의 고향이다.

경북 봉화의 공북헌[사진=봉화군]2026.03.25 nulcheon@newspim.com

◇ 불사이군의 충절... 도촌 이수형과 도계서원

도계서원은 단종에 대한 충절을 평생지킨 도촌 이수형(1435~1528)의 학덕과 절의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서원이다.

계유정난 당시 평시서령(平市署令)이던 이수형은 세조가 어린 조카 단종을 폐위하고 왕위에 오르자 미련 없이 벼슬을 버리고 봉화 도촌으로 낙향해 은거하며 단종에 대한 절의를 지켰다. 이후 단종이 유배된 영월 방향인 북쪽을 향해 집 공북헌(拱北軒)을 짓고, 평생 그를 추모하며 살았다.

이수형의 삶은 배우고 익힌 학문을 삶으로 실천한 선비 정신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이에 지역 사림들은 그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도계서원을 창건했다. 이후 서원에는 정민공 이유(금성대군), 충장공 이보흠(순흥 부사), 취사 이여빈 등이 함께 배향되면서, 봉화 지역 충절과 절의의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경북 봉화의 도계서원[사진=봉화군]2026.03.25 nulcheon@newspim.com

도계서원은 제향 공간인 견일사(見一祠), 강학 공간인 공극루(拱極樓), 그리고 이수형이 은거하던 공북헌(拱北軒)으로 구성되어 있다.

견일사는 오직 한 임금, 곧 단종만을 향한 충절을 의미하며, '공극'과 '공북'은 북극성을 향해 공손히 받든다는 뜻으로 임금을 향한 충성과 유교적 도덕 질서를 상징한다. 특히 공북헌은 일반 건물과 달리 한 칸 규모의 좁은 방에 북쪽으로 난 창 하나만 둔 폐쇄적인 구조이다.

매우 엄숙하고 정적인 이 공간은, 평생 은거하며 단종이 있는 북쪽 영월만 바라보던 이수형의 충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현재 경상북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돼 있다.

경북 봉화의 야옹정[사진=봉화군]2026.03.25 nulcheon@newspim.com

◇ 대를 이어 지킨 절의... 야옹 전응방과 야옹정

봉화의 충절과 절의는 한 개인의 삶에 그치지 않고, 후손을 통해 대를 이어 계승된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야옹정은 휴계 전희철(1425~1521)의 손자인 야옹 전응방(1491~1554)이 조부의 유훈을 받들기 위해 세운 정자이다.

전희철은 세종 대 무관으로 입관해 부사직과 별제 등을 지냈으나, 계유정난 이후 벼슬을 버리고 낙향했다. 그는 자손들에게 관직에 나아가지 말고, 매년 영월을 찾아가 단종의 묘소에 참배하라는 유훈을 남겼다. 손자인 전응방은 이 뜻을 받들어 상운면 구천리에 은거하며 야옹정을 짓고 야인으로 살았다.

중종 때 식년 생원시에 합격했지만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평생 학문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썼다. 또 매년 영월에 있는 단종의 능인 장릉을 찾아가, 도포 자락에 흙을 담아 능 위에 올리며 곡을 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행적으로 그는 사림들로부터 충과 효를 겸비한 참된 선비로 존경받았다. 야옹정은 앞면 3칸, 옆면 2칸 규모의 팔작지붕 정자로, 현판은 퇴계 이황이 직접 쓴 것으로 전해진다. 야옹종택 내에 위치해 있으며, 현재 경상북도 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경북 봉화의 청량산박물관이 간행한 '봉화의 누정기'(위)와 '봉화의 전통건축'[사진=봉화군] 2026.03.25 nulcheon@newspim.com

◇ 기록으로 만나는 봉화의 누정 문화... 청량산박물관

봉화의 충절과 절의는 건축물과 인물 이야기로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관련 기록을 통해서도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청량산박물관은 봉화 지역의 역사와 청량산의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조사·연구·전시하는 공간으로, 지역의 전통 문화와 선비 정신을 이해하는 데 유익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박물관은 '국역 봉화의 누정기'와 '봉화의 전통 건축' 등을 발간해, '공북헌중수기', '야옹정중수기'를 비롯해 봉화 지역 누정 관련 기록과 문화유산들을 누구나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연구 총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러한 자료는 도계서원의 공북헌과 야옹정이 지닌 역사적 의미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영화가 계기가 되어 단종과 세조를 둘러싼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 청량산박물관은 봉화와 청량산 일대의 역사 문화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유익한 공간이 될 수 있다.

◇ 충절과 절의의 고장 봉화, 다시 주목받다

봉화에는 이처럼 조선조 유가적(儒家的) 질서의 실천 덕목인 충성과 절의를 지킨 선비들의 이야기가 곳곳에 전해 내려온다.

도계서원이 선현의 학덕을 기리고 유교적 전통을 계승하는 '충절의 학문'을 상징한다면, 야옹정은 선조의 뜻을 받들어 대를 이어 절의를 실천한 '충절의 계승'을 보여준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역사 속 충절과 절의의 이야기를 인간적인 삶의 가치로 재해석하며, 오늘날 우리가 어떤 가치를 지키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되묻는다.

봉화의 도계서원과 야옹정은 바로 그러한 역사 속에서 의리와 신념을 지키며 살아간 지방 선비들의 삶과 정신을 보여주는 실제 역사 현장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청량산박물관이 축적해 온 조사·연구 성과와 국역 자료는 이러한 문화유산의 의미를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영화 속 이야기에서 출발해 실제 역사 현장과 기록을 함께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봉화는 조선 시대 선비 정신과 충절의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역사 문화의 고장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봉화군 관계자는 "봉화는 예로부터 충절과 절의의 고장으로 불려온 지역"이라며 "영화를 계기로 조선 전기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충절의 문화유산과 관련 기록을 함께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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