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의대 정원 10% 이상…지방 일반고 진입기회 확대
편법성 지방유학 차단…"지역 자사고보다 일반고에 유리"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정부가 2027학년도부터 비수도권 의대 정원의 10% 이상을 '지역의사 선발 전형'으로 뽑기로 확정했다. 중학교 소재지 요건까지 의대 인접 광역권으로 좁히면서 이른바 '지방 유학'부터 차단해 실제 해당 지역에서 성장한 학생 중심으로 선발하기로 했다.
입시업계에서는 지방 일반고 출신의 의대 진입 기회가 넓어지는 한편 치대·한의대·약대까지 합격선과 지원 판도에 연쇄 변화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날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정안이 의결됐다. 이에 따라 서울을 제외한 32개 의과대학은 앞으로 모집 정원의 최소 10% 이상을 지역의사 선발 전형으로 선발해야 한다.

지역의사 전형은 해당 지역에서 성장한 학생을 선발해 일정 기간 지역 의료기관에서 의무적으로 10년간 근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선발 학생에게는 등록금과 교재비, 실습비, 주거비 등이 지원되지만 휴학·유급·징계·전과 등의 사유가 생기면 지원이 중단될 수 있다. 의무복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지원금을 반환해야 하며, 사망이나 중증 장애 같은 불가피한 경우에만 감면이 가능하다.
이번 시행령의 핵심은 지역학생 요건 강화다. 지역의사 전형 선발 인원은 전원 해당 의대 소재지 또는 인접 지역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모두 입학·졸업하고, 재학 기간에도 해당 지역에 거주한 학생이어야 한다. 사실상 지역의사 전형 인원을 100% 지역학생으로 선발하도록 한 셈이다.
정부는 특히 중학교 소재지 기준을 더 좁혔다. 기존에는 비수도권이면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수정안에서는 의대가 있는 지역과 맞닿은 광역권으로 범위를 한정했다. 예를 들어 광주에 있는 전남대·조선대 의대의 지역의사 전형에 지원하려면 광주·전남·전북 지역 중학교를 졸업해야 한다.
입시업계는 이번 제도가 지방 일반고 출신 수험생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지역의사제 확대와 중학교 소재지 요건 강화로 지방 일반고 학생들의 의대 진입 기회가 커지고 지방권 의대 지원도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역의사제 선발 인원 대부분이 지방에 배치되는 만큼 지방 학생들의 의대 진입 기회는 크게 넓어질 것"이라며 "지방권 상위권 학생들은 수시든 정시든 지역인재 또는 지역의사제 전형에 적극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 주요 대학 이공계에 재학 중인 지방 출신 상위권 학생들도 원서를 한 번쯤 내볼 가능성이 있다"며 "지원 자격이 대학 재학 여부가 아니라 중·고교 이수 지역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특히 중학교 소재지 요건 적용 시점이 앞당겨진 데 대해 "지방 일반고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더 유리한 구조가 됐다"며 "지방 소재 자사고에는 수도권 중학교 출신 학생이 적지 않지만 일반고 학생들은 대체로 중·고교를 해당 지역에서 다녔을 가능성이 높아 기회가 대폭 확대됐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지원 풀 자체가 넓어지면서 평소 같으면 의대 지원을 망설였을 학생들까지 가세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임 대표는 또 "지역의사제 확대는 의대뿐 아니라 치대·한의대·약대에도 동반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 변수"라며 "의대로 이동하는 합격생이 늘면 치대·한의대·약대에서도 추가합격이 많이 돌 수 있고, 이에 따라 이들 학과 역시 합격선 하락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다만 지역의사제는 일반전형이나 지역인재전형보다 후순위 선택지 성격이 강하고, 10년 의무복무 부담도 있어 전국적인 '의대 쏠림'을 다시 촉발할 정도의 폭발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지역의사제는 지원 자격이 고교 3년에서 중학교까지 포함한 6년으로 확대되면서 수험생 입장에서는 일반전형, 지역인재전형, 지역의사제 순으로 지원 우선순위가 더 뚜렷해지는 구조가 됐다"며 "지역의사제는 일반전형이나 지역인재전형을 대체하는 주된 선택지라기보다 후순위 전형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10년 의무복무라는 부담까지 감안하면 폭발적으로 선호가 커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인재전형·지역의사제로 비수도권 우수 학생이 분산되면서 수도권 의대와 학생부종합전형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이론적으로 비(比) 지역인재전형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라며 "특히 2025학년도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지역인재전형 모집 인원의 증가는 서울 및 수도권 의대에 공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라고 짚었다.
jane9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