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도쿄돔이 다시 한 번 오타니의 '만화야구'로 들썩였다. 오타니 쇼헤이가 만루포를 포함한 3안타를 몰아치며 대승을 이끌었다.
일본은 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C조 조별리그 대만전에서 13-0, 7회 콜드게임으로 승리했다. 2024 프리미어12 우승팀이자 복병으로 평가받던 대만은 전날 호주전(0-3)에 이어 16이닝 연속 무득점이라는 굴욕을 안은 채 탈락 위기에 몰렸다.

1회초 1번 지명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초구를 노려 우익선상 2루타를 때리며 존재감을 알렸다. 2회초 무라카미의 볼넷, 마키의 좌전 안타, 겐다의 사구로 만들어진 무사 만루. 와카츠키의 파울플라이로 한숨을 돌리는 듯했던 대만 선발 정하오쥔은 곧바로 오타니와 정면 승부를 택했다. 시속 125㎞,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76.8마일 커브가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말려 들어온 순간 오타니의 방망이는 주저 없이 돌아갔다. 타구는 112m를 날아가 좌중월 담장을 넘어갔다.

이 한 방이 일본 타선 전체를 깨웠다. 요시다의 1타점 3루타, 무라카미의 적시타, 겐다의 2타점 중전 안타, 와카츠키와 오타니의 연속 적시타까지 더해지면서 일본은 2회에만 10점을 쓸어 담았다. 한 팀이 한 이닝에 10점을 뽑은 것은 WBC 역대 한 이닝 최다 득점이다. 오타니의 한 이닝 5타점 역시 대회 최다 기록이다. 오타니는 이날 4타수 3안타 1홈런 5타점 1득점을 남기며 일본의 첫 안타·첫 타점·첫 홈런을 모두 혼자 책임졌다.

홈런 직후 3루를 돌며 선보인 세리머니도 화제였다. 오타니는 양손으로 그릇과 차선을 쥔 듯한 동작으로 말차를 휘젓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일본어 '차를 끓여 내다(お茶を点てる)' 쓰이는 한자 '点(점)'이 야구에서 득점할 때의 '점(点)'과 같다는 데서 착안한 일종의 '다도 세리머니'다. 아이디어를 낸 이는 니혼햄 투수 키타야마 코키. 오타니가 "새 세리머니를 만들어 와라"는 주문에 후배가 전통문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것이다. 그라운드를 휘저어 다 같이 점수(点)를 우려내자는 메시지, 승리의 기운을 불러오겠다는 염원이 담겨 있다.
일본 타선은 이후에도 쉬지 않았다. 3회에는 스즈키와 요시다의 연속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에서 오카모토의 적시타, 2사 2·3루에서 터진 겐다의 2타점 중전 안타로 13-0까지 달아났다. 이날 일본 타선은 7이닝 동안 13안타(홈런 1개) 13득점으로 초호화 라인업의 화력을 그대로 증명했다.

마운드도 완벽했다. 선발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2.2이닝 동안 안타 없이 볼넷 3개, 탈삼진 2개, 무실점으로 내려갔다. 3회 2사 만루 위기에서 투구 수가 50개를 넘어가자 일본 벤치는 곧바로 후지하라 쇼마를 올렸고 헛스윙 삼진으로 불을 껐다. 이후 불펜이 4.1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합작하며 대만 타선을 철저히 봉쇄했다.
대만은 6회 장위의 우전 안타가 나오기 전까지 노히트로 묶였고 끝내 한 점도 뽑지 못한 채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받아들였다. 대만 타선은 두 경기 연속 침묵했다. 호주전 3안타에 이어 일본전까지 2경기 4안타 0득점에 그쳤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