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상반기 신중, 하반기 가속화 기대
경쟁사 압도한 성장률, 저평가 매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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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그램 마이크로 신고가 ① AI 인프라 파트너로 진화하는 IT 유통 공룡>에서 이어짐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 엑스밴티지, 단순 유통사를 넘어선 AI 생태계 설계자
이번 실적 발표의 진짜 주인공은 엑스밴티지 플랫폼이다. 잉그램 마이크로가 단순 IT 유통업체에서 AI 인프라 파트너로 탈바꿈하는 전략적 핵심축이기 때문이다.

엑스밴티지는 잉그램 마이크로가 자체 개발한 AI 기반 디지털 거래 플랫폼이다. 4200만 줄 이상의 코드와 400개의 AI·머신러닝(ML) 모델을 통합해 주문·견적·재고 등 B2B 운영 전반을 한 플랫폼 안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4분기 기준 전체 매출의 대부분이 이 플랫폼을 통해 발생했으며, 자체 서비스 주문량은 전년 대비 100% 이상 급증했다. 고객당 평균 매출도 30% 이상 늘었다.

핵심 기능 중 하나는 '지능형 디지털 어시스턴트(IDA)'다. AI가 아웃리치 기회에 우선순위를 매기고, 영업 담당자가 고객에게 선제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경영진에 따르면 IDA를 활용한 견적-주문 전환율은 기존 방식 대비 약 3배에 달했으며, "우선순위가 설정된 사전 예방적 참여는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창출한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한발 더 나아가 잉그램 마이크로는 구글 제미나이 모델 기반의 AI 에이전트를 '엑스밴티지 AI 팩토리'를 통해 실전 배치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세일즈 브리프 에이전트'로, 파트너 인사이트, 시장 정보, CRM 데이터를 통합해 영업 기회를 능동적으로 발굴하고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를 영업 현장에 직접 제공한다.
AWS 마켓플레이스와의 통합도 주목할 움직임이다. 독립소프트웨어벤더(ISV) 및 채널 파트너가 클라우드 서비스와 하드웨어 제품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함께 제공하고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고객사의 AI 도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엑스밴티지 인에이블 AI' 프로그램도 2025년 새롭게 출시됐다. ▲AI 성숙도와 기회 평가 ▲교육 및 실습을 통한 기초 AI 역량 구축 ▲공급업체 지원 성장 트랙을 통한 구현 확장, 이 세 단계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단순 제품 공급을 넘어 고객사의 AI 전환 여정 전 과정에 동반자로 참여하겠다는 전략적 의지를 담고 있다.

성과도 숫자로 나타난다. 엑스밴티지가 완전히 배포된 국가에서는 시장 진출 직원 1인당 매출과 총이익이 모두 더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분기별 주요 엑스밴티지 지원 활동 건수도 전 분기 대비 14%,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플랫폼 확산이 재무 지표 개선과 직결된다는 증거다.
윌리엄 블레어는 엑스밴티지를 "고객의 AI 솔루션 이해·판매·제공을 돕는 생태계"로 평가하며, 단순한 디지털화 도구를 넘어 장기적 경쟁 해자 구축의 핵심 자산으로 주목했다. "엑스밴티지가 더 높은 가치의 수익원을 통해 지갑 점유율을 높이고 새로운 파트너를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뒤따랐다.
◆ 2026 회계연도 상반기는 신중하게, 하반기는 가속으로
잉그램 마이크로는 2026 회계연도 1분기(2026년 3월 말 종료 예정) 가이던스로 순매출 124억 5000만~128억 달러, 비GAAP 희석 EPS 0.67~0.75달러를 제시했다. 매출 중간값(126억 2500만 달러)은 전년 동기 대비 2.8% 성장에 해당하며, EPS 중간값(0.71달러)은 시장 컨센서스와 일치한다.

4분기의 11.5% 매출 성장에 비해 1분기 전망이 다소 보수적으로 보이는 것은 IT 유통 특유의 계절성과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반영한 선제적 조정으로 읽힌다. 경영진은 그러나 "연도가 진행될수록 성장이 가속화될 것"임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2026 회계연도 전체 EPS 가이던스 범위(분기별 0.71~1.01달러)는 하반기로 갈수록 수익성이 높아지는 계단식 상승 구조를 그리고 있으며,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3.44달러 수준의 EPS 창출이 예상된다.
경영진이 제시한 세 가지 성장 동인은 명확하다. 첫째, 첨단 솔루션 및 AI 인프라의 지속적인 확장이다. 기업들의 AI 투자 사이클이 아직 초입 단계에 있는 만큼 잉그램 마이크로가 공급망 안에서 점하고 있는 포지션은 막대한 수혜가 기대된다. 둘째, 엑스밴티지 플랫폼의 추가 지역 출시다. 새 시장에 플랫폼이 침투할수록 운영 효율성과 고객당 수익이 함께 상승하는 선순환이 확장된다. 셋째, 디지털 전환을 통한 운영 효율성 향상이다. 자동화와 AI 기반 운영이 심화될수록 원가 경쟁력이 구조적으로 강화된다.
단기적으로는 노트북·AI 하드웨어 등 고거래량·저마진 제품이 성장을 견인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고마진의 첨단 솔루션과 클라우드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 믹스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 기회와 위험의 균형
클라우드 전환, AI 인프라 수요, 자동화, IoT 확산이라는 기술 메가트렌드는 모두 잉그램 마이크로의 사업 모델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엑스밴티지 플랫폼을 통해 단순 제품 유통에서 솔루션 파트너십으로 포지션을 격상시키는 전략도 올바른 방향이다.

그러나 위험 요인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글로벌 기업으로서 관세 변화, 무역 정책 불확실성, 각국의 수출입 규제는 상존하는 위협이다. 정보 처리와 사이버 보안 등 제3자 서비스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사업 연속성의 잠재적 약점이다. 엑스밴티지와 같은 AI 플랫폼의 확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프라이버시 및 사이버 보안 리스크도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인플레이션, 시장 변동성, 공급 제약이 IT 제품 수요의 불규칙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 수많은 경쟁자가 시장 점유율을 두고 치열하게 다투는 IT 유통 시장의 특성도 지속적인 혁신과 차별화를 요구한다.
◆ 경쟁사 압도한 성장률, 저평가 매력 부각
이번 실적에 대한 월가의 평가는 전반적으로 호의적이다. 다만 강도에서 차이가 있다.
윌리엄 블레어는 '시장수익률 상회' 투자의견을 재확인하며 잉그램 마이크로의 4분기 11.5%, 연간 9.5% 성장을 주요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성과로 평가했다. 향후 상승 촉매로는 PC·서버·네트워킹·클라우드 전반의 예상 초과 수요 회복, 엑스밴티지 플랫폼 침투율 확대, 대형 M&A 가능성을 제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증권은 '매수' 의견을 유지하며 목표주가를 26달러에서 27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클라이언트·엔드포인트 솔루션이 불변 통화 기준으로 전년 대비 8.8% 성장한 점, 첨단 솔루션이 서버·스토리지·사이버 보안 수요 강세에 힘입어 불변 통화 기준 11.3% 성장한 점을 주요 근거로 들었다. 특히 수억 대에 달하는 아직 교체되지 않은 PC 설치 기반을 지목하며, PC 교체 사이클이 하반기에 본격화돼 2026 회계연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1분기부터 가격 인상 효과가 체감되기 시작했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로 꼽았다.
모간스탠리는 '동일 비중' 의견을 고수하면서도 목표주가를 21달러에서 23달러로 인상했다. 에릭 우드링 애널리스트는 4분기 실적 호조의 배경으로 강력한 실행력과 운영비 절제를 꼽았다. 그러나 매출 호조의 상당 부분이 PC·스마트폰 교체 수요와 GPU 수요 등 경기 후반부 또는 변동성 높은 영역에 집중돼 있어 지속 가능성이 불확실하다는 신중론도 제기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이 기기 가격을 끌어올려 수요를 압박할 가능성, 제한된 유통 주식 수에 따른 상승 여력의 물리적 한계도 중립적 시각을 유지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CNBC 집계에 따르면, 잉그램 마이크로를 커버하는 14개 투자은행 중 3곳이 '강력 매수', 4곳이 '매수', 6곳이 '보유' 의견을 제시했으며 '시장수익률 하회' 의견도 1곳 있었다. 이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25.90달러로, 현재 주가 대비 약 6.1%의 추가 상승 여력을 제시한다. 최고 목표주가 32달러, 최저 22달러로 분포가 넓은 편이어서 AI 공급망 플레이로서의 잠재력을 보는 시각과 전통 유통사의 구조적 한계를 보는 시각이 공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kimhyun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