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평형 조합원 분담금 1.3억원 늘어난 2.98억
현대건설 "비용 낮춘 안건, 총회 상정해달라"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광주광역시 최대 재개발 사업지로 꼽히는 광천동 재개발 구역에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THE H)' 대신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 적용을 제안했다. 지역 부동산 시장의 극심한 침체와 공사비 상승으로 조합원 분담금이 대폭 늘어나자, 사업성을 높이고 미분양 사태를 막기 위해 꺼내든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전일 광천동 재개발 조합에 디에이치가 아닌 '프리미엄 브랜드 안'을 총회 안건으로 추가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위축된 광주 분양시장을 고려해 조합원 개발이익 증대 방안 검토를 요청하고자 한다"며 "향후 사업진행을 위한 선결 조건"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지는 수주 당시부터 디에이치가 적용될 예정이었다. 조합 또한 디에이치 적용 배제는 검토한 바 없었으나, 현대건설 측은 모든 조합원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고집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조합이 확정한 설계나 공사 기준은 그대로 유지하되, 별도로 런칭할 새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안해 공사비를 낮추면 추가 분담금이 상당 부분 낮아질 수 있다는 논리다.
조합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이를 근거로 총회 안건 상정 시 이번에 협의가 완료된 디에이치 단독 안건만 올리지 말고, 향후 확정할 프리미엄 브랜드 안을 추가해 조합원들이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해 10월 일반분양가를 3.3㎡당 공사비를 2402만원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 조합이 요구한 공사비인 2650만원보다 9.3% 낮은 가격이다. 합리적인 공사비 책정으로 분양가를 최대한 낮춰 미분양 리스크를 피하자는 취지였다.
이후 조합이 현대건설과 프리미엄 브랜드 적용과 공사비, 분양가에 관한 협상을 벌인 결과 우선 디에이치를 적용하기로 했다. 실질 공사비는 3.3㎡당 791만원, 총공사비 약 2조1500억원에 최종 합의했다. 시공사 선정 당시 공사비(1조7660억원)보다 21.7% 올랐다. 이로 인해 전용 112㎡을 분양받는 조합원의 추가 분담금은 종전 1억6700만원에서 2억9800만원으로 상승했다.
조합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 유지, 조합원 추가 부담금 3억원 이내를 기준으로 협상을 진행했으나 일반분양가 2650만원 고수와 3.3㎡당 실질 공사비 780만원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며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한 광주 시장과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브랜드 미분양 리스크 방어가 그 이유"라고 말했다.
광천동 재개발은 서구 광천동 670 일원 25만4466㎡ 용지에 최고 지상 33층, 공동주택 5006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현대건설은 2022년 이 사업을 수주하며 광주 최초로 디에이치를 적용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최근 광주 아파트 분양 시장이 급격히 침체기를 맞으며 양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6년 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광주광역시의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 물량은 758가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415가구) 대비 82.7%(343가구) 급증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1만1490가구, 내년 8427가구 등 2년간 총 1만9917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입주 물량이 대기 중이다.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 집계 결과 지난달 광주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0.24대 1로 전국 평균(6.33대 1)에 크게 못 미쳤다. 광주 남구의 한 아파트는 입주 시 현금으로 최대 3900만원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할인 분양까지 진행 중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선 하이엔드 브랜드 사업장이 미분양될 경우 막대한 재무 부담을 떠안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했을 것"이라며 "시공사와의 원만한 의견 합치가 이뤄져야 온전한 사업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