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근본적 체질변화 위한 3가지 해법
첫째, 문제 심각성 솔직히 인정 반성
둘째, 리더십 질 근본적으로 높여야
셋째,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정답
軍 위기, 숫자가 아닌 '정체성 문제'
최근 초급 장교와 부사관 지원율의 급락은 단순한 인사 행정의 실패가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 국가 안보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구조적 위험 신호다.
흔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직 근무비 인상이나 봉급 체계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는다.
물론 처우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금 우리 군이 직면한 위기의 본질은 돈이 아니라 군이 군으로서 가져야 할 정체성 붕괴에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직시해야 할 점은 우리 사회 전반에 퍼진 안보 불감증이다. 오랜 평화의 관성에 젖어 전쟁은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치부되고 군 복무는 국가를 위한 고귀한 헌신이 아니라 가급적 피해야 할 손실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군인은 전장에서 승리하는 법만 고민해야 한다
공적인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문화가 약화되면서 제복을 입은 자들에 대한 사회적 존중은 희미해졌다.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장교라는 직업을 외면하는 이유는 단순히 월급이 적어서가 아니다.
자신의 청춘을 바쳐 지키고자 하는 가치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자괴감이 더 크다.
또 우리 군 내부에 깊게 뿌리 박힌 과도한 위험 회피 문화는 군의 야성을 죽이고 있다. 군대의 존재 이유는 승리이며 승리는 오직 실전적인 훈련을 통해서만 보장된다.
사고가 없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는 당연하지만 '사고 제로'에만 매몰된 군대는 결국 '훈련 제로' 상태에 빠지게 된다.
◆전비태세, 교범상 이론 아닌 현장 땀방울로 확보
전투 준비 태세는 교범상 이론이 아니라 현장의 땀방울과 시행착오를 통해서만 확보된다. 지휘관들이 훈련 성과보다 사고 예방에 더 전전긍긍하며 창의적인 전술 시도를 주저하는 구조라면 군은 더 이상 군대가 아닌 거대한 행정 조직으로 전락할 뿐이다.
젊은 간부들은 '전사(Warrior)'가 되고 싶어 입대했지만 현실은 '안전 관리인'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있다.
현장의 초급 간부들이 겪는 고충은 더욱 구체적이다. 그들은 전투 준비보다 행정 업무와 민원 처리, 각종 관리 업무에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고 토로한다. 지휘관이 전투 지휘의 본질보다 분쟁 예방과 서류 작업에 몰두하는 군대에서 우수한 인재가 남을 리 만무하다.
군인이 전장에서 승리하는 법을 고민하는 대신 민원인에게 답장하고 상부 보고용 그래프를 그리는 데 에너지를 소진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국가적 낭비다.
◆'강한 군대, 군인다운 군인' 본질 회복 역량 집중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3가지 근본적인 변화를 단행해야 한다.
첫째, 문제의 심각성을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형식적인 통계나 장밋빛 구호 뒤에 숨지 말고 국가적 차원에서 우리 군의 체질이 얼마나 약화되었는지 처절하게 반성해야 한다.
둘째, 리더십의 질을 근본적으로 높여야 한다. 정치적 수사나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니라 현장을 중심에 둔 지휘가 살아나야 한다. 야전에서 구르는 간부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지휘권의 권위를 회복시켜 줘야 한다.
셋째,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정답이다. 훈련과 체력, 전술 숙달, 끈끈한 전우애, 이것이야말로 군의 존재 이유다. 군인이 군인답게 훈련하고 그 전문성을 인정받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군의 위기는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정체성의 문제다. 군인이 스스로의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여기지 못한다면 어떤 금전적 보상도 인력난의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
지금이라도 '강한 군대, 군인다운 군인'이라는 본질을 회복하는 데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조만간 나라 지킬 사람을 찾기 힘든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며, 그 대가는 혹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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