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중 유일한 흑자 성과도 영향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사실상 2연임 수순에 들어갔다. 이번 재신임은 무안국제공항 참사 책임론에 따른 퇴진 압박을 대안이 없다는 현실론과 실적 중심의 경영 능력 등으로 정면 돌파한 결과로 풀이된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내달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김이배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지난 2020년 6월 취임 후 2023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던 김 대표는 이번 주총을 통해 재신임이 확정되면, 국내 LCC 업계를 대표하는 장수 CEO 반열에 오르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의 가장 큰 배경으로 '책임'과 '수습'을 꼽는다. 지난 2024년 말 발생한 무안국제공항 참사 이후 업계 안팎에서는 김 대표의 사퇴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하지만 사고 조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수장을 교체하면 책임 소재가 더 모호해질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과 사후 처리 과정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모기업 AK홀딩스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김 대표가 참사 관련 소송에 묶여 있는 상황에서 대표직을 내려놓으면 조직이 아닌 개인이 모든 법적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며 "김 대표가 물러난다고 해서 이미 걸려 있는 소송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현시점에서 참사 뒷수습을 실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 사실상의 연임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김 대표가 보여준 실적 개선도 연임의 확실한 명분이 됐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4746억 원, 영업이익 186억 원을 기록하며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경쟁사가 고환율·공급 과잉 여파로 적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나온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유일한 흑자다.
이 같은 반전은 김 대표 특유의 내실 경영 전략이 주효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연료 효율이 높은 차세대 항공기(B737-8) 비중을 확대해 유류비를 전년 동기 대비 19% 절감했으며 단일 기종 운용과 금융리스 전환으로 원가 경쟁력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일본 노선 탑승객 400만 명 돌파라는 유의미한 수요 창출과 중국 노선 확대 등 공격적인 노선 운영이 맞물리며 수익성 개선을 견인했다. 실제 올해 1월 수송객 수 역시 전년보다 33.5% 급증한 117만6000명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 실적에 기반한 김 대표의 재신임론은 한층 더 힘을 얻게 됐다.
결국 이번 연임은 사법적 리스크 수습의 연속성과 대체 불가능한 경영 성과라는 두 줄기 흐름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향후 3년의 임기 동안 참사의 최종적인 수습과 함께 통합 LCC 출범에 대응해 제주항공의 1위 지위를 수성해야 하는 복합적인 과제를 안게 됐다.
항공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김 대표가 이번 재신임으로 장수 대표이사 길을 걷게 됐지만, 참사 사고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리더십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라며 "사고 원인 결과에 따른 책임론과 부채비율 관리 등 산적한 난제 속에서 김 대표가 어떤 수습 능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향후 김 대표 거취와 제주항공의 재도약 여부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