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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가 본 미래]① "실험은 끝났다"…일자리 넘보는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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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휴머노이드 2028년부터 공정에 투입
LG는 피지컬 AI를 가정으로 넓혀 생활 영역 공략
엔비디아·퀄컴, 로봇 두뇌 플랫폼 경쟁에 나서
중국 기업들은 양산과 유통으로 시장을 선점
전문가들 "로봇, 실험 단계서 실행 단계 진입"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6)의 화두는 로봇이었다. 로봇은 더 이상 미래 실험 기술이 아니라, 실제 산업과 생활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전시장에는 휴머노이드와 자율주행 물류로봇이 대거 등장했다. 기업들은 시연용이 아닌, 현장 투입을 전제로 한 제품을 앞세웠다. 로봇은 '움직이는 인공지능'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를 오는 2028년부터 공정에 투입하겠다는 일정을 공개했다. 로봇을 생산 인력의 일부로 쓰겠다는 선언이다. LG전자는 피지컬 인공지능(AI) 기반의 홈로봇으로 무대를 공장에서 가정으로 넓혔다. 엔비디아와 퀄컴은 로봇의 지능 플랫폼을 놓고 경쟁에 나섰다. 중국 기업들은 이미 양산과 유통 단계에서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로봇 산업이 '실험'을 끝내고 '실행' 단계로 넘어섰다는 신호라고 평가한다.

보스턴다이나믹스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왼쪽)과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 [사진=현대차]

◆"2028년 실전 배치"…로봇을 작업자로 투입하는 현대차
현대차그룹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오는 2028년부터 실제 공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미국 조지아의 메타플랜트(HMGMA)를 시작으로 아틀라스를 단계적으로 배치해, 부품 분류와 서열 같은 작업부터 휴머노이드를 맡긴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휴머노이드를 '언젠가 쓸 기술'이 아니라, 이미 공정표에 올라간 미래 설비로 다루고 있다는 의미다.

2028년 도입될 초기 공정은 의미가 크다. 부품 분류와 서열 작업은 반복성이 높고, 중량물 취급이 잦아 안전 리스크도 크다. 현대차그룹은 이 구간에 아틀라스를 투입해 작업자 부담을 낮추고 공정 안정성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2030년부터는 적용 범위를 조립 공정까지 넓혀 휴머노이드를 본격적인 생산 인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반복적이거나 무겁고 위험한 작업 전반으로 확대해 공장 곳곳에 휴머노이드를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이 일정이 현실성을 갖는 이유는 현대차그룹이 로봇을 키우는 공장 구조를 동시에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HMGMA는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으로, 휴머노이드가 작업하며 쌓은 데이터를 다시 AI 학습에 활용하는 구조를 갖췄다. 로봇은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센터(RMAC)에서 가상 훈련을 거친 뒤 실제 공정에 투입된다. 이후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시 학습을 반복한다. 이 과정을 통해 아틀라스는 2028년 투입 시점부터 공장 환경에 맞춰 최적화된 상태로 운용된다.

CES 2026 주요 기업 로봇 사업 현황 [AI 인포그래픽=서영욱 기자]

◆"공장에서 거실로"…피지컬 AI의 확장
현대차그룹이 말하는 휴머노이드는 단순한 로봇이 아니라, 공정표에 따라 배치되고 성능이 데이터로 관리되며 생산성과 안전성을 함께 책임지는 디지털 노동자다. 이런 변화가 산업 현장에서 나타난 가운데, 로봇이 가정으로 들어오는 모습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LG전자는 홈로봇 'LG 클로이드(CLOiD)'를 공개하며 피지컬 AI를 거실과 주방, 세탁실로 끌어들였다. 클로이드는 세탁물을 넣고 청소 로봇의 동선을 조정하며 날씨와 창문 상태를 판단해 집안을 관리한다. 단순한 음성 비서가 아니라 가사 노동을 실제로 수행하는 로봇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LG전자의 시각·언어·행동 AI다. 클로이드는 사물을 보고 이해하는 시각언어모델(VLM)과, 이를 바탕으로 행동을 계획하는 시각언어행동(VLA)을 결합해 집 안 상황을 스스로 판단한다. 여기에 LG 씽큐(ThinQ) 플랫폼이 더해져, 로봇은 집 안 가전과 연결된 AI 홈 운영자가 된다. 사람 중심의 주거 공간에 맞춰 키를 조절하고, 휠 기반 이동으로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도 확보했다. 이는 로봇이 가정에 들어오기 위해 어떤 형태와 비용 구조가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LG전자는 로봇의 관절과 근육에 해당하는 액추에이터 산업까지 영역을 넓혔다. 가전 부품을 통해 축적한 모터 기술을 로봇으로 확장해, 로봇 생태계의 핵심 부품을 직접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로봇 산업이 소프트웨어를 넘어 하드웨어 경쟁력이 함께 요구되는 본격적인 제조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LG 클로이드가 식기세척기에 식기를 투입하는 모습 [사진=LG전자]

◆플랫폼부터 부품까지…로봇 생태계 재편
로봇의 두뇌를 둘러싼 경쟁도 달라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로봇의 외형보다 지능과 학습 방식을 핵심으로 삼았다. 실제 세계를 보고 판단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AI' 모델과, 가상공간에서 반복 학습시키는 시뮬레이션 도구를 결합해 로봇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스마트폰에서 운영체제(OS)가 생태계를 지배했듯, 앞으로는 로봇의 지능 플랫폼이 산업의 중심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퀄컴도 '드래곤윙'이라는 로봇용 AI 플랫폼을 내놓으며 같은 흐름에 합류했다. 스마트폰에서 축적한 저전력·고성능 연산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용 로봇부터 휴머노이드까지 아우르는 범용 로봇 두뇌를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자율주행과 로봇의 경계도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모빌아이는 로봇 스타트업 멘티(Mentee)를 인수하며, 자율주행차와 로봇이 같은 인공지능 두뇌를 공유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선언했다. 차가 주변을 인식하고 판단해 움직이는 기술과, 로봇이 공간을 이해하고 물건을 다루는 기술이 사실상 하나의 스택으로 합쳐지는 것이다. 물류로봇, 무인배송차, 공장용 이동로봇이 모두 같은 기술 기반 위에서 움직이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로봇의 '몸'을 만드는 기업들도 전면에 나섰다. 샤플러는 휴머노이드 전용 액추에이터, 즉 로봇의 관절과 근육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을 공개하며 로봇 산업의 병목을 직접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유니버설로봇은 협동로봇과 디지털 트윈을 결합해 물류·팔레타이징 작업을 대규모로 자동화하는 해법을 내놨다. 로봇이 늘수록 정밀한 모터와 기어, 센서, 제어 기술의 중요성도 함께 커진다. 로봇 산업이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정교한 제조 생태계를 요구하는 단계로 들어섰다는 뜻이다.

애지봇(AgiBot)의 로봇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실험은 끝났다…중국이 앞당긴 로봇 전쟁
중국 기업의 존재감도 한층 커졌다. 애지봇(AgiBot)은 CES 무대에서 여러 종류의 휴머노이드를 선보이며 이미 5000대 이상의 생산 경험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포리에르(Fourier)는 의료와 돌봄용 휴머노이드를 앞세워 세계 2000곳이 넘는 병원과의 협력 실적을 공개했다. 에코백스는 청소로봇을 넘어 잔디·수영장·반려로봇까지 확장한 가정용 로봇 생태계를 제시했다.

이들 중국 기업은 이제 '기술을 보여주는 단계'를 넘어, 양산과 유통, 현장 투입까지 한꺼번에 밀어붙이고 있다. 실제로 이번 CES 로봇 관련 발표의 약 40%가 중국 기업에서 나왔다는 점은, 로봇 경쟁이 실험실을 떠나 본격적으로 글로벌 각축전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CES 2026의 산업·국가별 로봇 출품 비중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소우멘 만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올해 CES의 핵심은 로봇공학이 공장과 가정, 병원까지 실제 현장에 쓰이는 단계로 들어섰다는 점"이라며 "특히 휴머노이드는 더 강해진 하드웨어와 진화한 AI, 구체적인 활용 시나리오를 갖추며 실험실을 벗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일시적인 기술 과시에 그칠지, 아니면 AI와 하드웨어, 인력 부족 문제가 맞물리며 새로운 산업 사이클의 출발점이 될지가 관건"이라며 "많은 기업이 양산과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로봇 산업은 이미 '실험'이 아니라 '실행' 단계로 넘어왔다"고 평가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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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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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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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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