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약세·달러 강세 속 연말 포지션 조정 '변수'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우리은행은 29일 달러/원 환율이 최근 당국의 강도 높은 구두개입 이후 고점 대비 약 40원 급락한 뒤 1440원대 초반에서 새로운 균형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경원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예상 환율 범위를 1435~1448원으로 제시하며 수입업체 결제 수요에 따른 저가매수와 수출업체 네고·당국 경계가 맞부딪히는 공방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일 현물 종가는 14403원으로 9.5원 하락 마감했는데,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를 본격 가동했다는 소식과 코스피 시장에서 1조7000억원 이상 대규모 외국인 순매수가 겹치며 환율 하방 압력이 강화됐다.
연말을 맞아 역내외 수급은 재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달러 강세를 이끌었던 수입업체 실수요가 여전히 환율 하단을 떠받치는 가운데, 연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에서 달러 매수 수요가 재차 유입될 경우 역외 달러 강세를 추종하는 포지션 플레이가 가세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수출업체 네고 물량과 커스터디 매도, 그리고 정부의 환율 안정 의지에 대한 경계감이 상단을 눌러 시장이 한쪽 포지션으로 쏠리지 않은 '균형 수급' 국면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글로벌 환경은 달러 강세 재확인 구도가 이어졌다. 달러지수는 98.022로 소폭 상승한 가운데, 미국채 금리 하락으로 뉴욕 초반 약세를 보였던 달러가 일본 엔화 약세 확대를 계기로 강세로 돌아섰다.
12월 도쿄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2.0% 상승에 그치며 예상치(2.3%)를 하회했고 2024년 10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해 일본 전역 물가 둔화 가능성을 키웠다.
도쿄 CPI가 전국 CPI의 선행지표라는 점에서 시장은 일본의 인플레이션 압력 축소와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 우려를 동시에 의식하며 엔 약세·달러 강세 방향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역내 금융시장은 위험자산 선호가 두드러졌다. 코스피는 4129.68포인트로 21.06포인트 상승했고 외국인은 주식과 국채를 동시에 순매수하며 원화 자산에 우호적인 수급을 형성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12%대로 내려앉았고 금·구리 등 일부 원자재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등 글로벌 유동성 환경도 위험선호 쪽으로 기울고 있다.
보고서는 당분간 달러/원이 저가매수와 네고·당국 경계 사이에서 1440원대 초반 등락을 이어가며 수급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진단했다.
peterbreak2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