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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통령 박수받은 김익상 식약처 정보화담당관…"국민 불편 막으려 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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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김 담당관 콕 집어 '칭찬'
국정자원 화재 별도 신문고 마련해
김 담당관 "직원 모두 고생해 송구"
"처장 지시 빠르고 명확했던 덕분"
"정보화 부서 역할 주목받아 기뻐"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에서 한 인물을 콕 집어 "박수 한번 주시라"고 요청했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당시 국민신문고가 중단되자 '식의약 국민신문고'라는 별도 온라인 신고 창구를 만들어 화재로 인한 민원인 불편을 줄인 김익상 식약처 정보화담당관이 그 주인공이다. 

김 담당관은 지난 17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식약처에서 <뉴스핌>과 만나 "국정자원 화재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상됐다"며 "국민 불편과 공무원 행정 지연을 막기 위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했다.

김 담당관은 "식약처 직원들이 함께 고생했는데 혼자 주목받아 부끄럽다"며 공을 오유경 식약처장과 직원들에게 넘겼다. 그는 "처장님도 칭찬받고 저희도 칭찬받으니 직원들 사기가 올랐다"며 "식약처에서 전산을 담당하는 분들이 조명을 받기 쉽지 않은데 저희가 한 노력이 인정받는 것 같아 기쁘다"고 강조했다.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김익상 식품의약품안전처 정보화담당관이 17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식약처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2.17 sdk1991@newspim.com

-정보화담당관은 어떤 부서인가
▲ 식약처 내에서 정보화 분야 살림꾼이다. 저희는 대국민 접점 부서는 아니다. 다만 식약처 내 PC와 프린터 같은 정보화물품 구매·관리, 정보 시스템 구축·운영, 사이버 보안, 개인정보보호 등을 맡는다.

- 이 대통령이 호명하는 순간 어땠나
▲ 업무보고 내용에 제가 담당하는 과제가 있어 배석 중이었다. 그런데 대통령께서 석 달 전 일을 말씀하셨고, 오 처장님께서 제 이름을 부르실 땐 당황스러웠다. 제가 한 일에 비해 칭찬을 크게 받는 것 같아 걱정도 됐다. 식약처에 저 말고도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다. 당시 식약처 직원들이 함께 고생했다. 다른 부처보다 '반발' 빨랐을 뿐인데 칭찬을 이렇게 많이 받을 줄은 몰랐다.

- 주변 반응은
▲ 30년 지난 대학교 동기들이 유튜브와 방송을 보고 축하한다는 연락이 온다. 아내는 가발을 쓰라고도 한다. 아들과 딸은 무덤덤한 것 같다. 민망하고 얼떨떨하다. 공무원은 고생한다고 해서 모두 칭찬받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처장님도 칭찬받고 저희도 칭찬받으니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올라갔다.

- 소감은
▲ 전산을 담당하는 분들이 조명받기 쉽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노력을 인정받아 저도, 직원들도 기쁜 마음이다. 정진수 사무관, 이상훈 사무관, 조미영 사무관, 곽아인 주무관, 안건호 주무관, 김의호 주무관, 서지노 주무관, 김주철 주무관 등 정보화 직원분들이 당시 고생을 많이 했다.

- 다른 부처보다 '반발' 빠를 수 있었던 비결은
▲ 식약처가 식품 의약품 사고 대응에 경험이 많다 보니 여실히 발휘된 것 같다. 오 처장님이 명확한 지침을 주셨고, 직원들도 날을 새가면서 고생했다.

- 처음부터 화재 대응에 기민하게 대응했나
▲ 처장님의 지시가 명확하고 단호했다. 화재가 발생한 26일 저녁, 직원으로부터 대전 국정자원에 불이 났다는 보고를 받았다. 공무원 되고 나서 처음 있는 일이라 국장님과 처장님께 보고했다. 다행히 식약처 서버는 괜찮았다. 다음 날인 27일 출근해 전산실을 점검했다. 1분마다 확인하는 네이버 모니터링 서비스 기록도 확인했다. 처장님도 나오셔서 바로 회의를 시작했다. 이후 처장님께서 무정전·전원장치(UPS) 배터리실, 전산실, 사이버안전센터를 점검하셨다. 그때까지만 해도 심각한 상황이 아니었고 식약처 시스템은 특별한 문제가 없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9월 27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무정전·전원장치(UPS)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2025.12.17 sdk1991@newspim.com

- 식약처에서 27일 바로 주의 발령과 심각 발령을 연이어 내렸는데
▲ 행정안전부에서 저녁 8시에 모든 부처 실·국장이 참석하는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었다. 그때 대전센터 7 전산실에 있는 서버가 모두 전소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국장님이 처장님께 보고드렸고 바로 간부 회의가 열렸다. 국민신문고가 먹통이고 일상 행정업무에 쓰는 전자문서, 메일 등 대부분 시스템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처장님께서 당장 월요일에 발생할 민원인 불편과 혼란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물었다. 정보화담당관에는 국민신문고는 대체 온라인 창구를 만들라고 지시하셨고, 혁신행정담당관에는 수기 공문서를 주고받아야 하는 공무원 혼란을 줄이기 위한 업무 매뉴얼을 만들라고 지시하셨다. 그리고, 다음 날(28일) 오후에 보자고 하셨다. 사고를 여러 번 경험하시다 보니 월요일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포인트를 아셨던 것 같다. 그런데, 전산을 담당하는 입장에서는 시스템을 반나절 만에 구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 지시가 있어도 반나절 만에 가능한 일인가
▲ 모두의 도움이 있었다. 직원들과 바로 의견을 모으는데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직원이 식약처 홈페이지에 민원 상담 예약 기능이 있는데 복사해 빨리 만들면 된다는 아이디어를 내 시도했다. 민원의 핵심은 내가 원하는 걸 온라인으로 입력하여 신청할 수 있고 처리 부서에 전달하면 되는 것 아닌가. 국민신문고는 이 작은 시스템을 키워놓은 것이다. 전산 유지보수하는 업체도 퇴근하지 않고 밤을 새우면서 함께했다. 약 10시간 만인 28일 오전 8시에 1차 개발을 마쳤고 12시에 처장님께 시연했다.

- 이 대통령은 무엇을 칭찬했나
▲ 화재 이후 월요일부터 큰 국민 불편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빠르게 대응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행정을 잘 아시는 대통령께서 반나절 만에 온라인 신청 창구를 만드는 어려움을 아셨던 것 같다. 기존 국민신문고를 이용하던 식의약 민원인은 서면 양식을 작성해 식약처에 팩스로 제출해야 해 불편이 불가피한데 공무원이 밤을 새서 민원인 불편을 줄인 그 적극성과 신속성을 칭찬하신 것으로 생각한다.

- '식의약 국민신문고'가 안 만들어졌다면
▲ 국민이 어디에 민원을 해야 하는지 모른다. 국민신문고는 화재로 소실되어 당연히 접속이 안 될 것이고, 식약처 홈페이지에는 서면으로 제출해야 하는 안내만 있었을 것이다. 민원인은 한글 파일에 수기로 써서 우편이나 팩스로 제출해야 한다.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불편함이 매우 크다.

- 국정자원 화재로 인한 재난 대응 단계 해제까지 어떤 생각으로 일했나
▲ 국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된다는 생각뿐이었다. 민원인은 불편할 것이고 공무원도 사실상 일하기가 어려웠다. 공무원 입직 이래 20년간 전산시스템 없는 행정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월요일이 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뻔했다. 저희 잘못은 아니지만 정보화 담당 조직으로서 내 옆에 직원한테 파일 하나를 보내지 못하는 상황은 정말 큰 일 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9월 27일 오유경 식약처장 주재로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있다.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2025.12.17 sdk1991@newspim.com

- 내년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 정부에서 사고가 나면 해야 할 후속 조치가 많다. 통합식품안전정보망, 수입식품통합시스템, 의약품통합관리시스템, 의료기기통합관리시스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실험실정보관리시스템, 식약처 대표 누리집 등 7종에 대한 원격지 이중화(DR) 시스템 예산이 시급하다. DR 시스템은 화재·지진 같은 재해로 서비스가 중단됐을 때 실시간으로 정상화하는 시스템이다. 428억 원이 든다.

- 다른 부처보다 식약처에서 유독 필요한 이유가 있나
▲ 국민 일상생활에 미치는 파급력을 생각하면 시급하다. 우리나라에는 수입 식품이 하루에 4000건이 들어온다. 수입 수산물, 농산물은 신선도가 중요한 경우 시간 단위로 가격이 떨어지는데 수입식품통합시스템이 중단되면 수입식품 영업자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 마약류통합관리 시스템은 사람의 생명과 연결된다. 행정적으로 보면 보고 시스템이라 나중에 해도 된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저희가 받은 정보로 의사들이 확인해 마약류 의약품에 대한 환자 오남용을 막을 수 있는데 데이터 복구가 안 되면 불법으로 마약류 의약품을 복용할 수 있고 여러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맞으러 다니는 환자들을 막을 수 없다.

- 앞으로 포부는
▲ 식약처에서 국세청 홈택스와 같이 직원들이 자부심을 느끼는 전산 체계를 만들고 싶다. 특히 내년에 시작하는 '의약품 AI 심사관'은 의약품 허가 심사 체계에서 획을 긋는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28만쪽의 자료가 들어오면 AI가 자료를 번역하고 요약하며, 정해진 목록에 따라 심층 분석을 한다. 심사관이 허가 신청자료를 열어 볼 때 이미 기본 검토가 돼 있다. AI가 심사 행정에 들어오면 심사관 개개인의 역량이 한층 커진다.

- 마지막으로 할 말은
▲ 우영택 국장님(기획조정관)이 생각난다. 모든 직원들이 고생했지만 국정자원 화재 직후부터 긴 추석 연휴기간 동안 날마다 나오셔서 회의를 주관하시고 이것저것 챙기시느라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다. 저만 주목받아 송구하다.

김 담당관은 삼성SDS에서 7년 8개월을 일했다. 이후 식약처에 2005년도에 입사해 통합식품안전정보망,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수입식품통합시스템(전자심사24 기획), 실시간식품정보확인서비스(푸드 QR) 구축에 힘썼다.

sdk199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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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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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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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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