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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박물관, AI시대 '쓰기'에 주목…"글쓰기와 도구 재조명하기 위한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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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국립한글박물관이 디지털 시대로 전환된 현재, 한글의 쓰기와 쓰는 도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전시를 마련했다.

강정원 국립한글박물관 관장은 19일 서울 중구 문화역 서울 284에서 열린 '한글실험프로젝트'의 다섯 번째 여정 '글(자)감(각): 쓰기와 도구' 전시 간담회를 열고 "저희가 작년 10월부터 공사 때문에 전시를 진행하지 못했다. 당초 계획은 건물이 완공이 되면 10월, 11월쯤 전시를 하기 위해 기획전을 준비했는데 그게 이번 전시"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글(자)감(각): 쓰기와 도구' 전시 전경. [사진=국립한글박물관] 2025.11.19 alice09@newspim.com

한글과 디자인을 주제로 그 가능성을 확장해 온 한글실험프로젝트의 이번 전시는 '쓰기'와 '도구'가 만드는 글자의 질감을 탐구하는 실험적 시도이며 23팀의 작가, 디자이너와 협업 하여 시각, 공예, 제품, 공간, 미디어아트, 설치 등의 다양한 분야의 작품을 소개한다.

강 관장은 "한글박물관의 공사가 지연이 돼서 부득이하게 다른 공간을 급하게 확보해서 진행하게 됐다. 당초 학예연구사, 전시 팀에서 준비한 글자의 질감, 감각에 대한 의미가 정말 컸는데 이 곳은 저희 전시관보다 규모가 작아서 연구사들의 노력과 생각이 제대로 담기에 어려웠던 것 같아 안타까우면서도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글실험프로젝트'는 개관 이후로 올해 5번째 진행을 하게 됐다. 4번째까지는 훈민정음의 원형, 소리, 근대 출판 시기에 한글의 문자에 대한 조형적 아름다움과 의미를 찾아서 예술작품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강 관장은 "올해는 글자 감각이라는 쓰기와 도구로 정의를 했다. 인간이 쓰기라는 행위를 통해서, 그 과정에서 도구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러한 인간과 행위, 쓰기, 도구들의 관계성을 파악하고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아냈다"고 소개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글(자)감(각): 쓰기와 도구'에 전시된 김초엽 작가의 사각의 탈출'. [사진=국립한글박물관] 2025.11.19 alice09@newspim.com

이번 전시는 '문자를 매개로 한 쓰기의 힘'을 탐색하고, '쓰기-도구-행위'로 이어지는 과정 속에서 쓰기와 도구의 관계를 다각도로 살펴본다. 23팀의 작가, 디자이너와 협업해 시각, 공예, 제품, 공간, 미디어아트, 설치 등으로 탄생한 이번 작품은 총 139점이다.

전시를 기획한 김은재 학예연구사는 "인공지능(AI)시대에, 그리고 음성인식으로도 글을 쓸 수 있는 시대에 손으로 글을 쓰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23팀의 작품으로 소개하고자 했다. 기존 한글실험프로젝트와는 차별되는 새로운 시도를 한 전시"라고 소개했다.

전시장 초입의 '기대고, 붙잡히고, 매달리고, 휘둘리고'는 김초엽, 김영글, 김성우, 전병근 등 작가 4명이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로 쓴 글을 소개한다. 작가들은 올해 5월 주제를 받은 뒤 각자의 생각을 문장으로 풀어냈다.

특히 김초엽 작가는 '한글이 아주 먼 미래에 등장한 특수한 쓰기 도구에 유리하다면?'이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사각의 탈출'을 선보인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글(자)감(각): 쓰기와 도구' 전시 전경. [사진=국립한글박물관] 2025.11.19 alice09@newspim.com

김 연구사는 이러한 작가들의 글에 대해 "작가들로부터 받은 작품을 물성화하는 작업을 거쳐 전시로 소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AI와의 접목을 시도한 작품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박제성 작가의 '자간'은 작가가 쓴 시를 학습한 AI가 시에 담긴 한글을 수묵화 풍의 영상으로 재해석했고, 이는 대형 스크린을 통해 관람객을 맞는다.

특히 김은재 학예연구사는 조영각 작가의 '기획향'에 대해 "앞으로 AI가 보여줄 새로운 글쓰기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는 3대의 대형 모니터와 로봇 팟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모니터에서는 195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한국 대중문화를 학습한 AI가 만들어낸 영상과 신조어가 등장한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글(자)감(각): 쓰기와 도구'에 전시된 조영각 작가의 '기횡향'. [사진=국립한글박물관] 2025.11.19 alice09@newspim.com

전시는 기간 중 추첨을 통해 관람객의 손글씨 폰트를 제작하는 이벤트를 비롯해 전시 주제와 연계한 워크숍, 작가와의 대화, 큐레이터의 전시 소개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은재 학예연구사는 "요즘 '텍스트 힙(text hip, 독서와 글쓰기에서 멋을 찾는 것)'이라는 것이 대두되고 있지만, 한편에선 문해력이 문제가 되고 있고 손글씨 조차 쓰지 않는 시대가 됐다"라며 "작은 도구에도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듯, 글쓰기의 도구를 재조명하기 위해 이번 전시를 준비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강정원 관장은 "글자와 도구가 만들어내는 질감을 느끼며 글자 속에 머물러보는 사색의 기회를 가져 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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