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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화력 붕괴' 여파…HJ중공업, 법적·손배·중대재해 리스크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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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원인에 HJ중공업 시공관리 부실 지목...업계 신뢰도 저하 전망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전망...벌금 등 처벌·공공공사 입찰 제한 영향
유가족 손해배상·공사 지연 위약금 등 원청 책임 가능성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철거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로 공사 원청사인 HJ중공업의 법적·재무적 리스크가 커질 전망이다.

사고 현장 작업자들이 하청업체 소속이지만, 원청인 HJ중공업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번 사고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서 공공입찰 참가 제한, 손해배상 청구, 공사 지연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 등 복합적인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HJ중공업 공사 현장서 사망자 발생...현장 관리 부실 지적

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매몰 사고 현장 [사진=소방청]

7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2분 울산 남구 용잠동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에서 60m 높이 보일러 타워가 무너져 9명이 매몰됐다. 이 중 2명은 구조됐지만 1명이 숨졌다. 위치가 파악된 다른 매몰자 4명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1명은 생사와 위치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사고 규모와 인명 피해가 큰 만큼 시공사인 HJ중공업의 관리·감독 책임을 둘러싼 조사와 법적 판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매몰된 작업자들은 보일러 타워 5호기 철거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5호기는 1981년에 준공된 후 노후화로 2021년 운전을 중단했다. 지난달부터 해체공사가 시작됐다. 소방당국은 구조물을 해체하기 쉽게 일부 기둥을 먼저 제거해 구조를 약하게 만드는 '취약화 작업' 중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사고 당시 작업자 9명 중 8명은 25m 높이에서 구조물을 자르고 있었다. 1명은 구조물 외부에서 작업 조정 중이었다.

HJ중공업은 지난해 1월 한국동서발전이 발주한 울산기력 4,5,6호기 해체공사를 수주했다. 도급액은 약 544억원이며 공사기간은 지난해 2월부터 2026년 5월까지다. 작업자 9명은 HJ중공업의 협력업체인 코리아카코가 고용한 이들이다. 1명은 정직원, 8명은 계약직이다.

사고 원인으로 코리아카코의 안일한 안전 의식과 함께 HJ중공업의 부실한 현장 관리 부실이 지목되고 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연구단 교수는 "해체 작업은 우선 상부에서 취약화 작업을 마친 후 하부를 취약화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하부가 이미 약화돼 있는데 그 위에서 작업을 하게 되면 사고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그러나 이번 사고 현장에서는 하부에서 먼저 취약화 작업이 이뤄진 상태에서 작업자들이 상부를 작업하기 위해 25m 높이에 올라갔다"며 "해체공사 전 해체계획서, 작업계획서, 위험성 평가서 등을 인허가 기관에 제출했을 텐데 해당 자료 속 계획과 다른 방식으로 작업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청과 공사업체에서 시공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HJ중공업,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전망...공공공사 수주 타격

이번 사고로 HJ중공업의 법적 리스크가 발생할 전망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의 보호 대상에는 원청 소속 뿐 아니라 도급, 용역, 위탁 등 계약 형식에 관계없이 그 사업의 수행을 위해 노무를 제공하는 자도 포함된다. 또 이 법 4조에는 경영책임자가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사업장에 대해 안전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공사를 총괄하는 HJ중공업의 책임 소재가 아예 없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구조 작업이 끝난 후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통해 중대재해처벌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수사할 예정이다. 이미 현장에서 사망자가 발견됐기 때문에 이번 사태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정의하는 중대재해(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에 해당한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원청의 경영책임자 등은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을 선고받을 수 있다. 또 법인은 5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아직 구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사 계획을 세우지는 못했다"면서도 "매몰자 생사 확인 등이 완료된 후 수사 대상을 확정해 엄격하게 수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에 대해 "재해자 구조에 만전을 기하고 구조 작업 후 사고 발생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중대재해 발생으로 수사 대상이 되면 공공공사 입찰참가에 제약이 생긴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한 번의 사고에서 2명 이상의 근로자가 동시에 사망하는 경우 해당 기업은 최대 2년간 공공입찰 참여가 제한된다. 현재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는 1명 사망 확정, 다른 4명 사망 추정이기 때문에 HJ중공업에 대해서도 이 법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최종 사망자가 1명인 것으로 밝혀지더라도 안심하기는 어렵다. 최근 정부는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대해 사망자가 1명만 발생한 경우에도 공공입찰 자격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또 지난 8월 기획재정부는 공공공사의 낙찰자 평가시 중대재해 위반 항목을 감점 항목으로 신설한 바 있다.

최근 민간 주택시장이 악화되면서 공공공사 수주에 총력을 다하던 HJ중공업의 타격이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HJ중공업이 진행 중인 도급액 200억원 이상 공사 55건 중 80% 이상이 관급 공사에 해당한다. 공공공사를 발주한 기관은 해당 항목을 고려하는 동시에 이번 대규모 사망사고의 원청인 HJ중공업과 계약을 맺는 것에 대한 사회적 시선을 부담으로 여길 공산이 크다.

유가족 손해배상·현장 원상 복구 등 HJ중공업 책임 가능성

뿐만 아니라 HJ중공업이 유가족 손해배상, 공사 지연 위약금 지불 등을 요구받을 가능성도 있다. 구체적인 책임 주체와 범위는 한국동서발전-HJ중공업, HJ중공업-코리아카코간 계약 내용에 따라 다르다. 다만 일차적 책임이 하청으로 명시돼 있더라도 원청이 안전관리 등 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청의 연대책임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김정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정책위원장은 "철거 공사 시 안전관리에 충분한 비용을 사용해야 하지만 원청이 이익을 많이 남기기 위해 신축공사보다 관리를 허술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며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도 시공사는 이익을 확대하려다 유가족에 대한 피해보상, 공사 중지에 대한 간접 비용 등 사고 수습에 더 많은 돈을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정책위원장은 "협력업체도 처벌을 받지만 원청이 공사를 수주했고 안전관리 의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사고 책임을 피해갈 수는 없다"며 "특히 이번 사고는 피해 규모가 크고 최근 정부가 중대재해를 예방해야 한다는 신호를 여러 번 줬음에도 발생했다는 점에서 원청의 책임이 더욱 클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HJ중공업의 입장을 묻고자 전날 오후부터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에 대해 "사고 수습, 특히 인명 구조에 장비·인력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라"고 직접 지시한 만큼 HJ중공업이 장기간 사고를 회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blue9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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