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 시작 1시간여만에 파행...송언석·이기헌 '배치기' 충돌도
"김현지가 김병기보다 권력서열 위"...野주진우 SNS에 운영위 국감 파행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을 두고 여야가 물리적 충돌까지 빚었다. 정부여당은 김 실장과 관련해 야당에서 계속해서 의혹을 제기하는 데 대해 얼굴을 붉히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윤석열 정부 법률비서관이던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고 맞공세를 펼치기도 했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6일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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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정회되고 나서며 몸싸움을 하고 있다. 2025.11.06 pangbin@newspim.com |
이날 오전 10시쯤 시작한 국감은 1시간여만에 파행으로 돌아갔다. 김 실장을 두고 벌어진 여야 공방이 주질의 시작도 전에 고성으로 번지자 김병기 운영위원장이 정회를 선언했다.
자료 요구 과정에서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자리에 윤석열 대통령의 법률비서관을 역임한 주진우 위원께서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이해충돌 소지가 매우 크다"며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주진우 의원이 앉아 계실 곳은 피감기관 증인석"이라고 지적했다.
채 의원은 "오늘 국정감사 대상은 이재명 대통령실 5개월도 있지만 국회가 철저히 감사해야 할 것은 저는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실 3년"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실의 국정농단과 12·3 내란에 대한 진상규명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주 의원은 "제가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에 대한 의혹을 집중 제기하니 민주당이 이렇게 조직적으로 입틀막한다"며 "강력히 항의한다"고 반발했다. 이어 주 의원이 "여기는 이재명 대통령의 변호인 출신도 운영위원회에 들어와 있다. 어디다 이해충돌 이야기를 하나. 그렇게까지 김현지 실장을 보호하고 싶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의장을 퇴장하는 과정에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기헌 민주당 의원의 배가 충돌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송 원내대표는 곧장 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의원이 육중한 몸집으로 다가오더니 그대로 몸을 부딪히게 됐다"며 "국회선진화법 이후 국회 회의장 내에서 어떤 물리적 접촉이나 폭력행위도 금지된 것으로 아는데 불행히도 대통령실에 대한 국감이 있는 운영위 회의장에서 폭력행위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수당이라곤 하지만 야당의 원내대표에 대해 백주대낮에 테러와 유사하게 폭력행위가 발생한 점에 대해 대단히 유감을 표한다"며 이 의원과 위원장인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반면 이 의원은 "국민의힘은 제가 육중한 몸으로 폭력을 썼다고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송 대표의 배치기 피해자는 바로 저다"라며 "저에게 죄가 있다면 배가 나온 죄밖에 없다"라고 했다.
운영위 국감은 오후에 한차례 더 파행했다. 이번엔 주 의원이 김 위원장을 겨냥해 쓴 페이스북 게시글이 발단이 됐다.
주 의원은 이날 오전 2건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올렸다. 여기에서 그는 "어제 내가 김현지 출석 문제를 거론하자, 김병기 운영위원장은 내 발언 중간에 끼어들어 황급히 막았다. 두 가지가 확실해졌다. 김현지가 김병기 원내대표보다 권력 서열이 위라는 것이고, 그래서 (김현지가) 더더욱 국감과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또 '민주당의 의도된 파행, 김현지 이러려고 오전 출석만 요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민주당 잔머리는 역시 한 치의 예상도 안 벗어난다. 나를 입틀막 하려고 이해충돌 운운하더니 내 발언을 민주당 의원들이 벌떼처럼 막았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급히 국감을 정지했다. 신종수법"이라며 "김현지와 대통령실은 약점이 많아 국감 못 받겠다는 독재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조금 전에 이기헌 민주당 의원과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일에 대해 야당에서는 왜 여당 초선 의원이 송 원내대표를 모욕주게 하느냐고 했는데 주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 실장이 김 원내대표보다 권력 서열이 위라고 썼다"면서 "민주당 원내대표 모욕주려고 그렇게 행동한 건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 위원장은 주 의원의 게시물을 확인하고 화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김 실장이 권력자니까 제가 거기 꼼짝 못 한다는 건데, 위원장이 위원들한테 이런 대우를 받아 가면서 이 위원회를 해야 하나. 막가자는 건가"라고 말했다.
주 의원이 "이게(게시글) 왜 모욕인가"라고 따져묻자, 김 위원장은 "내가 모욕적으로 생각하면 모욕이다. 위원장한테 야지(조롱) 놓는 페이스북이나 올렸다"고 반발했다. 이후 회의가 재차 정회됐다.
김 실장과 관련한 야당의 공세에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우 정무수석은 "시중에 떠드는 것들을 다 모아서 의혹이라고 해서 한 사람의 인격을 (공격)하는 건 국회의원 특권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강 비서실장은 주 의원을 향해 "국회의원 하시면서 국정감사 질문하는 자리에 있다고 함부로 말씀하실 입장인지 잘 모르겠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김건희 여사와의 관계와 채해병 사건과의 관계가 덮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논란의 중심인 김 실장을 국회 운영위 출석이 가능하도록 대통령실 경내에 대기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heyj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