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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법원행정처 폐지 이어 재판 중지법 들고나온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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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임기 중 재판 중지 '안전판'
폐지는 조희대 대법원장 인사권 제한 방점
내년 6월 지방선거 앞두고 여론 역풍 '고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재판 중지법 처리를 위한 군불 때기에 나서고 있다. 만약 있을지도 모를 이재명 대통령의 형사 재판 재개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집권으로 중단된 5개 재판과 관련한 겹겹의 안전판으로 추진하는 대법관 증원과 재판소원법(4심제) 추진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계기는 김대웅 서울고등법원장의 국감 발언이었다. 김 법원장은 지난 20일 법사위 국감에서 "이재명 정부 임기 중에도 언제든지 (이 대통령) 재판기일을 잡아 재판을 진행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이론적으로 그렇다. 불가능한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 법원장의 발언을 계기로 당내에서 "재판 재개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10.27 mironj19@newspim.com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김용민 의원이 총대를 멨다. 김 의원은 지난 24일 의원총회에서 '재판 중지법을 본회의에서 신속하게 처리하자'는 취지로 말했다. 여전히 불안한 요소들이 있는 만큼 만약의 사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이 발의한 재판 중지법(형사 소송법 개정안)은 대통령으로 당선된 피고인에 대해 재임기간 형사재판 절차를 정지시키는 내용으로 대선 직전인 지난 5월 국회 법사위를 통과해 현재 본회의에 부의돼 있는 상태다. 본회의 상정 직전 단계에 있는 것이다.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상정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당장 처리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 자칫 엄청난 역풍을 부를 수 있어서다. 지난 5월 법사위까지 일사천리로 통과시켰던 민주당이 막판 본회의 처리를 하지 않은 이유다. 법원이 알아서 모든 재판을 중단한 상황에서 대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아직까지 당내에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지난 25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가 공식 논의한다거나, 논의 계획이 있다거나 하는 단계는 현재로선 아니다"라며 "재판중지법 재추진은 당 소속 일부 의원이 유튜브에 나가 거론했고, 어제 의원총회에서도 역시 개인 의견으로 거론한 바 있다"고 했다. 개인 차원이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야당은 강력 반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오직 한 사람, 이 대통령을 위한 이재명 사법부를 만들기 위해 사법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며 "만약 민주당이 재판 중지법을 통과시킨다면 그 즉시 이재명 정권이 중지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의 5개 재판이 당장 재개돼야 한다"며 "절반의 국민도 대통령의 재판 재개를 바라고 있다. 이것이 국민의 명령"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법안을 처리할 경우 헌법소원 등 법적 조치로 대응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일단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법부를 압박하며 여론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이 불을 때주니 물이 끓는 것이 아닌가"라며 "이 대통령의 중지된 재판을 재개하라는 요구가 있고 이에 대해 법원이 유보적 입장을 밝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여론과 법원 상황 등을 보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재판 재개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권 교체 후 5개 재판을 스스로 중단하는 등 분위기가 매우 위축된 게 사실이다. 다만 내년 2월 법관 인사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재판 중단을 결정한 법관이 바뀔 수 있고, 만에 하나 교체된 법관이 재판 재개를 결정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서다. 여전히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크다.

민주당이 대법관 증원과 재판 소원 추진에 이어 법원 행정처 폐지를 들고 나온 배경이다. 정청래 대표는 비공개 사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개혁특위 안에서 빠진 내용 중 법원행정처 폐지 같은 개혁이 필요하다"며 사법행정 정상화 TF 구성을 지시했다. TF에서는 법원 행정처를 폐지하고 국민참여형 사법행정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행정처 폐지 논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사건이 계기가 됐다. 민주당은 법원의 인사·행정을 총괄하며 대법원장의 참모 조직 성격을 띠는 법원행정처가 법관 독립의 걸림돌이라고 압박했지만 진보 측의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가 들어서자 공세를 중단했다. 민주당의 조희대 흔들기가 여의치 않자 대법원장의 인사권 제한이 골자인 법원행정처 폐지를 들고 나온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재판 중지법은 민주당이 상정한 마지막 카드다. 내년 6월 지방선거가 7월 여 앞으로 다가왔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신속 처리 가능성은 열어놓겠지만 돌발 변수가 없다면 무리할 필요는 없다. 민주당이 사법부 압박에 올인하는 것은 이런 변수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관건은 법원의 분위기와 여론이다. 

leej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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