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자프로골프 위스트론 레이디스 오픈에서 4타 차 우승
부상과 슬럼프에도 끝까지 도전…왼손 퍼팅이 터닝포인트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한때 세계 여자골프계를 지배했던 쩡야니(36·대만)가 11년 9개월 만에 공식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오랜 슬럼프와 부상을 딛고 자신의 고국인 대만에서 값진 성과를 이뤄냈다.
26일 타이베이 인근 선라이즈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LET) 투어 위스트론 레이디스 오픈. 비바람과 안개로 대회가 2라운드로 축소된 가운데 쩡야니는 14언더파 130타라는 압도적 성적으로 2위 아멜리아 가비(뉴질랜드)를 4타 차로 누르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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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4306일 만에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는 쩡야니. [사진=LET] 2025.10.27 zangpabo@newspim.com |
이로써 쩡야니는 2014년 1월 대만 타이퐁 레이디스 오픈 이후 4306일 만에 정상에 복귀하는 감격을 누렸다. 쩡야니는 "이 트로피를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 고국에서,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우승할 수 있어 정말 감격스럽다.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걸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며 눈물을 보였다.
쩡야니는 15세이던 2004년 US 여자 아마추어 퍼블릭 링크스 챔피언십에서 미셸 위(미국)를 꺾으며 세계 골프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200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상(2008년)을 시작으로 메이저 5승을 거뒀고, 2010~2011년 올해의 선수상 2연패, 2011년 2월부터 2013년 3월까지 109주 연속 세계랭킹 1위의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2012년 기아 클래식에서 LPGA 투어 15승째를 올린 후 갑작스러운 경기력 하락과 부상을 겪었다. 2014년 말 세계랭킹 83위로 추락했고, 2019년 허리 수술 등 침체가 이어졌다. 오른손 퍼트에 '입스(심리적 장애)'가 왔고, 지난해부터 왼손 퍼팅으로 전환한 것이 터닝포인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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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쩡야니의 우승이 확정되자 동료 선수들이 다가와 물 세례를 하고 있다. [사진=LET] 2025.10.27 zangpabo@newspim.com |
쩡야니는 "오른손 퍼트가 정말 안됐다. 입스가 왔지만 왼손으로 바꾸고 놀랄 만큼 증상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 US 여자오픈에서 2016년 이후 처음 예선을 통과했고, 8월 AIG 여자오픈에서도 2017년 이후 처음 컷을 통과했다.
한때 1271위까지 떨어졌던 세계랭킹도 이번 우승으로 793위까지 끌어올렸다. LET 회원 자격도 새로 얻었다. 쩡야니는 "팬, 친구, 가족 모두의 응원 덕에 다시 자신감이 생겼다"며 "꿈을 이룬 오늘은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