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준공업지역 주택재정비사업 용적률 법적 상한선까지 올려
문래·양평·가산동 등 재개발 사업 탄력
삼환도봉 아파트 1호 대상지 지정
[서울=뉴스핌] 이동훈 선임기자 = 서울 영등포 문래·양평동과 구로구 가산 디지털단지 일대를 비롯한 용도지역상 '준공업지역'에 짓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도 400% 용적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주거지역에만 한정해 적용되던 '법적 상한용적률'이 준공업지역 재건축까지 확대되게 돼서다. 현행 상한용적률 250%를 적용 중인 준공업지역에 법적상한용적률이 적용되면 공급 되는 주택수가 늘어나 사업성은 대폭 개선되고 가구당 분담금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내 준공업지역에서도 주택 재개발·재건축 사업시 법적 상한인 용적률 400%가 확대 적용된다. 시는 1호 적용 대상지로 도봉구 '삼환도봉아파트'를 지정해 본격적인 재개발사업을 개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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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환도봉아파트 위치도 [자료=서울시] |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준공업지역에서 받을 수 있는 용적률은 150~400%다. 다만 서울시 준공업지역의 용적률 상한은 250%다. 이같은 주거지역 대비 낮은 사업성으로 인해 서울 영등포·구로·도봉 일대 주택 재정비사업이 위축된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서울시는 준공업지역 재정비사업의 사업성 개선을 위한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제도 개선과 규제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이러한 노력 결과 지난해 1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과 9월 '서울시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을 재정비하면서 최대 400%의 법적 상한용적률 적용이 가능해졌고 아울러 사업성 보정계수를 도입해 사업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게 됐다.
'사업성 보정계수'는 서울 평균보다 땅값이 낮은 사업지의 용적률을 높여 사업성을 개선하는 정책적 도구로 땅값이 낮은 사업장일수록 보정계수가 높게 산정된다. 임대주택 물량은 줄고 일반분양 물량이 늘면서 사업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4일 오전 준공업지역 법적 상한용적률 도입 1호 지정 대상지인 도봉구 '삼환도봉아파트'를 직접 찾아 주택공급 가속화 방안을 시민들에게 직접 설명했다.
이번 현장 방문은 지난 7월 시작한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오 시장의 일곱 번째 현장 행보다. 앞서 오 시장은 ▲자양4동 재개발구역(7월15일) ▲신당9구역정비사업(7월24일) ▲양천구 목동6단지 재건축 현장(7월30일) ▲문정동 미리내집(8월13일) ▲현저동 모아타운 대상지(8월19일)를 차례로 점검했고 지난달 12일에는 정비사업 전략과 비전 공유를 위해 ▲대시민 정비아카데미 발표자로 직접 나서기도 했다.
삼환도봉아파트는 1987년 준공된 660가구 규모의 노후 단지다. 2021년 6월부터 주민제안 방식으로 정비계획 수립에 나섰지만 타 지역 대비 낮은 토지가격과 226%의 높은 현황용적률 등으로 3년여간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던 곳이다. 이에 시는 삼환도봉아파트에 준공업지역 법적 상한용적률을 적용해 용적률을 기존 250%에서 343%로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경우 최고높이 42층에 가구수는 기존 660가구에서 993가구(공공주택 155가구 포함)로 일반분양 가구수는 178가구 늘어난다. 가구별 평균 추정 분담금은 약 4억3000만원에서 약 2억6000만원으로 1억7000만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기존 현황용적률이 226%에 달하는 고밀도 단지에 사업성 보정계수를 적용해 용적률 확보가 개선되면서 유사 여건의 다른 준공업지역 재건축단지에 대한 사업추진 가능성을 여는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환도봉아파트는 수도권전철 1호선 도봉역 도보 이동이 가능하고 중랑천·무수천 등 주거·교통·수변 접근성이 뛰어난 주거단지로 오는 2032년 착공해 2036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 가속화를 위해 시는 지난해 6월부터 신속통합기획 자문에 착수해 주민공람 등 정비계획 입안 절차 및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약 14개월 만인 지난달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결정·고시를 완료했다. 시는 향후 유사 여건의 준공업지역 재건축단지에 대해 맞춤형 컨설팅과 행정지원을 확대하고 신속통합기획 적용을 통한 사업 기간 단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오세훈 시장은 "사업추진에 난항을 겪던 준공업지역 재건축단지들이 용적률 완화 혜택을 받으며 재건축 추진이 큰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삼환도봉아파트는 준공업지역 재건축의 열악한 사업 여건 해결 실마리를 서울시의 끊임없는 규제혁신 노력으로 찾은 선도적 모델로 강남북 균형발전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환도봉아파트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정비사업 전 단계를 하나하나 살펴보고 불필요한 절차는 과감히 생략·간소화해 서울시 전체 단지의 재건축 속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