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욱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경영학 박사)
일반적으로 면접은 주로 형태를 생각하게 한다. 형태에 따라 일대일 면접, 패널 면접, 기술 면접이 있다. 그리고 면접은 목적에 따라 3가지 유형으로도 구분할 수 있는데 최종 면접, 검증 면접, 네트워킹 면접 등이 있다.
첫째, 최종(decision making) 면접은 말 그대로 채용 여부가 결정된다. 주로 인사 관련 최종 결정권자 또는 최고경영자가 면접을 진행하며 구직자의 자질 및 태도에 대해서 최종 검증한다.
둘째, 검증(screening) 면접은 사전에 면접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진행한다. 주로 헤드헌팅 업체나 인재 파견 업체 등에서 활용한다. 채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셋째, 네트워킹(networking) 면접은 정보 획득을 위한 인터뷰에 해당한다. 네트워킹 면접은 앞서 제시한 최종 면접 및 검증 면접과는 달리 비공식적인 형태로 진행된다. 반드시 채용을 전제로 하진 않는다. 주체가 구인자든 혹은 구직자든 상대의 정보를 획득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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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희 경사노위 전문위원 |
이 중 '네트워킹' 면접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기존의 공식적인 면접에 대한 개념을 과감하게 깨고 '네트워킹' 면접을 적극 권유하고 싶다. 왜냐하면 현장에서 적용해 보면 성공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구직자 관점에서 네트워킹 면접을 자세히 살펴보자. 구직자가 좀 더 적극적으로 관심 기업에 접촉해야만 네트워킹 면접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단 시도를 해보면 구직자가 설정한 타깃(target) 회사 및 업종 등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네트워킹 면접을 통해 지금 당장 채용이 결정되지 않더라도 접촉 대상자(네트워크)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
중장년 구직자가 생각해 보면, 구인 업체가 사람이 필요로 할 때 가장 먼저 무엇을 할까? 급히 구인 공고를 내고 구직 서류를 접수하고, 면접을 진행하며 협상하며, 마지막으로 구직자에게 통보하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떠올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구직자는 구인 공고가 올라가야만 구직자가 비로소 구인 업체에 노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 않다. 이제부터 왜 그런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에서 근무할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낯선 사람이 인사 담당자를 찾았다. 당시 인사 부서 막내였던 터라 조심스럽게 그를 부장님께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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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출연배우들이 19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어쩔수가없다'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박희순, 손예진, 이병헌, 박찬욱 감독, 배우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어쩔수가없다'는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가 갑작스러운 해고 이후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 전쟁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2025.08.19 yooksa@newspim.com |
부장님과 그의 대화는 생각보다 길어졌다. 그는 회사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깔끔한 대통부에 구직 서류를 남기고 사라졌다. 부장님께서는 중장년인 그의 구직 서류를 서류철에 담아두라고 지시하셨다.
부장님께 그가 누구인지 너무도 궁금해서 여쭤보았다. 그랬더니 며칠 전에 불쑥 전화 한 통을 받았으며 회사 방문을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의 뒷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부장님이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 회사의 구인공고가 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직접 만나러 지방에서 서울까지 직접 찾아왔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그는 기업의 인사 담당자를 직접 만나 자신의 관심 기업이 처한 산업의 전반적인 이야기와 향후 채용 공고가 언제 있을지 등 자세하게 파악하였다. 그는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중장년 구직자는 구인 공고에만 의존하면 성공률이 낮다. 앞서 제시한 사례 주인공처럼 실제 다리품을 팔아 인사 담당자 또는 실무자를 직접 만나야만 한다. 실제 인사 담당자는 직접 회사로 찾아오겠다는 구직자를 거절하기가 힘들며, 구직 서류를 챙긴다는 점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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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시보건소는 20일 2동 프로그램실에서 드림노인복지센터를 대상으로 '꽃중년 일기'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사진=나주시] 2025.08.21 ej7648@newspim.com |
다음은 필자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경력자의 경우 여러 가지 이점이 많다. 그리고 관심 기업이 명확하면 해당 기업이 어디에 있는지 발굴하기도 쉽다.
당시 전직지원컨설팅(outplacement)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알면 알수록 그 일이 적성에도 잘 맞고 꼭 하고 싶었다. 그러나 당시는 외환위기로 국내에는 그 개념조차도 도입이 안 돼 답답하기만 했다.
달리 대안도 없었고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국내외 관련 정보를 찾는 일이 전부였다. 그러던 어느 날 국내에도 세계 최대 규모의 전직지원컨설팅 업체가 론칭했다는 정보를 획득했다.
가슴이 뛰었다. 용기 내어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대표전화로 연락해 봤다. 대표이사님께 자문할 일이 있으니 대표님 이메일을 알려 달라 요청했다. 전화를 받은 직원은 흔쾌히 청을 들어줬다.
대표이사 이메일을 확인하고 정성스럽게 구직 서류를 작성하여 발송했다. 그리고 구인 공고가 나지 않았는데도 왜 구직 서류를 대표이사에게 직접 보내는지도 솔직하게 이메일에 기술하였다.
시간이 얼마 지나지도 않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이메일을 보낸 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대표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직접 만나보고 싶다고 대표이사가 직접 작성한 이메일은 물론 전화도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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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로컬(NEXT LOCAL) for 중장년 모집 [포스터=서울시] |
그때 철판을 깔고 용기를 내지 못했다면 지금의 나는 이 자리에 없을 것이다. 그날로부터 인사 경력을 바탕으로 전직지원컨설팅 회사에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됐고, 그때의 기억은 늘 내 가슴속에 살아있다.
따라서 중장년 구직자라면 관심 있는 기업의 구인 공고가 나기를 마냥 기다리지 말라는 것이다. 온라인에 구인공고가 올라와 있는 구인 건은 나 말고도 쟁쟁한 구직자들이 주변에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많은 구직자와 싸우려면 무척 힘이 든다. 그리고 이 경우 진행될 공식적인 면접은 향후 성공률이 높지 않다.
구인 업체는 급히 사람이 필요하다고 해서 당장 기업의 홈페이지 및 일자리 포털 사이트에 올리지 않는다. 따라서 관심이 가고, 마음이 가는 업체가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네트워킹' 면접을 시도해 봐라.
혹시 아는가? 당신을 지금 당장 만나고 싶다는 연락이 올지?
*장욱희 박사는 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 교수와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조교수를 역임했으며, (주)커리어파트너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방송 관련 활동도 활발하다. KBS, 한경 TV, EBS, SBS, OtvN 및 MBC, TBS 라디오 등 다수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고용 분야, 중장년 재취업 및 창업, 청년 취업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삼성SDI, 오리온전기, KT, KBS, 한국자산관리공사, 예금보험공사, 서울시설공단, 서울매트로 등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서 전직지원컨설팅(Outplacement), 중장년 퇴직관리, 은퇴 설계 프로그램 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또한 대학생 취업 및 창업 교육,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정책연구를 수행하였으며 공공부문 면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나는 당당하게 다시 출근한다'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아웃플레이스먼트는 효과적인가?'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인사혁신처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여가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비상임 이사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