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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가 만든 내 목소리, 법은 어떻게 지켜줄까?

기사입력 : 2025년09월02일 08:28

최종수정 : 2025년09월02일 08:28

박정인 단국대대학원 과학기술정책융합학과 연구교수

최근 인공지능(AI)이 몇 초의 음성만으로 사람의 목소리를 거의 완벽히 복제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연예인이나 정치인의 목소리를 그대로 광고에 쓰고, 고인이 된 가수를 AI로 '소환'한 신곡이 나오며, 심지어 일반인의 목소리까지 사기에 활용되는 현실이다. 이른바 '음성 디지털 레플리카'는 산업적 가능성과 더불어 심각한 권리 침해 우려를 동시에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미국 뉴욕 연방법원의 최근 판결에서 성우 Paul Lehrman과 Linnea Sage는 AI 음성 클론 제공업체 LOVO가 자신의 목소리를 무단 사용하는 행위가 뉴욕주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한다고 제소했다. 연방법원은 저작권·상표권 청구 대부분은 기각했지만, 퍼블리시티권 침해 주장은 인정 가능하다고 판단하며 소송 진행을 허용했다.

박정인 교수.

이는 AI 음성복제가 실제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첫 사례라 할 수 있고 이후 테네시주의 2024년 제정된 ELVIS법은 AI로 음성을 모방하는 행위를음성·초상·이름을 포함한 퍼블리시티권 침해로 명시하고, 양도·상속 가능한 재산권으로 보호하도록 규정하였는데 특히 AI 사용자를 포함한 플랫폼 사업자에게도 책임을 부과하게 되었다.

이는 AI 시대에 맞춰 퍼블리시티권 보호를 확대한 최초의 주법 사례로 주목된다. 중국의 첫 AI 음성권 관련 판결에서 중국 법원은 AI 생성 음성이 대중이 쉽게 특정 인물로 인식할 경우 인격권(voice rights) 침해로 보고, 원보유자의 허가 없이 AI 목소리를 제작한 행위에 대해 손해배상 및 사과 명령을 명령한 바 있다.

최근 덴마크는 개인의 이미지·목소리를 포함한 신체적 특징에 대한 저작권 부여를 추진 중인데 이는 AI 딥페이크에 대응하기 위한 법적 장치이며, 패러디와 풍자 예외도 포함된다는 점에서 균형 있는 입법으로 평가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역시 문제는 '법적 공백'이 아닐 수 없다.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2025.04.04 yek105@newspim.com

발달하는 AI 보안기술에 비해 이 기술에 타당성을 줄 퍼블리시티권의 불명확성은(부정경쟁방지법에서 연예인 등 인기인만 일부 인정) 음성 자체에 대한 상업적 가치 인정과 법적 보호 수단이 부족하다. 그래서 저작권이나 부정경쟁법에 기대는 수준에 그치며, AI 음성복제처럼 원 본인의 동일성이 재현된 사례에서는 여전히 권리 구제가 어렵고 중국과 같이 인격권 침해로 접근해야 한다.

결국 이러한 문제는 앞으로 사라질 수 있는 법적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 시대 반드시 우리가 적극적으로 필요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부분이다. 그래서 입법 수준에서 '음성 퍼블리시티권' 명문화하고 ELVIS법이나 덴마크 제안을 참고해, 생전·사후 활용 가능하고 양도·계약 가능한 법적 권리를 규정해야 한다. 즉, 무단 복제·상업 이용에 대한 명확한 금지 규율과 예외 규정 설정하여야 한다.

즉, 표현의 자유도 존중받아야 할 중요가치로서 공익 목적의 풍자·패러디는 보호하고, 상업 목적으로 사용 시 권리자 동의가 필수임을 규정해야 한다. 또한 플랫폼 및 기술 제공자에게 출처 표시, 콘텐츠 검증, 투명성 등 책임을 부과하여 이에 대해 스스로 적극적인 책임분산을 위해 조치 등을 마련해야 한다.

[서울=뉴스핌] 최문선 인턴기자 =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공유한 이미지.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장면의 지브리풍 이미지. [사진= X 캡처] 2025.04.11 moonddo00@newspim.com

그리하여 플랫폼 사업자에게 이익있는 곳에 책임도 주어 AI 음성 생성의 유통 구조에 책임을 분산시켜, 권리 남용을 예방할 수 있다. 이러한 사건의 분쟁 추이를 보고 계속적 증가가 문제된다면 피해자 구제를 위한 신속한 절차 마련과 소비자 인식 제고도 필요하다.

이를 소비자분쟁으로 볼지, 인격권분쟁으로 볼지 등 정부는 진지하게 논의를 시작하여 피해자에게는 표현 삭제, 손해배상 등 실질적 구제 수단이 확보되어야 하며, 일반인 대상 홍보도 병행돼야 한다.

AI 기술은 멈추지 않는다. 목소리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개인의 정체성과 신뢰가 담긴 중요한 '디지털 자산'이고 기술로 인하여 우리가 우리 모습을 모두 숨겨야 한다면 이는 기술의 폭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AI 음성복제가 보편화되는 순간, 법적 제도가 따라잡지 못한다면우리는 언젠가 자기 목소리를 타인의 상품이자 데이터로 인식하게 될지 모르며 지금이 바로, AI 시대 퍼블리시티권을 법적으로 재정립할 마지막 기회라고 입법자들은 접근해야 할 것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사진=네이버]

※ 박정인 교수(법학박사)는 대통령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본위원회 위원, 문체부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 심의위원, 문체부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 상임위원, 인터넷주소분과위원회, 웹콘텐츠 활성화위원회 자문위원, 강동구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의위원, 경찰청 사이버범죄 강사 등 여러 국가 위원을 역임했다. 특허법, 저작권법, 산업보안법, 과학기술법 등 지식재산과 산업 보안, 방위기술 전략 등의 이슈를 다뤄왔으며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법을 전문 연구하는 한국스포츠엔터테인먼트법학회 연구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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