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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독' 오른 트럼프식 반도체 수출 허가에 월가·재계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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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AMD, 대중 반도체 판매 매출 15% 미 정부에 제공 합의
엔비디아 "대중 수출 가능해야 AI 표준 선도 가능"
"매출 제로보다는 85%가 낫다" 투자자 반응은 '긍정적'
다른 기업들에 부정적 선례 될 수도...'안보 뒷전' 지적도
트럼프, 블랙웰 축소판 대중 수출 가능성까지 시사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에 첨단 반도체 수출을 허가받는 조건으로 미국 정부에 판매 수익 일부를 납부하기로 한 이례적 결정이 월가와 재계 전반에 파장을 낳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백악관은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확인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만든 이번 협약이 "이례적"이라면서, 여파가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는 현재 알 수 없다며 당혹감을 표했다.

시장서는 미국 반도체 선두 기업이 중국 시장에 다시 진출할 수 있게 된 점은 긍정적이나, 정부와의 수익 공유 거래가 다른 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과 인공지능(AI) 기술 패권 관련 안보 우려는 여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좌)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통신]

◆ 엔비디아 "수출 길 열려야 돈도 벌고 AI 표준도 선도 가능"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매출의 15%를 내는 조건으로 엔비디아는 중국에 H20 칩을, AMD는 MI308 칩을 수출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

엔비디아는 수출길을 열어야 AI 표준 경쟁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이번 거래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엔비디아는 앞서 NBC 뉴스에 보낸 성명에서 "우리는 미국 정부가 정한 규칙을 따라 전 세계 시장에 참여한다. 몇 달간 H20 칩을 중국에 보내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수출 통제 완화로 미국 기업이 중국과 전 세계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5G에서 통신 주도권을 잃는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면서 "미국의 AI 기술 스택이 세계 표준이 되려면 우리가 (해외 기업들과)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 스테이시 래스곤은 "결국 엔비디아가 중국에서 어느 정도 수익을 내는 것이 아예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래스곤은 이어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에 AI 칩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게 더 낫다. 허용하지 않으면 중국 AI 시장이 화웨이에 넘어가고, 중국 개발자들이 화웨이 아키텍처와 생태계 쪽으로 몰리게 돼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도 이 조치가 엔비디아와 AMD 모두에 중국 시장 접근을 다시 확보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잠재적 중국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퀼터 셰비엇 글로벌 기술 애널리스트 벤 배링거는 CNBC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순이익이 플러스다. 85% 매출을 유지하는 게 0%보다 낫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엔비디아와 AMD가 15% 부담분을 가격에 반영할지 여부이지만, 결국 시장을 완전히 화웨이에 내주는 것보다는 판매하는 편이 낫다"고 덧붙였다.

◆ '좋지 않은 선례' 될라

다수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거래를 "이례적"이라면서 트럼프 특유의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번 사례가 다른 업계에 적용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좋은 선례는 분명 아니라며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벤 배링거는 "좋은 발전이지만 이상한 점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질적으로 거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이와 같은 방식을 취한다. 그는 무언가를 얻지 못하면 양보하지 않으며, 이번 협약은 이례적인 선례를 남겼다"고 말했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닐 샤 파트너는 이번 결정을 "원천 징수 형태의 간접 관세"라고 표현했고, 퓨추럼그룹 CEO 다니엘 뉴먼도 소셜 미디어 X에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데 내는 일종의 '세금'"이라고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다른 업계에도 적용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퓨추럼그룹 AI 담당 닉 패션스는 CNBC에 "소프트웨어나 서비스처럼 미국 경제에 똑같이 중요한 다른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은 반도체를 인공지능, 소비자 전자제품, 군사 응용 등 많은 분야를 지탱하는 전략 기술로 간주한다. 따라서 반도체는 다른 제품과 달리 엄격한 수출 통제 체계에 있기 때문에 이런 거래가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파트너 겸 디지털 실무 공동 책임자 조지 첸은 "반도체는 매우 특수한 사업이고, '돈 내고 승인받기(pay-to-play)' 전략은 미국 정부 수출 승인 문제가 핵심이기에 엔비디아와 AMD에만 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애플이나 메타 같은 회사는 중국 사업 모델과 서비스가 훨씬 복잡해 이와 같은 방식 적용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번스타인은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에서 배제된다면 "사실상 중국 AI 시장을 화웨이에 넘겨주고, 중국 개발자들이 화웨이 아키텍처와 생태계 쪽으로 결집하도록 촉진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중국 판매 매출의 85%를 유지하는 것이 전혀 판매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지만, 이번 거래가 트럼프 행정부의 '일회성'에 그칠지 여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더아시아그룹의 첸도 "단기적으로 이번 거래는 두 회사의 중국 수출에 일부 확실성을 제공한다"면서 "그러나 장기적으로 중국 매출이 계속 증가한다면 미국 정부가 더 큰 몫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합의가 일종의 '갈취(blackmail)'에 해당하며, 미국 헌법이 금지하는 수출세 부과 금지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라고 전했다.

블랙웰(왼쪽)과 H100(오른쪽)을 들어 보이는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사진=업체 제공]

◆ '돈독' 오른 트럼프, 안보는 뒷전?

관세 협상 상대국은 물론 애플 등 자국 기업들에게도 막대한 대규모 투자를 압박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거래로 추가적인 재정을 확보하게 됐다.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 H20 칩에 대해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수요가 있다고 가정하면, 이는 정부에 30억 달러 수익을 안겨주며, AMD는 "몇 십억 달러 규모 수요"로 연방 재정에 수백만 달러를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중국과의 AI 기술 패권 싸움이 걸린 상황에서 이번 결정은 안보에 관한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엔비디아의 H20 대중 수출은 미국 내에서 상당한 비판을 받고 있는데, 미국 안보 전문가들은 H20 칩이 중국 군사력 강화와 미국의 AI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 AI 역량을 이용해 군사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깊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가 차세대 첨단 GPU 칩의 축소판까지 중국에 판매하도록 허용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와 AMD가 중국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내기로 한 합의를 옹호하면서 "H20는 구식으로, 중국이 이미 갖고 있는 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서 '이걸 승인해주려면 나라를 위해 20%를 내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고, 이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5%로 낮춘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기자들에게 "젠슨 황 CEO는 새로운 칩인 블랙웰도 갖고 있다"면서 "(중국에 부정적 의미로) 성능이 축소된 블랙웰, 즉 성능을 30%에서 50% 줄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가 다시 나를 만나러 올 것 같은데, 그때는 원래 큰 칩의 축소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기술 및 국가안보 국장을 역임한 사이프 칸은 "엔비디아 대표 칩의 축소판 버전이라도 중국은 충분히 구매해 세계 최고 수준의 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중국이 AI 역량에서 미국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직접적으로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이번 매출 공유 협약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중국 관영지 글로벌 타임스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매체는 "이번 접근법은 미국 정부가 반도체 수출 통제의 본래 안보 명분을 포기하고, 경제적 지렛대를 써서 미국 칩 제조사들이 중국 수출 허가를 받도록 압박하는 것임을 의미한다"고 보도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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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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