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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조국 사면 밀어붙인 까닭...중도·2030 역풍에도 '범진보 연대' 택했다

기사입력 : 2025년08월11일 17:10

최종수정 : 2025년08월11일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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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 불발시 범진보 진영 분열 불가피 판단
李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 급락 '국정 부담'
오만 독주는 실패 공식...추가 하락 가능성도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결국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윤미향 전 의원의 사면이 11일 확정됐다. 공정성을 훼손한 '보은 사면'이라는 야당의 비판과 부정적 여론에도 이재명 대통령이 이를 밀어붙였다. 어차피 사면을 하는 마당에 논란이 지속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하루 앞당겨 사면을 결정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 부정적 여론에도 조국 사면을 결정한 것은 범여권의 분열을 차단해 범진보 진영의 연대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조국 사면을 유보할 경우 범보수 진영의 불협화음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일단 우군을 단단히 묶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보수층과 중도층 일부의 반발 등 부정 여론을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조국 전 대표와 윤 전 의원의 사면은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 일부와 2030 세대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조 전 대표는 20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녀 입시 비리 등의 혐의로 2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아직 형기를 3분의 1 정도만 채운 상태다.

자녀 입시 비리는 공정과 상식을 강조하는 2030 세대에는 치명적인 이슈다. 게다가 형기도 3분의 2 정도를 남겨놓은 상태다. 대선 지원 등에 대한 '보은 사면'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야당은 물론 우군인 정의당마저 "공정성을 훼손한 정치 사면"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정의당은 이날 권영국 대표 명의로 '객관적 기준과 공감대가 결여된 광복절 특별사면을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공정'과 '책임'이라는 우리 사회 최후의 기준을 무너뜨리고, 사회 통합을 오히려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사면권은 약자의 억울함과 사회적 통합을 위해 극히 제한적으로 행사돼야 할 중대한 권한"이라며 조 전 대표와 야당에서 요청한 홍문종·정찬민 전 의원, 국민연금을 동원한 삼성 뇌물 공여 공범 장충기·최지성 등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면권 남용은 '법 앞의 평등' 원칙을 근본적으로 훼손하게 된다. 국가 권력이 선택적으로 정의를 휘두른다면 민주주의도 법치도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만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와 윤 전 의원의 사면의 적정성 논란이 커지면서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당장 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급락했다.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50% 중반대로 떨어지며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가 이날 나왔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지난 4∼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6명을 대상으로 한 무선(100%) 자동응답 방식(ARS)의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조사에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6.8%p 하락한 56.5%로 나타났고, 부정 평가는 6.8%p 오른 38.2%였다.

보수 텃밭인 영남 지역에서 대폭 하락했다. 대구·경북에서 18.0%p(56.8%→38.8%) 떨어졌고, 부산·울산·경남은 17.4%p(62.2%→44.8%) 하락했다. 이 대통령에 지지를 보냈던 영남 보수층이 대거 지지 대열에서 이탈한 것이다.  

연령대별로는 70대 이상에서 12.9%p 하락해 폭이 가장 컸다. 50대에서도 8.6%p 떨어졌고, 20대에서도 6.9%p 내려갔다. 영남 보수층과 보수 색깔이 강한 70대 이상, 공정과 상식을 강조하는 20대가 대거 등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정당 지지율도 요동쳤다. 여당 지지율도 크게 하락했다. 지난 7∼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이 48.4%로 지난주보다 6.1%p 급락했다. 7주 만에 50% 선이 무너진 것이다.

국민의힘은 3.1%p 오른 30.3%로 6주 만에 30%대로 복귀했다. 조국혁신당은 4.0%, 개혁신당 3.1%, 진보당 1.4%, 무당층은 8.4% 등이었다. 국민의힘에 등을 돌렸던 보수층 일부가 지지 대열에 합류하는 등 일부 반사 이익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0%포인트, 정당 지지도 조사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응답률은 각각 5.2%, 4.5%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번 조사는 조 전 대표와 윤 전 의원의 사면이 결정되기 전에 이뤄졌다. 사면을 둘러싼 논란이 이뤄지는 상황의 조사로 사면이 결정된 상황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권의 악재는 조 전 대표 사면 논란만 있는 게 아니다. 무엇보다 주식 양도세 논란이 여전히 진행형이다. 민주당은 10일 당정 협의에서 대주주 요건을 10억 원으로 낮추는 안을 폐기하고 원래대로 50억 원을 유지할 것을 건의했으나 대통령실은 확답을 하지 않은 상태다. 결론이 어떻게 날지 알 수 없어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이춘석 전 민주당 의원의 차명 주식 거래 의혹 파문도 간단치 않다. 민주당이 이 의원을 제명했다고 끝날 상황이 아니다. 이 의원은 국정기획위 분과 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정책의 핵심적인 위치에 있었다. 조 전 대표 사면으로 불거진 공정성 훼손 논란과 맥을 같이한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할 수 있다.

여기에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독주'도 도마 위에 올랐다. 정 대표는 대표 취임 후 국민의힘 대표와는 악수도 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예방 대상에서도 제외했다. 말 그대로 일방통행을 선언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협치 모양새와는 거리가 멀다. 중도층의 이탈을 부를 소지가 다분하다.

이 대통령의 사면 강행은 여전히 지지율이 50% 중반대로 견고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5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한미 정상회담 등을 호재로 이를 돌파하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야당의 반발과 부정적 여론에도 조 전 대표와 윤 전 의원의 사면을 밀어붙인 것은 국민에게는 오만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 정 대표의 '일방 통행'도 여당의 독주에 다름 아니다. 여러 악재가 겹친 상황이다. 오만과 독주는 정권의 실패 공식이다. 아침과 저녁이 다른 게 여론이다. 여권이 이런 모습으로 일관할 경우 국민은 등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leej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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