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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교통사고 재활 환자의 미래까지 품는 이곳…'국립교통재활병원' 어디기에

기사입력 : 2025년07월13일 11:00

최종수정 : 2025년07월13일 11:00

로봇재활, 수중치료 등 혁신적 인프라 구축
교통사고 후유장애 최소화와 사회 복귀 지원
자동차보험 시범재활수가로 재활 서비스 확충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아시아 최대 규모의 재활병원인 '국립교통재활병원'이 교통사고 재활의 기준을 세우고 있다. 민간의료기관이 기피하는 중증외상 교통사고 환자에게 전문적인 치료를 제공해 장애를 최소화하고, 조속한 사회 복귀에 앞장서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경기 양평군에 위치한 국립교통재활병원의 모습. 2025.07.11 chulsoofriend@newspim.com

◆ 국내 최대 로봇재활 의료시설…"후유장애 최소화 목표"

지난 10일 찾은 이곳은 수도권 전철 경의중앙선 양평역에서 차로 10분이면 닿을 수 있다. 국토교통부가 교통사고 후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위해 2014년에 설립한 국내 유일 교통사고 전문 공공 재활병원이다. 연면적만 4만3012㎡로 아시아 단일 재활치료단지로는 가장 크다.

아급성기(사고 후 8~21일) 환자에게 집중 재활 치료를 제공해 장애 발생을 줄이고, 빠른 사회 복귀를 지원한다. 2014년부터 2019년 9월까지는 서울성모병원(가톨릭학원)이, 이후부터는 서울대학교 병원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연간 교통사고로 후유장애를 갖게 되는 환자는 평균 2만여명이다. 이들을 수용하려면 전국에 7148개의 병상이 필요하지만, 대부분 재활병원은 치매 등 노인성 질환 치료에만 집중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건복지부가 장애인을 대상으로 재활치료와 사회 복귀를 지원하긴 하지만, 여기에 후천적 중도장애라는 교통사고 환자의 특성이 반영되진 않는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국이 삶의 질을 중시하는 선진국형 사회로 발전하면서 교통사고 전문 재활치료 수요가 급증했다"며 "이에 따라 정부는 의료재활시설 운영에 필요한 토지, 건축물, 의료재활장비 지원과 위탁 운영에 따른 교부금을 지급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10일 방문한 국립교통재활병원 로봇재활실에서 환자가 보행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2025.07.11 chulsoofriend@newspim.com

국립교통재활병원은 다양한 특수 재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로봇 재활치료실을 비롯해 수(水)치료실, 운전 재활 장비, 기능 강화 치료실 등을 갖추고 있다. 로봇 재활실에선 최첨단 로봇을 이용해 보행이나 상지 이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환자에게 최적화된 훈련을 제공한다. 실생활과 유사한 가상현실 환경 속에서 재활 치료를 진행함으로써 기능 향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부력이나 수압 등 물의 물리적 성질을 이용해 마비나 근력 저하 등으로 인한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향상시키는 수중 치료 공간도 마련돼 있다. 유지 비용이 많이 들지만 환자 만족도와 치료 효과가 좋아 꾸준히 운영하고 있는 특수치료 프로그램이다.

이자호 병원 재활연구소장은 "국토부에서 첨단 재활 장비와 프로그램 유지에 도움을 주고 있고, 병원은 이를 바탕으로 교통사고 전문 재활과 사회복지가 연계되도록 하는 완결형 치료 체계를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통사고로 인해 신체와 인지능력이 저하된 환자는 운전재활 시뮬레이터 교육도 받는다. 운전을 재훈련해 떨어진 운동·인지능력을 높이고, 사회에 복귀했을 때 운전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하체를 다쳐 상체만을 활용해야 하는 환자가 훈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된 기계에서 운전 시뮬레이션을 진행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립교통재활병원 내 운전재활 프로그램 시연 모습. 2025.07.11 chulsoofriend@newspim.com

이 소장은 "중증 교통사고 환자는 치료를 마치더라도 후유장애가 남아 사회 복귀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다양한 재활치료를 통해 사고로 멈춘 삶을 다시 흘러가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활치료실을 둘러본 뒤 인공신장실로 향했다. 다발성 외상을 겪었거나 중복장애를 가진 환자의 투석을 통해 떨어진 신체 기능을 최대한 빨리 회복시키기 위해 약 22개의 투석기계를 설치한 공간이다. 공공 의료기관이니 만큼 민간병원에서 투석이 어려운 중증 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외상전문 재활병원으로서의 역할을 정립하기 위해 서울대학교병원 의료진과 협진 하에 외상외과와 성형외과도 개설돼 있다. 수술·절단 등 외상환자의 외과적 시술과 피부 이식, 욕창 관리 등을 강화한다. 상처 경과 관찰을 전담하는 간호사도 별도로 근무한다. 

최근 의료진 수도 대폭 늘렸다. 2023년 11월부터 올 3월까지 전체 병동 리모델링을 통해 병동은 6개에서 7개로, 병상 수는 234개에서 273개로 확대해 더 많은 환자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김태우 병원 진료본부장은 "그간 뇌손상, 척수 손상,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재활학과 전문의들을 충원해 왔다"며 "외상 때문에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를 위한 감염 전문 치료실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립교통재활병원 '주간재활관'은 이달 착공해 내후년 준공 예정이다. 2025.07.11 chulsoofriend@newspim.com

◆ 한국 유일 자동차보험 시범재활수가 운영… '주간재활관' 신설까지

올 상반기(1~6월) 전체 입원환자 중 교통사고로 인한 환자는 44.8%다. 같은 기간 외상환자는 전체 입원환자 중 55.9%로, 교통사고 외에도 다양한 원인에 따른 외상 환자들의 입원이 늘었다. 전국 권역외상센터에서 전원된 외상환자 수는 2019년 73명에서 지난해 517명으로 약 7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입원환자의 약 60%가 권역외상센터나 상급종합병원에서 유입된 이들이다. 신체 기능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실시한 집중 재활치료가 예후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올 2월 발생한 세종~포천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로 척추, 양하지 골절 등 다발성 손상을 입은 근로자 A씨도 이곳으로 전원됐다. 입원 초기에는 휠체어 없이는 거동이 불가능했으며 기본적인 움직임조차 힘들었지만, 3개월의 집중 재활치료 끝에 보행 보조기구를 이용해 혼자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

교통사고 환자에게 충분한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국내 병원 중 유일하게 자동차보험 시범재활수가를 운영 중이다. 운전재활이나 보조기구 집중재활 등 대상환자군이 제한돼 본래는 이용이 불가한 급여수가를 시범적으로 수행한다. 예컨대 일반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단순 운동치료를 받으려면 하루에 한 번만 가능하지만, 시범재활치료 대상자는 두 번까지 산정된다.

이달에는 연면적 2062㎡ 부지에 '주간재활관'을 착공한다. 입원과 외래의 장점을 결합한 집중재활치료시설로, 2027년 2월 개관할 예정이다. 공사비는 총 119억5000만원으로 국토부 지급 예산에 반영된 상태다.

외래 환자는 입원 환자가 받는 재활 치료를 받은 다음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외래와 입원 환자의 치료 공간을 완전히 분리해 감염은 관리하고 치료는 입원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 주간재활 환자는 입원 환자에 비해 투입 인력이 상대적으로 적고 수익성이 높아 병원 운영도 대폭 안정될 전망이다. 

방문석 병원장은 "앞으로도 중증 외상 재활 분야에서 쌓은 임상 경험과 치료 역량을 바탕으로 의료기술 개발과 정책 개선에 기여할 예정"이라며 "중증 외상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건강한 사회 복귀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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