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암환자권익협의회장 치료수기 공모전 기획
대상 입상자 "다른 분께 위로와 용기 주는 것 의미"
"누구든 진단되면 중증질환자·가족...인식 바꿔야"
"지난해 의정갈등 없었다면 참여자 늘었을 수도"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저와 같은 환자를 돕고 있는 분들, 환우들께 조금이나마 위로와 용기를 드릴 수 있다면 그것 만으로도 이 삶은 너무나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암 투병 환우인 선명회 씨가 영상으로 수상 소감을 밝혔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협회장 김성주) 주최로 제1회 '암, 희귀 난치병 수기 공모전' 시상식이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공모전은 암환우 및 난치병 환우들의 권익에 대한 현안을 해결하고, 연대를 도모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공모전은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 후원으로 진행됐다.
김성주 협회장은 이날 뉴스핌과 단독으로 만난 자리에서 "병과 싸우며 살아가는 환우분들과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아픔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며 "이번 행사에서 환우들은 자신들의 속내를 글로 정리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공모전을 매년 정례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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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10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주관으로 '암, 희귀 난치병 수기 공모전 시상식'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사진은 입상자들과 김성주 회장(앞줄 가운데 보라색 넥타이)이 단체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 2025.06.10 calebcao@newspim.com |
대상에는 선명희(아모르파티) 씨가, 최우수상에는 김시온(다시 피어나기까지), 김별님(암세포와 함께하는 나의 두번째 삶), 조숙현(나의 암 치료 이야기) 씨가 선정됐다.
우수상에는 김철수(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박종력(암치료, 또 다른 감사입니다), 이상도(내 삶이 기적이다), 이상택(나의 성공 루틴), 양희준(나의 첫 암환자) 씨가 선정됐다.
장려상에는 고수형(눈물 위에 피어난 봄), 고태화(손등에 핀 눈금), 구은정(나의 난소암 투병기), 김석순(세상에 내가 암이라니), 김정훈(안강 농부 이야기), 나상문(절망을 딛고 희망의 등불로), 서삼순(나의 병상일기), 이승아(사랑으로 견뎌 낸 시간), 이진(성공률이 낮다고 안할 수 없잖아요), 최규희(전화 한 통), 하진희(극복) 씨가 선정됐다.
다음은 공모전을 기획한 김성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장과의 인터뷰
-공모전의 배경과 목적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이번 공모전은 질병과정에서 암, 혹은 희귀질환자들이 감내해야 하는 고통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간의 사랑 그리고 한 인간이 삶 속에 중증질환자들이 아픔과 고뇌를 이겨내면서 그 안에서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다른 환우들과 그 힘든 여정을 함께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거라는 취지에서 기획됐습니다.
또한 암 등 희귀 난치병 환우들의 이야기를 다루게 된것은 우리사회에서 중증질환자들이 치료과정속에 마땅한 치료제나 방법없이 완치등의 어려움속에서 죽음앞에 공포와 외로움을 겪으면서 느끼는 좌절감과 그것을 이겨내는 과정을 치료과정에 있는 또 다른 환우와 가족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고 우리사회에 관심과 커다란 반향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환자들의 참여와 반응은 어땠습니까?
▲전반적인 참여 작품은 50여편의 작품이 참여를 하였고 그중에 1차로 30여작품을 선정하고 최종 20여작품이 수상하게 됐습니다.
작품의 전체적인 특성은 환자분들의 자신의 질환과 치료과정을 상세하고 담백하게 기술하여 전체적으로 진정성과 가슴뭉클한 사연들이 많았고 완치를 한 분들과 지금도 어려운 치료여정을 향해 희망과 자신을 독려하고 다른 분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통해 희망과 용기를 드리고 싶다는 것이 작품속에 대부분 녹아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수기 참여를 통해 가족이나 의료진에게도 말 못했던 자기들의 속내를 글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단 것입니다. 그런 글을 읽을 때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번 수기 공모전이 사회에 끼치길 바라는 영향은 무엇인지요?
▲암을 겪은 중증질환자가 우리 사회에 이미 250만명이 넘었다는 통계를 들었습니다. 그 가족까지 합치면 우리 인구의 5분의 1인 1000만명 이상이 암환자와 가족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이런 사회적 중증환자들에 대한 우리 사회는 환자들의 문제를 남의 일로 생각하거나 큰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누구든 진단을 받는 순간 중증질환자가 될 수 있는 예비중증질환자이자 가족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함께 고민하고 사회적 인식을 제고해야 할 중증, 희귀질환자들의 문제를 체험수기를 통해 좀더 진지하고 진정성있게 인식될 수 있는 기회가 이 체험수기 공모전을 통해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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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김성주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장. 2025.06.10 calebcao@newspim.com |
-협의회가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일은 어떤 것일까요.
▲이번이 첫번째 공모전이었습니다. 앞으로 홍보도 늘려서 매년 정례화를 할 계획입니다. 환자들이 어떤 모습으로 참여할지 기획 단계에서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자신들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글로 참여하는 것을 보고 이 공모전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회장님은 지난해 2월부터 시작된 의정갈등 이후 정부와 의료계에 중증질환자들을 살피라는 쓴소리도 많이 하셨습니다. 현재도 지속되고 있는 전공의 의료현장 이탈과 의대생들의 휴학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만약 지난해부터 시작된 의정갈등이 없었다면 더 많은 환우들이 이번 공모전에 동참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항암이나 수술이 지금도 지연되고 있습니다. 1년 4개월 동안의 의정갈등 속에서 환자들은 양쪽 어디에도 제대로 목소리를 전달할 수 없었습니다.
갈등은 계속되고 있지만 환자들의 생명은 그렇게 멈출 수 없습니다. 의정 양방은 하루빨리 갈등을 봉합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환자 피해 조사 기구도 만들어서 의정갈등으로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피해를 봤는지 밝히길 바랍니다.
또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법도 마련하길 바랍니다.
calebca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