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소매업계 전반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수익 압박에 대비하고 있는 가운데, 나이키가 이르면 이번 주부터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현지시간) CNBC는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를 인용, 성인용 나이키 의류와 장비 가격이 2~10달러 정도 인상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기존 100~150달러에 판매되던 운동화는 5달러가 오르고, 150달러 초과 제품은 10달러가량 가격이 오를 예정이다.

관계자는 6월 1일까지 가격 인상이 적용될 예정이며, 빠르면 이번 주부터 인상된 가격이 표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인상 대상은 나이키 주요 제품군 대부분을 포함하지만, 일부 제품은 기존 가격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아동용 제품이나 100달러 미만 제품은 가격 인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인기 모델인 에어포스 1 운동화는 155달러임에도 불구하고 가격 인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관계자는 나이키가 각 가계의 재정 부담을 인식하고 있으며, 개학 시즌을 앞두고 부모들이 자녀 제품 구매 시 가격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나이키는 성명을 통해 "자사는 비즈니스 상황을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계절별 계획에 따라 가격을 조정한다"고 밝혔으나, 이번 가격 인상이 관세와 관련된 결정이라는 언급은 하지 않았다.

소매업체들의 주기적 가격 변화는 흔한 일이나, 신발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로 특히 큰 타격을 입은 산업 분야로 꼽힌다.

나이키는 현재 신발 생산량의 절반 정도를 중국과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두 국가 모두 트럼프가 적용한 관세 대상이다. 중국산 제품에는 30%의 신규 관세가 부과됐고, 베트남산 수입품은 10%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독일 스포츠 브랜드 퓨마의 경우 이달 초 중국에서 미국으로의 제품 선적을 줄였으며, 관세로 인해 미국 내 가격 인상을 고려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나이키가 트렌디한 신규 경쟁사들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아마존에서 제품 판매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