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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삼성] ② AI가 키운 '숨은 전쟁터'…삼성전자, 플랙트 인수로 공조 빈칸 채웠다

기사입력 : 2025년05월14일 10:30

최종수정 : 2025년05월14일 10:44

HVAC, 고연산 인프라 시대 '에너지 효율' 핵심
플랙트 인수한 삼성, 중앙공조 포트폴리오 보완
LG 클린테크 조직 강화…산업용 냉각 기술 맞불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생성형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봇, 클라우드 서비스 확산으로 고성능 연산 인프라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들 시스템의 고열과 전력 부담을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냉난방공조(HVAC) 시장이 새로운 전략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플랙트그룹(FläktGroup)을 약 2조3000억원(15억 유로)에 인수한 것도 이 같은 흐름을 겨냥한 '빅 픽처'다.

◆ AI 시대, 공조 기술이 산업 경쟁력 좌우

삼성전자는 14일 영국계 투자사 트라이튼(Triton)으로부터 플랙트그룹 지분 100%를 15억 유로(약 2조3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플랙트는 스웨덴의 플랙트우즈와 독일 GEA그룹에서 분리된 덴코하펠이 2016년 합병하며 출범한 유럽 대표 공조 기업이다.

HVAC는 난방(Heating), 환기(Ventilation), 공기조화(Air Conditioning)의 약자로, 실내 온도와 습도, 공기 흐름 등을 제어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는 설비다. 

삼성전자 모델이 냉난방공조 DVM 라인업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최근 HVAC는 단순 냉난방을 넘어 실내외 공기 순환과 제습·가습, 미세먼지 및 유해가스 제거, 열 회수까지 아우르는 고기능 통합 제어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HVAC은 에너지 소비 효율을 높이고 건물 운영비를 줄이는 데 직결되며 특히 고연산 서버, 청정 설비, 대형 상업시설 등에서는 전력 효율과 운영 안정성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마켓인사이츠에 따르면, 글로벌 HVAC 시장은 2024년 3016억 달러에서 2034년 5454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데이터센터용 HVAC는 연평균 18%의 고성장이 예상되며, AI 연산 고도화와 ESG 흐름 속에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 삼성, 플랙트 인수로 '중앙공조' 보완

공조 사업은 일반적으로 ▲덕트리스(개별공조) ▲중앙공조 ▲유니터리 등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덕트리스는 실내기와 실외기를 연결해 개별 공간의 온도를 조절하는 시스템에어컨으로, 가정용·상업용 시장에서 주로 활용된다. 삼성전자는 이 분야에서 이미 오랜 기간 경쟁력을 확보해왔다.

유니터리 시스템은 실외기와 실내기가 하나로 통합된 형태로,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많은 제품군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HVAC 전문 기업 레녹스(Lennox)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해당 시장 진출 기반을 마련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형실외기 모습. [사진=AI제공]

반면 데이터센터나 병원, 대형 공장, 공항 등과 같은 산업·상업 시설을 대상으로 한 중앙공조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삼성전자의 사업 기반이 부족했던 영역이다. 중앙공조는 설계 단계부터 고객 맞춤형 솔루션이 요구되며, 고정밀 제어 기술과 장기 유지보수 역량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점에서 진입장벽이 높다.

이번 플랙트그룹 인수를 통해 삼성전자는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던 중앙공조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게 됐다. 플랙트는 유럽 내 1위 HVAC 기업으로 글로벌 기준으로는 다이킨, 존슨콘트롤즈, 캐리어 등과 함께 10위권 내에 포함된다. 특히 설계 맞춤형 시스템과 고효율·저소음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어 중앙공조 설비의 신뢰성과 장기 유지보수가 중요한 유럽 시장에서 강점을 보여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기존 덕트리스 부문에서는 기술력을 쌓아왔고, 유니터리는 북미 합작법인을 통해 성장 기반을 구축한 상태"라며 "플랙트를 통해 중앙공조 역량을 확보하면서 공조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 LG도 클린테크 전담조직 신설…양사 정면승부

삼성전자가 플랙트 인수를 통해 중앙공조 사업 역량을 확보하면서 HVAC 사업을 미래 전략 축으로 삼고 있는 LG전자와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LG전자는 지난해 말 클린테크 전담 조직인 ES사업본부를 신설하고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을 포함한 산업용·원전·메가팩토리 등 고난도 인프라 수요에 적극 대응해 왔다.

LG전자 모델이 HVAC 기술력을 기반으로 개발한 액체냉각 솔루션(CDU)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특히 산업용 칠러 생산과 함께 최근에는 CDU(냉각 분배 장치) 기술을 자체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국내 대형 제조기업 가운데 산업용 칠러부터 중앙공조까지 전 라인을 자체 구축한 곳은 LG전자가 유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HVAC는 단순한 냉난방 장치가 아니라, 연산 성능·에너지 효율·유지관리까지 영향을 미치는 전략 인프라"라며 "삼성과 LG 모두 이 분야를 미래 산업 경쟁력의 한 축으로 삼고 본격 경쟁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kji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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