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르포] 공주 폐마목장서 돌아온 '유니콘'…백두대간 말 요양소 가보니

기사입력 : 2025년05월09일 10:00

최종수정 : 2025년05월09일 10:00

8일 장수 승마레저파크·장수목장 방문
학대받던 '유니콘'…20년 만에 마사회로
마사회 "말 등록제 의무화…학대피해 예방"
생활승마 확산…"말 복지 위해 노력할 것"

[전북=뉴스핌] 이정아 기자 = 지난 8일 찾은 한국마사회 장수목장. 푸른 초원이 펼쳐진 목장에서 한가롭게 고개를 숙여 건초를 씹는 말의 갈기 사이로 봄바람이 스친다. 목장 초입에 들어서면 쌀쌀한 공기가 느껴지지만, 평온한 기운이 감돈다. 그리고 이곳에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말 학대 사건의 생존마 '유니콘'이 있다.

"2006년 웜블러드(Warmblood) 품종 말을 수입하기 위해 제가 직접 독일에서 사온 말이 바로 유니콘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다시 만나니 인연이라고 할 수 있죠."

김진갑 한국마사회 장수목장 처장은 유니콘이 건초를 받아먹는 모습을 지켜보며 조용히 말을 이었다. 유니콘은 경주마가 아닌 웜블러드 품종의 승용마다. 과거 마사회 경마교육원에서 교육용으로 활용되다가 용도 종료 후 민간으로 매각됐다. 그 후 정착한 곳은 충남 공주의 무허가 목장이었다.

[전북=뉴스핌] 이정아 기자 = 지난 8일 전북 장수목장에서 방문객들이 주는 건초를 받아먹는 유니콘. 2025.05.09 plum@newspim.com

지난해 해당 목장에서 벌어진 학대 정황은 충격적이었다. 방치된 말 15마리, 그리고 이미 목숨을 잃은 말들의 사체.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유니콘은 구조 후에도 입양처를 찾지 못한 채 떠돌았다. 그러던 중 마사회가 손을 내밀었다. 유니콘은 24세 고령의 몸으로 다시 옛 품으로 돌아왔다.

김 처장은 "유니콘이 처음 왔을 때만 해도 450kg으로 비교적 마른 편이었는데 지금은 500kg으로 아주 건강하다"며 "이곳 말 요양소는 최소한 마사회에서 사용했던 말들에 대해 마지막 단계까지 우리가 책임을 지겠다는 다짐이 들어있다"고 전했다.

백두대간 허리에 자리 잡은 장수목장은 지난 2007년 46만평 규모로 조성됐다. 덕유산부터 영취산까지 이어지는 험준한 능선을 따라 들어선 장수목장은 기후가 서늘하고 수분이 풍부해 말의 요양처로 제격이다.

요양소 한편에는 최고 명마로 평가받는 '터프윈'과 '동반의강자'도 자리를 잡았다. 두 말은 2008~2009년을 대표하는 경주마로, 아직까지도 마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김 처장은 "터프윈과 동반의강자를 보기 위한 방문객들이 지금도 이곳을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북=뉴스핌] 이정아 기자 = 지난 8일 전북 장수목장에서 건초를 뜯어 먹는 터프윈과 동반의강자. 2025.05.09 plum@newspim.com

국내 말 산업은 국민 수요 증가로 인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마사회에 따르면 말 두수는 지난 2020년 2만6525두에서 지난해 2만7521두로 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업체 수는 2513개에서 2668개로 6.2% 늘었다.

다만 산업 성장 이면에는 유니콘 사례와 같은 말 학대 사례가 지속 발생하고 있다. 유성언 마사회 말등록복지센터 처장은 "유니콘과 같은 학대 사례가 없도록 내년부터 말 등록제를 의무제로 강화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말 등록제는 말 소유주의 자율적 신고로 운영된다. 그러다 보니 용도가 종료된 말이 어디로 갔는지에 대한 이력 정보가 불투명하다. 김 처장은 "말 등록제 의무화가 학대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사회는 승마 스포츠 수요에 발맞춰 생활승마 대중화를 추진하고 있다. 승마체험 인구는 2020년 45만5000명에서 지난해 52만1000명으로 증가 추세다.

이에 마사회는 지난 2010년 전북 장수에 장수승마레저파크를 개장했다. 2018년에는 말산업 특구로 지정됐고, 2020년에는 승마레저파크 포니랜드를 조성했다. 이제는 연평균 2만여명이 방문하는 대표 공공승마 체험시설로 거듭났다.

[전북=뉴스핌] 이정아 기자 = 지난 8일 전북 장수승마레저파크에서 승마 체험을 기다리는 건봉사와 더그룸블랙. 2025.05.09 plum@newspim.com

특히 승마 원형마장과 체험주로, 마방, 외승로 등 전국 최고수준의 승마체험시설이 마련돼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승마체험이 가능하다. 또 승마체험과 연계한 가족단위 숙박시설도 운영한다.

이날 승마 체험에 나선 '건봉사'와 '더그룸블랙'은 착하고 온순한 성품으로 방문객들의 안전한 승마를 도왔다. 승마 중간중간 들판에 핀 꽃을 먹으며 잠시 여유도 부렸다. 승마 체험장을 돌아 나가면 말 먹이 체험도 할 수 있다.

장수승마레저파크의 말은 20여마리로 절반은 체험용, 절반은 전시용으로 활용된다. 방문객은 말 먹이 체험을 통해 말과 유대감을 쌓고, 승마 체험을 통해 궁극적으로 승마 스포츠에 흥미를 느낄 수 있다.

안용덕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퇴역 경주마가 승용마로 제2의 인생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승용 전환 교육을 실시하고, 국민 요구에 부응하는 말 복지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북=뉴스핌] 이정아 기자 = 전북 장수목장 전경. 2025.05.09 plum@newspim.com

plu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화영, 대법서 징역 7년8개월 확정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쌍방울 그룹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5일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7년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쌍방울 그룹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 받았다. 사진은 이 전 지사가 지난해 10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 사건 조사 관련 청문회에서 정청래 법사위원장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이 전 부지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이던 2019년, 쌍방울로 하여금 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 달러와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보내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기도 평화부지사, 경기도 산하기관인 킨텍스 대표로 재직 중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와 차량 등 3억3400여만 원의 정치자금을 제공받은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이중 2억5900여만 원에 대해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1심은 이 전 부지사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해 정치자금법 위반 징역 1년 6개월, 특가법상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징역 8년을 합해 총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쌍방울이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통령의 방북비용(300만 달러)을 대납하려 했다는 검찰 측 판단을 모두 받아들였다. 다만 검찰이 공소사실에 적시한 총 800만 달러 중 394만 달러만 해외로 밀반출된 불법 자금으로 인정했다. 2심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7년 8개월 및 벌금 2억5000만원, 추징 3억2595만 원으로 감형했다. 구체적으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8개월을, 특가법상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7년을 각각 주문했다. 1심 형량과 비교해 1년 10개월이 감형됐다. 2신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검찰이 기소한 대북송금 800만 달러 가운데 394만 달러만 북한 측에 밀반출됐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특히 이 중 200만 달러는 김 전 회장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비용으로 대납한 것이라고 봤다. 다만 "뇌물죄, 정치자금법 위반죄 범행 후 공무원 또는 정치인으로서 부정한 행위까지 나아가지는 않은 점, 스마트팜은 인도적 지원 사업이었고 남북간 평화조성을 위한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추진이라는 정책적 목적도 있는 점, 김성태가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 추진 등 이익을 도모한 사정도 있고 피고인이 김성태에게 비용 대납을 강요한 사정은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으로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측 모두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양 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의 유죄 부분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검사의 사전면담 등이 이루어진 증인의 법정진술의 신빙성 판단, 유죄의 인정에 필요한 증명의 정도, 뇌물수수죄에서 직무관련성, 대가성, 뇌물귀속 주체와 고의, 정치자금 부정수수죄에서 정치자금과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hong90@newspim.com 2025-06-05 10:45
사진
외교부 장관 김현종·조현 거론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는 새 정부는 민생 회복과 함께 대미 관세 협상 등 외교·안보 문제도 시급하다. 미국 법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국을 대상으로 부과한 상호관세 효력을 정지시켰지만 여전히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신 것은 아니다. 지난 4일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 강조해왔다. 민주당 공약집을 보면 통상환경의 변화와 경제안보 중요성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20개국(G20)·주요 7개국(G7) 등의 적극 참여를 통해 글로벌 현안 적극 대응하고 2025 경주 APEC 성공적 개최를 위한 외교역량을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 신남방·신북방 정책을 계승 발전해 글로벌 사우스와 권역별 협력을 심화하고 핵심소재·연료광물의 공급망(GVC) 안정화를 위한 통상협력 강화도 약속했다. (왼쪽부터) 김현종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외교안보특보, 위성락 민주당 의원, 조현 선대위 국익중심실용외교위 공동위원장, 안규백 의원. [사진=뉴스핌DB] 북핵 대응으로는 한국형 탄도미사일 성능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고도화를 내세웠다. 핵무장이나 핵잠재력 확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핵 대응의 기본 원칙은 한·미 확장억제 강화'라는 기존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 분야에서는 국방 문민화를 비롯해 군 정보기관 개혁, 육·해·공군 참모총장 인사청문회 도입 등을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국가안보실장에 위성락 민주당 의원을 임명했다.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외교관 출신인 위 의원은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으로 임명돼 활동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 선대위 산하 '동북아평화협력위원회' 좌장을 맡았다. 외교부 장관 후보군으로는 조현 전 외교부 1차관과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언급된다. 조 전 차관은 선대위에서 국익중심실용외교위원회 상임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위 의원과 외무고시 13기 동기로 유엔대사,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외교부 국제기구국장 등을 역임했다. 김 전 차장은 대선 기간에도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 자격으로 백악관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한미동맹과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 후보의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국방부 장관 자리에는 군 출신이 아닌 5선의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유력하다. 이 대통령은 후보 때부터 군에 대한 '문민 통제'를 강조해 왔다. heyjin@newspim.com 2025-06-05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