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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공주 폐마목장서 돌아온 '유니콘'…백두대간 말 요양소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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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장수 승마레저파크·장수목장 방문
학대받던 '유니콘'…20년 만에 마사회로
마사회 "말 등록제 의무화…학대피해 예방"
생활승마 확산…"말 복지 위해 노력할 것"

[전북=뉴스핌] 이정아 기자 = 지난 8일 찾은 한국마사회 장수목장. 푸른 초원이 펼쳐진 목장에서 한가롭게 고개를 숙여 건초를 씹는 말의 갈기 사이로 봄바람이 스친다. 목장 초입에 들어서면 쌀쌀한 공기가 느껴지지만, 평온한 기운이 감돈다. 그리고 이곳에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말 학대 사건의 생존마 '유니콘'이 있다.

"2006년 웜블러드(Warmblood) 품종 말을 수입하기 위해 제가 직접 독일에서 사온 말이 바로 유니콘이에요. 그런데 이렇게 다시 만나니 인연이라고 할 수 있죠."

김진갑 한국마사회 장수목장 처장은 유니콘이 건초를 받아먹는 모습을 지켜보며 조용히 말을 이었다. 유니콘은 경주마가 아닌 웜블러드 품종의 승용마다. 과거 마사회 경마교육원에서 교육용으로 활용되다가 용도 종료 후 민간으로 매각됐다. 그 후 정착한 곳은 충남 공주의 무허가 목장이었다.

[전북=뉴스핌] 이정아 기자 = 지난 8일 전북 장수목장에서 방문객들이 주는 건초를 받아먹는 유니콘. 2025.05.09 plum@newspim.com

지난해 해당 목장에서 벌어진 학대 정황은 충격적이었다. 방치된 말 15마리, 그리고 이미 목숨을 잃은 말들의 사체.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유니콘은 구조 후에도 입양처를 찾지 못한 채 떠돌았다. 그러던 중 마사회가 손을 내밀었다. 유니콘은 24세 고령의 몸으로 다시 옛 품으로 돌아왔다.

김 처장은 "유니콘이 처음 왔을 때만 해도 450kg으로 비교적 마른 편이었는데 지금은 500kg으로 아주 건강하다"며 "이곳 말 요양소는 최소한 마사회에서 사용했던 말들에 대해 마지막 단계까지 우리가 책임을 지겠다는 다짐이 들어있다"고 전했다.

백두대간 허리에 자리 잡은 장수목장은 지난 2007년 46만평 규모로 조성됐다. 덕유산부터 영취산까지 이어지는 험준한 능선을 따라 들어선 장수목장은 기후가 서늘하고 수분이 풍부해 말의 요양처로 제격이다.

요양소 한편에는 최고 명마로 평가받는 '터프윈'과 '동반의강자'도 자리를 잡았다. 두 말은 2008~2009년을 대표하는 경주마로, 아직까지도 마팬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 김 처장은 "터프윈과 동반의강자를 보기 위한 방문객들이 지금도 이곳을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북=뉴스핌] 이정아 기자 = 지난 8일 전북 장수목장에서 건초를 뜯어 먹는 터프윈과 동반의강자. 2025.05.09 plum@newspim.com

국내 말 산업은 국민 수요 증가로 인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마사회에 따르면 말 두수는 지난 2020년 2만6525두에서 지난해 2만7521두로 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업체 수는 2513개에서 2668개로 6.2% 늘었다.

다만 산업 성장 이면에는 유니콘 사례와 같은 말 학대 사례가 지속 발생하고 있다. 유성언 마사회 말등록복지센터 처장은 "유니콘과 같은 학대 사례가 없도록 내년부터 말 등록제를 의무제로 강화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말 등록제는 말 소유주의 자율적 신고로 운영된다. 그러다 보니 용도가 종료된 말이 어디로 갔는지에 대한 이력 정보가 불투명하다. 김 처장은 "말 등록제 의무화가 학대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사회는 승마 스포츠 수요에 발맞춰 생활승마 대중화를 추진하고 있다. 승마체험 인구는 2020년 45만5000명에서 지난해 52만1000명으로 증가 추세다.

이에 마사회는 지난 2010년 전북 장수에 장수승마레저파크를 개장했다. 2018년에는 말산업 특구로 지정됐고, 2020년에는 승마레저파크 포니랜드를 조성했다. 이제는 연평균 2만여명이 방문하는 대표 공공승마 체험시설로 거듭났다.

[전북=뉴스핌] 이정아 기자 = 지난 8일 전북 장수승마레저파크에서 승마 체험을 기다리는 건봉사와 더그룸블랙. 2025.05.09 plum@newspim.com

특히 승마 원형마장과 체험주로, 마방, 외승로 등 전국 최고수준의 승마체험시설이 마련돼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승마체험이 가능하다. 또 승마체험과 연계한 가족단위 숙박시설도 운영한다.

이날 승마 체험에 나선 '건봉사'와 '더그룸블랙'은 착하고 온순한 성품으로 방문객들의 안전한 승마를 도왔다. 승마 중간중간 들판에 핀 꽃을 먹으며 잠시 여유도 부렸다. 승마 체험장을 돌아 나가면 말 먹이 체험도 할 수 있다.

장수승마레저파크의 말은 20여마리로 절반은 체험용, 절반은 전시용으로 활용된다. 방문객은 말 먹이 체험을 통해 말과 유대감을 쌓고, 승마 체험을 통해 궁극적으로 승마 스포츠에 흥미를 느낄 수 있다.

안용덕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퇴역 경주마가 승용마로 제2의 인생을 이어 나갈 수 있도록 승용 전환 교육을 실시하고, 국민 요구에 부응하는 말 복지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북=뉴스핌] 이정아 기자 = 전북 장수목장 전경. 2025.05.09 plu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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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판 다이소, '와우샵' 초저가 승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이마트가 5000원 이하 초저가 생활용품 편집숍 '와우샵(WOW SHOP)'을 앞세워 다시 한 번 초저가 시장 공략에 나섰다. 사실상 다이소가 독점해온 시장을 정조준한 행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 형태의 '와우샵'을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 17일 왕십리점에 약 20평 규모로 도입한 데 이어 연말까지 은평점(19일), 자양점(24일), 수성점(31일) 등 총 4개 점포로 확대한다. 와우샵 은평점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와우샵은 전 상품을 1000원·2000원·3000원·4000원·5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저가 생활용품 1340여 개 중 64%를 2000원 이하, 86%를 3000원 이하로 구성해 가격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마트는 앞서 2018년 '삐에로쇼핑'을 통해 유사한 초저가 실험에 나섰지만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삐에로쇼핑은 '오프프라이스+초저가'를 콘셉트로 1000원대 상품부터 브랜드 이월 상품까지 혼합 진열하고 미로형 동선과 자극적인 매장 연출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매장 정체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상시 저가 매장인지 할인 전문점인지 소비자 인식이 흐릿했고 대형마트와 분리된 독립 매장 구조로 집객과 회전율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작용했다. 업계에서는 와우샵이 삐에로쇼핑과는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와우샵은 이마트 매장 내 편집존으로 운영돼 기존 고객 트래픽을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고 전 상품을 1000원~5000원 균일가로 단순화해 가격 메시지도 명확하다. 무엇보다 이마트 해외 직소싱과 품질 관리 역량을 앞세워 '싼 가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전략이 눈에 띈다. 다이소 김포 장기점 매장 전경. [사진=다이소]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초저가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성공 공식'이 존재한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이소다. 다이소는 균일가, 생활필수품 중심, 언제 방문해도 저렴한 가격이라는 단순한 포지션을 수십 년간 흔들림 없이 유지해왔다. 복잡한 기획이나 과도한 연출 대신 소비자가 기대하는 가격과 품목을 정확히 충족시켰고 전국 단위 점포망을 통해 일상 동선 속 구매를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와우샵의 성패를 가를 관건은 결국 '지속성'이다.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상시 초저가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대형마트라는 기존 경쟁력 위에 초저가 포맷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과거 삐에로쇼핑과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본다. 와우샵이 단기 실험을 넘어 이마트 매장의 고정 코너로 안착할 경우 초저가 시장의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마트는 올해 들어 와우샵 외에도 4950원 화장품 '글로우:업 바이 비욘드', 880원부터 4980원까지 가격을 고정한 '5K프라이스', 노브랜드 확대 등 초저가 실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이는 과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소비자가 체감하지 못하는 10원, 100원 차이는 의미가 없으며, 상식 이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고 강조해온 가격 철학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간 가격대는 사라지고 '초저가와 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는 그의 판단이 최근 이마트의 전방위 초저가 전략으로 다시 구현되고 있다는 평가다. mkyo@newspim.com 2025-12-2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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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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