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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의 엘파바' 박혜나 "19년만의 첫 콘서트서 감동 나누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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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뮤지컬배우 박혜나가 글로벌 블록버스터 무비 '위키드' 더빙 이후 첫 콘서트로 돌아온다. 데뷔 19년 만의 첫 단독 무대에서 출산 후 무대 복귀 시동을 건다.

박혜나는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무려 19년 간의 활동을 돌아보며 자신의 인생작, 인생 캐릭터였던 '위키드'를 비롯해 소중했던 작품 경험들을 돌아봤다. 최근 딸을 출산하며 잠시 무대를 떠났던 그의 첫 복귀작은 영화 '위키드'의 더빙 참여였다.

"뭐든지 다 맞는 타이밍이 있더라고요. 그동안 콘서트를 준비했는데 안됐고, 이런 건 아니에요. 지금이 딱 하기 좋은 때라서 기회가 온 것 같아요. 저도 복귀하면서 좋은 기회가 있었으면 했는데 그게 콘서트 무대가 됐어요. 뮤지컬을 계속 해왔어서 또 이런 기회가 찾아온 게 아닐까 해요. 타이틀이 '박혜나의 나나랜드: 로드 투 나나랜드'예요. 작품 넘버 외에도 가요나 다양한 곡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뮤지컬배우 박혜나. [사진=(주)샘컴퍼니]

박혜나는 뮤지컬 무대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경험이 풍부한 배우다. 국내에 상륙했던 브로드웨이 블록버스터 뮤지컬 '위키드' 라이선스 공연의 초연, 재연 무대에 주인공 엘파바 역으로 올랐다. 그 경험을 살려 최근 영화 '위키드'의 한국어 더빙을 맡기도 했다. '프랑켄슈타인' '데스노트' '드림걸스' '미세스 다웃파이어' '하데스타운' '식스 더 뮤지컬' 등 굵직한 작품을 거쳐오며 가창력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를 들어온 배우다.

"타이틀에 걸맞게 저의 여정을 돌아보는 무대가 될 것 같아요. 팬들과 함께요. 그러면서도 일반 분들도 즐기실 수 있게 준비 중이에요. 뮤지컬을 좋아하시는 분들, 또 저의 무대에 관심 있으신 분들을 모시고 누구든 듣기 좋은 가요들을 생각하고 있어요. 9일까지 이미 신청곡을 한 차례 받아서 추리는 작업을 하고 있고, 곧 선곡 리스트가 완성될 것 같아요."

박혜나는 무엇보다 전 세계적인 흥행 IP '위키드'의 한국 엘파바로 유명세를 떨쳤다. 최근 영화가 개봉할 때 영화관에서 언론을 상대로 엘파바의 대표 넘버 '중력을 벗어나(Defying Gravity)'를 라이브로 시연하며 찬사를 받기도 했다. 더빙 제안이 왔을 당시 박혜나는 출산 후 불과 한 달이 지난 상태였다며 막막했던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감사한 게 기자분들 오시면 사실 약간 딱딱한 분위기인데 극장에서는 다들 즐기러 와주신 느낌이어서 재밌게 했어요. 더빙할 때는 출산한 지 얼마 안됐을 때여서, 심지어 제왕절개 수술을 하는 바람에 배를 갈랐었거든요. 노래가 잘 나올까 걱정이 많았어요. 다행히 나오더라고요. 제가 초연, 재연을 했던 게 어딘가에 남아있는 게 느껴졌어요. 내 근육과 성대 어딘가에, 감정과 기억 속에도 뭔가 남아있던 그 경험이 신기하고 감동스러웠어요. 공연이 끝나도 끝난 게 아니라 그 경험은 나와 같이 현재도 살아가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죠."

뮤지컬배우 박혜나. [사진=(주)에스에이커뮤니케이션]

무엇보다 이번 무대는 2006년 데뷔해 쉼없이 달려왔던 박혜나의 출연작들을 총망라하는 공연이 될 예정이다. 박혜나는 "뭐가 없을텐데 하고 헤아려보니 곡이 꽤 많이 되더라"면서 웃었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곡들이 다 엔딩곡 수준이라 걱정"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아 나도 오래했구나 느끼기도 했고 센 역할들을 많이 하다보니 다 엔딩곡 수준의 곡이 모였어요. 큰일났네, 어떡하지 고민을 하기도 하고 참 좋은 작품에서 이런 곡들을 불렀구나. 콘서트에서 하게 되는구나 감회가 새로웠어요. 감사하고 운이 참 좋은 사람이란 생각도 들었죠. 게스트들도 흔쾌히 와주신다고 해서 참 감사했어요. 5월 10일에 김선영 선배, 저희 남편이자 최고의 배우 김찬호, 최고의 배우의 친구 고훈정이 무대에 섭니다. 11일엔 아름다운 전수경 선배님, 민우혁, 조형균, 이해준 배우가 와준다고 해서 고마웠어요. 저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 돼야지 하는 계기도 됐죠."

박혜나는 19년간 누구나 아는 유명한 작품에도 숱하게 출연했지만 유난히 창작 뮤지컬, 라이선스 초연 작품에 주로 참여하며 캐릭터를 새롭게 창조해온 배우다. 그가 출연한 뮤지컬 '하데스타운' '이프덴' '식스더뮤지컬' 등이 코로나 당시부터 이후 한국에서 최초로 공연되면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고 흥행으로도 이어졌다. 출산으로 잠시 쉬게 되면서 재연에 참여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이들도 많았다.

"사실 저도 많이 아쉽죠. '이프덴'은 솔직히 끝난 다음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라고 인사를 할 정도로 애정이 컸어요. 이렇게 말을 해 본 적이 없거든요. 그냥 이렇게 맞물려서 될 줄은 몰랐죠. 하하. 아시다시피 작품은 인연이 있어야 받는 것 같아요. 또 좋은 인연으로 만나면 감사하고, 만약 다른 작품의 인연이 강하면 어쩔 수 없지요. 매 순간 인연이 닿는 만큼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럼에도 쇼노트 보고 계신가요?라고 말하고 싶네요.(웃음)"

뮤지컬배우 박혜나. [사진=(주)에스에이커뮤니케이션]

동료 배우 김찬호와 결혼을 한 지는 꽤 시간이 지났지만,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배우로서 시각이 달라진 지점도 있었다. 박혜나는 딸을 보며 "커서 볼 수 있는 작품일까, 생각하게 된다"면서 영화 '겨울왕국'의 엘사 노래 더빙으로 참여했던 것을 꽤나 뿌듯한 경험으로 꼽았다.

"일단 제가 엘사를 했다는 것이 정말 기뻐요. '위키드' 더빙을 한 것도 너무 좋아요. 아이에게 맞춰서 생각하게 돼요. 나중에 커서 아이가 보게 된다면, 그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아요. 제 삶의 변화도 크죠. 그 전에는 무대를 잘 하는 거, 맡은 역할 잘 하는 거, '잘'이라는 것에 집중했어요. 조금 답도 없는 것에 많이 목 매고 산 것 같아요. 아이를 낳아보니 그냥 살아 숨 쉬는 것 자체가 너무 귀한 삶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동안 너무 꽉 쥐고 살았던 게 극단적으로 보면 허무하기까지 하더라고요. 무대를 대충하는 건 절대 아니지만 조금 시야가 열리고 여유도 생기다보니 그런게 반영되지 않을까요. 아직도 저를 탐험하는 중이에요."

박혜나는 5월 10일, 11일 이틀에 걸쳐 열리는 콘서트에 찾아주는 관객들을 위해 "남편과 골반댄스라도 춰야 하나 고민"이라며 웃었다. 무엇보다 디즈니에서 직접 픽 한, 한국에서 가장 노래를 잘 하는 뮤지컬배우 중 하나인 그의 무대에선 박혜나의 '보컬 차력쇼'는 제대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끝으로 뮤지컬 무대 외에 연극, 드라마, 또 다양한 활동과 유튜브 채널 '박혜나의 나나랜드'의 콘텐츠로 인사할 수 있기를 바랐다. 

"19년 만에 처음 하는 콘서트의 감동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누구든지 오셔서 박혜나가 19년 동안 걸어온 인생 함께 함께 나눠주시고 무한한 감동과 무한한 웃음과 무한한 즐거움을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드라마든, 영화든, 연극이든 제게 기회만 온다면 최선을 다해 경험해보고 싶어요. 겪어보니까 그런 경험들이 다 도움이 되더라고요. 제 기본 값은 뮤지컬배우인데, 뮤지컬 한 것도 다른 데서 도움이 되고 모든 것들이 무대에 도움이 돼요. 무대에 서는 한은 하루하루 더 발전 되고 싶어요. 많은 경험들을 잘 쌓아서 더 발전된 무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배우 생활을 열심히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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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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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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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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