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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14조 규모 부산 新교통 허브 탄생…'가덕도신공항' 예정지 가보니

기사입력 : 2025년03월31일 11:00

최종수정 : 2025년03월31일 11:00

가덕도 걸린 플래카드…"보상은 정부 도움 필요, 신공항 공감대 있어"
부산서 개항하는 두번째 공항…제반시설 '육지'·활주로 '바다'
부산시 BuTX 운행 계획…부산역↔가덕도신공항 20분 이내 이동 가능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서울역에서 KTX에 탑승해 3시간 가량을 달려 부산역에 도착했다. 곳곳에서 커다란 캐리어를 한켠에 놔둔 채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가족단위는 물론 일본인 관광객들도 눈에 들어왔다. 부산의 주요 교통 허브다운 모습이었다. 장시간 기차여행으로 찌뿌둥한 몸을 이끌고 플랫폼을 나서다 문득 비행기를 타고 왔다면 한결 더 빠르고 편하게 왔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플랫폼에서 나와 시내를 둘러보니 비가 내려서인지 물안개가 자욱하게 껴 있었다. 물안개를 뚫고 부산역에서 한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가덕도 대항전망대로 이동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니 물안개가 감싸고 있는 봉우리들과 작은 마을이 눈에 들어왔다. 부산의 새로운 교통 허브이자 성장 거점으로 거듭날 '가덕도신공항'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순간이었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대항전망대에서 바라본 가덕도신공항 여객터미널 설치 예상 부지. 2025.03.29 min72@newspim.com

◆ 가덕도 곳곳에 걸린 플래카드…"보상은 정부 도움 필요, 신공항 공감대 있어"

지난 27일 가덕도 대항전망대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가덕도신공항대항지구보상대책위원회가 걸어놓은 '강제수용하면 묵고 살게는 해줘야 할꺼아이가. 높으신 양반님 니 땅이라도 아무대책 없이 내줄끼가?' '조상님들 물려주신 황금어장, 아무대책없이 빼앗기고 죽어서 조상님들 얼굴을 우찌보꼬'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였다. 공항 건설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게 된 마을 주민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주로 보상문제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현장에는 무안공항의 사례를 들며 조류 충돌 가능성이 높다며 신공항을 건설해선 안된다고 주장하는 환경단체도 있었다. 실제로 전망대에는 까마귀와 갈매기 등 새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다만 이와 관련해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관계자는 "기존 공항의 조류 충돌 횟수 자체는 조류충돌 예방 활동을 한 결과가 반영된 것"이라며 "현재 있는 조류 활동으로 단순 추정한 것이라 현재 공항에 비해 높게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공단은 신공한 건설사업의 신속하고 원활한 추진을 위해 현장지원 강화와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위한 공간인 현장지원센터도 마련했다. 마을 중심부에 위치한 현장지원센터로 이동하는 길에도 곳곳에 걸려있는 플래카드들과 까마귀들을 볼 수 있었다.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은 지난해 12월24일부터 약 4개월간 5억5000만원을 투입해 폐교인 천가초등학교 대항분교 보수공사를 진행해 다목적실, 회의실, 그리고 두개의 사무실을 갖춘 현장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운동장에는 방문하는 주민들을 위한 야자매트도 깔려 있었다. 방문 당일 비가 와 운동장 곳곳이 질퍽한 상태였지만 야자매트 덕에 웅덩이를 피해 갈 수 있었다.

특이한 점은 곳곳에 걸린 플래카드로 미뤄볼 때 반발이 심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주민들이 지역이나 나라를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것이었다.

가덕도신공항공단 관계자는 "가덕도 주민들과 소통을 나름 열심히 한다고 해왔는데 (얘기를 나눠보니) 이 사업이 필요없다고 하는 주민들은 없었다"면서 "대신 보상 관련해선 정부에서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가덕도신공항 현장지원센터. 2025.03.29 min72@newspim.com

◆ 부산에서 개항하는 두번째 공항…제반시설 '육지'·활주로 '바다'

가덕도신공항은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지어지는 공항이다. 1958년 부산국제공항이 지금의 센텀시티에 들어섰다가 1996년에 폐항했다. 1958년을 기준으로 하면 약 71년 만에 부산에서 개항하는 두번째 공항이다.

2029년 12월 개항, 2031년 준공을 목표로 면적 667만㎡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원에 건설이 추진중이다. 주요시설로는 활주로(길이 3500m, 폭 45m) 1개, 여객터미널(20만㎡), 화물터미널(1만7000㎡), 계류장(74대) 등이 들어서게 된다. 부지조성과 여객터미널 등 공항부문 총사업비는 13조7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가덕도신공항은 여객터미널 등 제반시설을 육지에, 활주로는 바다에 건설하는 매립식 방식으로 추진된다. 공사준비 단계 ▲연약지반 처리 단계 ▲해상구조물 설치 ▲매립공사 ▲공항시설 설치 ▲종합시운전 단계 등 크게 6단계에 걸쳐 건설된다.

우선 발파와 매립에 앞서 준비단계에서는 원활한 발파와 토사운반을 위해 산 정상부까지 공사용 도로가 설치되며 해상구조물을 만들기 위한 제작장이 조성된다. 연약지반 처리 단계에서는 흙 속에 얇은 관을 촘촘히 설치해 물을 빼내는 PBD 공법과 연약지반에 시멘트를 주입해 지반 자체를 콘크리트처럼 굳히는 DCM공법이 사용된다. 이 두 공법은 해외공항과 국내 항망공사 등 여러 건설현장에서 검증된 공법이다. 동시에 육상에선 산 정상부터 발파 작업이 이뤄진다.

해상구조물은 파도를 막고 매립된 토사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다. 큰 파도를 막는 남측 구간에는 10층 아파트 높이의 콘크리트 구조물인 '케이슨'이 설치되고 북측과 서측 구간에는 돌로 쌓은 제방인 '사석경사제'가 설치된다. 육상에선 발파작업이 확대 진행되며 특히 여객터미널 부지에 대한 우선 발파가 진행된다.

이후 토운선과 바지선을 이용해 토석을 바다로 붓는 해상매립이 진행되고 육상매립에서는 여러 대의 컨베이어 벨트가 동시에 토석을 운반하며 매립작업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우선발파가 완료된 여객터미널 부지에는 건물 기초공사와 골조공사가 진행된다. 매립공정이 완료되면 본격적인 공항시설 설치가 진행된다. 항공기의 운항을 위한 활주로와 항행안전시설, 유도로 그리고 여객들이 이용할 여객터미널, 주차장 시설들까지 공항운영에 필요한 시설물이 들어서게 된다. 이후 종합적인 시운전을 마치면 개항을 위한 준비가 완료된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가덕도 마을에 걸려있는 플래카드. 2025.03.29 min72@newspim.com

◆ 부산시 BuTX 운행 계획…부산역↔가덕도신공항 20분 이내 이동 가능

인근에 김해국제공항이 있긴 하지만 바로 뒤에 위치한 신어산과 돗대산 때문에 최대이륙하중 제한이 걸려 장거리 국제선 운항이 가능한 광동체, 대형 항공기의 이륙과 착륙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김해국제공항은 국내선 전용으로, 가덕도신공항은 국제선 전용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또 부산광역시 강서구와 김해시 일부 등 주변에 인구밀집지역이 있어 소음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24시간 운영이 어렵다는 점도 있다.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관계자는 "공항이 있어도 오후 11시까지만 운영이 되다보니 외국 관광객들이나 해외에 나갔던 국내 여행 수요가 들어올 때 불편함을 겪을 수 밖에 없다"면서 "주변에 거주지가 없어 인천국제공항처럼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지역을 검토하다가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산시에서 부산역과 가덕도신공항을 잇는 열차 운행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김해국제공항 보다 접근성도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해국제공항의 경우 부산역에서 대중교통으로 1시간 가량 이동해야 한다. 부산역과 함께 부산의 주요 교통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가덕도신공항공단 관계자는 "부산시에서 BuTX(부산역 급행철도)라는 대심도 수소 열차를 운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 "기획재정부에서 민자적격성 심사를 할 건데 그 철도가 연결되면 부산역에서 17분 가량 소요된다. 역 신설 요구가 반영된다 하더라도 20분 이내로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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