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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트럼프 '황금기'의 기대가 악몽으로"...한탄과 무력감의 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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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미국의 새로운 황금기가 시작됐다"고 선언했지만 불과 두달 사이 기대는 고통으로 변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시간 26일 꼬집었다.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에 미국 기업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막막하고 투자자들의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했다.

◆ 마찰음과 균열

WSJ에 따르면 지난 2월19일 사우디 아라비아 주최로 마이애미에서 투자자 콘퍼런스가 열릴 때만 해도 트럼프와 시장, 기업 모두 들뜬 마음으로 "황금기의 도래"를 합창했다.

당시 콘퍼런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스닥지수의 경우 불과 몇 달만에 10% 가까이 뛰었고 다우지수는 2200 포인트나 올랐다"고 자찬했다. 트럼프노믹스에 대한 기대로 시장이 연일 팡파르를 울리고 있다는 이야기였는데, 그날 뉴욕증시의 S&P500 지수 역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화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 무렵에도 관세를 둘러싼 불안은 마음 한켠에 묵직한 맷돌처럼 자리했지만 월가와 재계 인사들 사이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유연성을 발휘할 것이라는 믿음, 자해극보다는 더 위대해질 미국의 경제를 돌보는 데 정책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는 믿음이 여전했다.

한 달 반이 지나면서 그 믿음은 불확실성과 불안, 고통으로 변했다고 WSJ는 지적했다.

핵심 교역국을 상대로 관세를 매겼다가 유보했다가 다시 새로운 관세를 꺼내들기를 반복하는 동안 S&P500 지수의 시가총액은 4조달러 증발했다.

무차별 관세가 물가를 밀어올리고 경기를 망가뜨릴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는 심리 지표들에서 커져갔다.

콘퍼런스보드가 조사한 미국 가계의 소비심리는 넉달 연속 하락해 2021년 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구매관리자지수(PMI)에 반영된 기업들의 낙관론도 후퇴했다.

콘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 추이 [사진=콘포런스보드]

트럼프 대통령과 팀트럼프(트럼프 충신 그룹)의 좌충우돌식, 때로는 맹목적일 정도의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이념은 현실 세계와 계속 충돌했다.

그 마찰음은 트럼프가 '해방의 날'이라고 명명한 4월2일을 기점으로 한층 고조될 참이라고 WSJ는 우려했다. 설사 또 한번의 유연성을 발휘한다 해도 그 안도감이 언제 다시 공포로 변할지 몰라 기업과 시장은 불안하다.

"황금기가 도래한다"는 내러티브의 균열은 경제와 자산시장을 넘어 안보와 대외정책 영역에서 더 급진적으로 나타났다.

WSJ는 오랜 우방이던 캐나다를 향한 트럼프의 적대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삿대질과 고성이 오간 끝에 파경을 맞았던 정상회담 등은 많은 이들을 당혹감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이는 달러 자산에서 미국 바깥 자산으로 돈들의 급한 이동을 낳았다.

◆"일시적"이라는 만트라의 비싼 대가

'아름다운' 관세가 보장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단기 고통은 얼마든지 감내하겠다는 트럼프의 의지 앞에 경기침체 우려 또한 커졌다.

3월초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단기 고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00년 대계를 세우는 중국을 보라"고 했다. 과도기의 일시적 고통은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뉘앙스였다.

그 발언이 전해진 뒤 시장은 격하게 휘청거렸는데, 경기후퇴 혹은 침체 위험을 유의미한 변수로 가격에 반영해야 했다.

시장 불안이 증폭되는 와중에도 백악관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기간 약속한 공약을 정확히 실행하고 있을 뿐"이라며 "시장은 늘 변동하기 마련"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굴었다고 WSJ는 지적했다.

그들, 팀트럼프(Team Trump)의 안일함에 투자자들은 경기 전망과 주식시장에 대한 눈높이를 더 급하게 조정해야 했다. 이는 시장이 트럼프의 관세를 한층 경기 제약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시점이기도 하다.

S&P500지수 및 달러인덱스의 연중(YTD) 변동률 추이 [사진=koyfin]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트럼프 행정부가 구상하는 100년 대계를 월스트리트(금융시장)가 아닌 메인스트리트(실물경제)에 초점을 둔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애석하게도 1990년대 이후 미국의 모든 경기침체는 실물경제의 위기가 아닌 자산시장의 붕괴와 금융 위기에서 비롯됐다.

시장의 기대가 낭패감으로 변해가는 상황에서 금융시장의 자기 실현적 위기를 조장하거나 방치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는데도 백악관 관리들은 말을 가리지 않았다.

그 고통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의 안일함은 2021년 연방준비제도(Fed)가 당시의 물가 오름세를 일시적이라고 오판했던 것 만큼이나 비싼 대가를 초래할 수 있다. 얕고 짧은 침체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믿음은 2008년 금융위기 직전에도 파다했다.

이 '일시적(Transitory)'이라는 단어의 만트라는 트럼프 관세의 물가 영향이 일회성에 그칠 것이라는 믿음과 공명하며 연준의 섣부른 금리인하를 채근할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 연준은 관세 등의 불확실성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이긴 하다.

◆ 불안한 관망모드와 무기력

트럼프가 약속한 감세정책과 규제완화에 고무됐던 미국 경영자(CEO)들의 얼굴은 중구난방으로 쏟아지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점점 흙빛으로 변해갔다.

WSJ는 많은 경영자들이 트럼프의 눈밖에 날까봐 대놓고 불만을 토로하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그 결과 냉가슴을 앓으며 불확실성이 가라앉기만을 기다릴 뿐이다. 이들이 관망 모드로 일관하는 동안 업계의 신규 투자와 채용 계획은 차일피일 미뤄지게 된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3월 조사에 따르면 제조업체의 3분의 1만이 앞으로 6개월간 신규 주문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1월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3분의 2가 신규 주문 증가를 기대했던 것에서 크게 후퇴했다. 해당 조사가 시작된 1968년 이래 가장 큰 2개월치 하락폭이다.

필라델피아 제조업체들의 신규 주문 전망이 가파르게 후퇴했다 [사진=연방준비제도]

소프트웨어 업체 헨스 테크놀로지의 공동 창립자인 숀 웨스트는 "지금 경영진들은 압도적 무력감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 대표(CEO)들은 충격에 빠졌다"며 "그들은 좋은 대응책이 없다고 느끼는 데 익숙하지 않다"고 말했다.

주방용품 생산업체 라이프타임 브랜즈의 로브 케이 CEO는 "관세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며 "내일 바뀔 수도 있고, 모레는 완전히 다르게 바뀔 수 있다"고 푸념했다.

보수 성향의 씽크탱크 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의 경제정책 연구 부문 헤드인 마이클 스트레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진정한 중상주의자(장사꾼)이다. 그는 상황이 얼마나 나빠질 수 있는가에 대한 예측을 믿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성향의) 그는 뜨거운 난로에 손을 대고 견딜 수 없을 때까지 그대로 둬야 한다. 문제는 얼마나 오래 걸릴 것인가이다"라고 말했다.

osy7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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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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