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김혜성이 LA 다저스에 입단한 지 사흘 만에 반가운 소식이 날아왔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을 비롯한 현지 언론은 7일(한국시간) "다저스가 신시내티에 개빈 럭스를 내주고, 외야수 유망주 마이크 시로타와 신인 지명권을 받는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4일 김혜성의 입단 소식을 알린 LA 다저스 페이스북. [사진=LA 다저스] |
럭스는 지난해 다저스의 붙박이 주전 2루수였다. 올해도 2루수 1순위 후보로 꼽혔다. 2루는 유틸리티 내야수 김혜성의 주 포지션이다. 럭스의 이적으로 김혜성은 입단 첫 해에 바로 주전을 꿰찰 수 있는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김혜성은 지난 4일 다저스와 3년 1250만달러(약 184억원), 2년 옵션을 더해 최대 2200만달러에 다저스와 계약했다. 다른 팀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도 알려졌지만 김혜성은 굳이 내야 자원이 넘쳐나는 다저스를 선택했다.
럭스가 이적하지 않았다면 올해 다저스의 내야진은 2루수 럭스, 유격수 무키 베츠, 3루수 맥스 먼시로 진용이 갖춰질 가능성이 높았다. 다저스는 이들 외에도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미겔 로하스와 내·외야를 동시에 맡을 수 있는 크리스 테일러, 올해부터 주전 중견수로 낙점된 토미 현수 에드먼까지 내야 백업요원이 말 그대로 득시글한 상태이다.
결국 다저스는 2023년 무릎 수술을 받아 주력에 문제가 있는 럭스를 내보내고 외야를 보강하는 것으로 교통정리를 시작했다. 럭스의 트레이드는 다저스가 발 빠른 좌타자인 김혜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LA 다저스 2루수 개빈 럭스의 신시내티 이적을 보도한 MLB닷컴의 홈페이지 톱기사. [사진=MLB닷컴] |
이제 다저스의 2루수 우선 순위는 테일러, 베츠, 김혜성, 에드먼 순으로 좁혀졌다. 2018년 아메리칸리그 MVP 출신인 베츠는 주전 유격수다. 물론 베츠 역시 2루나, 부상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야도 맡을 능력을 갖췄다. 로하스가 2루수 순위에서 빠진 것은 유격수 대체 요원이란 뜻이다. 에드먼이 뒤로 밀린 것은 실력 때문이 아니라 올해부터 중견수를 맡기 때문이다. 결국 김혜성은 테일러와 주전 2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입단과 함께 오프시즌 40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김혜성은 시즌 개막까지 26명 안에 들어야 메이저리그에 잔류할 수 있다. 투수를 제외하면 야수 기준으로 13명 안팎에 들어가야 한다. 사실상 남은 한두 자리를 놓고 무한경쟁을 벌여야 한다. 최고 몸값 구단인 다저스의 입장에선 자본의 논리상 고액 연봉 선수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기 힘들다. 이에 따라 연봉이 상대적으로 적고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없는 김혜성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김혜성은 좌타자로서 경기 후반 대타나 빠른 발을 이용한 대주자, 대수비수로서 활용가치도 높다. 무엇보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테일러를 추월하는 기량을 선보인다면 입단 첫 해부터 주전 자리를 차지하는 성공시대를 열어갈 수 있다. 럭스의 이적으로 그 첫 단추는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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