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EPC사업 진출 본격화…"2000~3000억원 규모 겨냥"
약 1조 5000억원 역대 최대 규모 수주 확보..."사우디아라비아 프로젝트 마무리 단계"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발전기자재 전문 기업 '비에이치아이(BHI)' 제조업 중심의 기존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설계·조달·시공(EPC) 중심의 새로운 사업 구조로 전환하며, 복합화력발전 EPC와 암모니아 혼소 기술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외 에너지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비에이치아이는 암모니아 혼소 기술을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선정하며, 기존 석탄화력발전소의 친환경 개조를 통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중단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기존 석탄화력발전소를 복합‧신재생발전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환경 규제를 충족하기 위한 개보수 작업은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비에이치아이는 석탄 연소 과정에서 암모니아를 혼합 연소해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등 오염 물질을 저감하는 기술 개발을 수행 중이다.
비에이치아이 관계자는 12일 "암모니아 혼소 기술은 석탄화력발전소의 발전 효율을 유지하면서도 환경 규제에 부합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솔루션"이라며 "국책 과제로 수행 중인 당진 석탄화력발전소를 시험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초기에는 소규모 샘플인 0.5메가와트(MW)급 시연을 완료했으며, 이제 열출력 1MW급 이상 규모로 확장하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후년까지 관련 국책과제 실증 완료 후, 석탄화력 발전소 시장에서 오는 2028년부터는 하나씩 수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비에이치아이 로고. [로고=비에이치아이] |
비에이치아이는 지난 2022년부터 암모니아 혼소 보일러 버너(Burner·연소기) 개발을 위한 준비를 이어와 2023년 4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정부지원 실증연구과제인 'USC급 보일러 암모니아 혼소발전 기술개발 및 실증'에 참여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당진화력(미분탄 보일러)과 삼척그린파워(순환유동층 보일러) 총 2곳의 지역에서 실증을 추진하고 있으며 두 발전소 모두 오는 2027년까지 실증 완료를 계획 중이다. 이를 통해 지난 7월에는 미분탄 보일러인 당진화력 버너를 축소한 열출력 1MW급 파일럿용 암모니아 혼소 버너에 테스트를 진행해 30% 혼소에 성공한 바 있다.
또한 비에이치아이는 복합화력발전 EPC를 외형 성장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삼으며, EPC사업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비에이치아이는 지난 8월 한국지역난방공사 '수원 친환경 에너지 개선사업'의 약 2400억 원 규모의 EPC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국내외 약 500~600억원 정도의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회사는 이번 수주를 기점으로 점진적 대형 EPC사업 진출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비에이치아이 관계자는 "기존 제조업을 벗어나 EPC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과도기에 있다. 첫 번째 기념비적인 프로젝트가 수원 열병합 프로젝트로, EPC 사업의 전환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2000~3000억원 규모의 EPC 시장을 계속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兆) 단위 프로젝트 관련해 그는 "발전소 시장은 레퍼런스가 굉장히 중요하다. 수원 열병합 프로젝트 및 향후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면, 추후 2030년쯤에는 조 단위 프로젝트 수행도 기대해 본다"고 전했다.
한편, 비에이치아이는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일본 등 해외 배열회수보일러(HRSG) 공급 계약을 연이어 체결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수주를 확보했다. 신규 수주액은 전년 대비 10배를 상회하는 규모로 지난 2011년 역대 최대치(약 8300억원)를 경신하고 있다. 비에이치아이 수주 총액은 3분기 기준, 약 1조 5520억원이다.
비에이치아이 관계자는 "중동에서 큰 프로젝트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진행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젝트는 거의 마무리 단계다"며 "카타르 등에서도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 중으로 내년에 아마 수주로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nylee54@newspim.com